서성관 시몬(대전가톨릭미술가회)
가정을 위한 기도 50 × 35cm / 화선지, 먹 / 2021년
+ 루카복음 2,41~52
<부모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있는 예수님을 찾아냈다.>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고 올라갔다.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말씀의 향기>
예수,마리아,요셉의 성가정 -김기만 알베르토 연무 주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사랑의 기쁨, 30항'에서는 "나자렛 성가정의 모습은 모든 가정에 빛을 비추어줍니다."라고 말한다. "나자렛의 한 인간 가정 안에서 이루어진 말씀의 강생은 바로 그 새로움으로 세계 역사를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 탄생의 신비 안으로 깊이 들어가야 합니다. 곧 말씀을 잉태할 것이라는 천사의 메시지에 마리아께서 "네"라고 응답하신 신비와 예수님께 이름을 지어 드리고 마리아를 돌보아 드리라는 부르심에 요셉이 '네'라고 응답한 그 신비로 들어가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65항)' 성가정은 온통 신비로 꾸며져 있다. 그 신비는 인간의 이성과 판단을 초월하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낯설기조차 하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전하는 예수님 가정의 모습은 이런 신비만이 전부는 아니었던 것을 보여 준다. 즉, 오늘 복음에서 '열두 살이 된 소년 예수님'은 가족과 떨어져 예루살렘에 혼자 남아 있었고, 그런 이유로 "예수님의 부모는 몹시 놀랐으며"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라고 예수님을 책망하는 듯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일탈과 그것을 염려한 부모의 마음은 우리 가정에서 사춘기를 겪는 자녀들로 인하여 흔히 겪게 되는 걱정과 당황함을 기억하게 한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부모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다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다행히도 예수님은 나자렛의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순종하며 지냈기에 더 큰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삶을 시작하였을 때 그런 갈등과 분열을 피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마르 3장 21절은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요한 7장 5절에서도 "예수님의 형제들은 그분을 믿지 않았다."라고 기록한다.
가정 안에서 만나는 많은 갈등과 분열에도 불구하고 교황님은 "나자렛 성가정에서 실천된 사랑과 신의의 계약은 모든 가정을 형성하는 원칙을 밝혀 주며, 삶과 역사 안에서 겪는 우여곡절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모든 가정은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어두운 세계에 빛이 될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66항)라고 하신다. 오늘 교회는 성가정 축일을 지내며 "오직 궁극적인 하늘 나라에서만 찾을 수 있는 완벽함과 순수한 의향과 항구함을 인간관계에서 요구하지 않고",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서 더 위대한 것을 향하여 나아가는 데에 힘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사랑의 기쁨, 325항)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확인하게 한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구유가 건네는 말
성탄의 구유에는 아름다운 모습이 있다. 바로 아기는 엄마 아빠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는 평화로이 잠들어 있다. 그런데 어느 한 작가는 이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바 있다:
「어느 날 나자렛 성가정이 한자리에 모여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긴 나무 의자에 마리아와 요셉이 앉아 있으며 이 가족의 보물인 아기 예수는 그들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언제나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마리아는 성경을 펼치다가 요셉의 벗겨진 머리와 수염을 만지는 아기 예수를 바라보고 있다. 요셉은 벌거벗은 아기 예수가 벗겨진 머리와 수염을 만지며 장난을 치는데 어쩔 줄 모른다.」
예수와 마리아, 요셉으로 이루어진 성가정은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의 모범이다. 늘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을 따라 서로 사랑하며 살았던 성가정은 거룩하면서도 아름답고 행복하다.
물론 성가정을 흔히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나자렛 성가정도 우리네 가정처럼 가족 간의 관계에서 오는 사랑이 넘치는 모습도 지니고 있었을 테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2,40)복음이 전하는 바, 아기 예수는 우리 가정의 아이들과 똑같은 성장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롱도 떨고 장난도 치고, 건강하게 좋은 음식도 먹고 뛰놀며, 엄마 아빠의 지혜로운 훈육으로 잘 자라나는 아이들처럼 아기 예수도 그렇게 자랐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성가정처럼 우리는 아기들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족들이 아기 주변에 둘러앉아 아기를 바라보며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말이다. 그 아기는 오늘도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봐 주는 모든 이에게 그들이 보낸 삶의 고단함을 잊게끔 미소로 위로의 인사를 건넨다. 또 그 고사리 같은 손이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가족의 손과 얼굴을 만지노라면 모두가 그저 행복하다.
그런데 요즘은 성당 마당에서도 부모를 따라온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 지 오래다. 가족 간에 만나 행복할 일도 많이 사라진 듯하다. 더욱이 코로나로 삶이 어렵고 힘들고 지친 이때, 문득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위로와 희망을 줄 누군가의 '살아 있음'이 절실하다.
구유에 누워 우리를 바라보는 아기 예수는 오늘도 이 세상에 위로와 희망을 가져다 주는 수많은 어린 아기를 대신하고 있다. 남녀가 만나 여인의 태중에서 우리와 똑같이 세상에 온 하느님의 생명이 건네는 말(메시지)이다: '한 생명을 낳아 같이 살아보자.'그래서 지금이라도 한 생명이 우리에게 전해 줄 삶의 위로와 희망을 쉽게 놓치지 말자.
-이영일 야고보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대전교구 담당-
<교회음악 이야기 ⑤>
바흐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어느 덧 곳곳에 캐롤이 들리고 아름다운 성탄 장식들이 눈에 띄는 시기가 돌아왔다. 교회력으로는 아미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대림초 네 개에 불을 다 밝히고 성탄이 지나서야 비로소 한 해가 저물었음을 실감한다.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이 계절은 주일학교 교리시간에 대림환을 만들던 꼬꼬마 시절로 기억을 이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도 역시 어린 청년들이었던 교리교사들은 하얗고 동그란 도넛 모양의 스티로폼을 만들어와 대림환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함께 꾸미기에 여념이 없었다. 해마다 공들여 만든 대림환을 조심스레 집으로 가져와 추운 겨울밤, 온 가족이 대림환 앞에 옹기종기 모여 함께 기도하던 그때가 몹시도 그리운 요즘이다.
대림환의 초를 밝히며 성탄을 기다리는 것처럼 바흐(J.S.Bach, 1675-1750)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Christmas Oratorio,Weihanachts-Oratorium,BWV248)는 성탄절부터 주님공현대축일까지의 기간을 보내도록 총 6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734-35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루카복음 2장 1-21절, 마태복음 2장 1-12절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 당시에는 각 시기에 맞게 여섯 번에 나누어 연주하였지만 현대에는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3부씩 두 번에 나누어 고연하거나 혹은 전곡 연주회를 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총 64곡으로 구성되고 전곡 연주에는 두 시간 반 이상이 소요되므로 이 시기부터 서서히 성탄을 기다리며 듣기에 충분하다.
곡의 구성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제1부는 12월 25일에 연주되었고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내용을 담은 9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쾌하고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1부의 곡들은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중 가장 대중적인 곡들이 담겨 있어,전곡 감상이 어렵다면 1부의 곡들만이라도 들어보길 추천한다. 제2부는 12월 26일, 3부는 12월 27일에 연주되고 전반부를 이루는 1-3부의 곡들은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4부는 새해 첫날인 1월 1일, 5부는 새해의 첫 주일, 마지막 제6부는 주님 공현 대축일에 연주되며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이 계신 곳을 찾아 경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흐는 64곡에 이르는<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서 '패러디(parody) 기법'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음악에는 패러디 기법이란 특정 선율, 작품을 차용하여 그대로 사용하거나 변화시켜 사용하는 방식을 일컫는데, 이 작품에서 바흐는 자신이 작곡했던 다수의 칸타타, 오라토리오 등을 자유롭게 차용하고 있다. 특히 코랄 5번과 64번의 멜로디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가톨릭 성가》116번 '주 예수 바라보라'의 선율인데, 이 곡은 본래 레오 하슬러(Hans-Leo Hassler,1564-1612)의 리크(Lied)에서 유래한 것이다. 바흐가 <마태수난곡>에서도 사용했던 이 선율을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서 차용한 것은 단순한 패러디가 아니라, 예수님의 탄생에는 이미 그 죽음이 예견되어 있고 수나의 고통은 또한 탄생, 부활의 기쁨과 맞닿아 있음을 내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토록 뜻깊고 아름다운 시기에 한없이 나약하고 흔들리는 모습이지만, 우리 모두가 아기 예수님이 머무실 수 있는 작은 구유가 될 수 있기를, 이 음악을 들으며 바라고 기도해 본다.
-오주현 헬레나 음악학자-
서성관 시몬(대전가톨릭미술가회)
「가정을 위한 기도」
50 × 35cm / 화선지, 먹 / 2021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글이 있다. 예수님도 그분의 어머니와 요셉에게 순종하였듯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생활하고 하느님을 믿으며 그분의 말씀에 화답하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동시에 존경해야 하며 부모가 가정교회 안에서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십자가를 함께 지고자 하는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성가정을 곰곰이 마음에 새기며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손을 잡고 가정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
<해외 유학 사제들의 편지 ⑨>
함께 가는 길 - 임정현 테오필로 신부 로마 유학
예수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전교구 교우 여러분, 저는 로마에서 철학으로 유학 중인 임정현 테오필로 신부입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이렇게나마 교우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음에 기쁘고, 또 감사한 마음입니다.
유학생활에는,여러분 모두가 이미 알고 계시듯,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로 공부하려니 수업은 잘 들리지 않고, 해야 할 숙제와 시험에 논문까지, 특히 '이 모든 것을 시간 내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라는 불확실은 큰 압박이고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사실 유학생활에 가장 두려운 것은 시험도, 숙제도, 논문도, 무심히 흘러가는 이 시간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는 제 앞으로의 유학생활을 생각해 보던 중, 이러한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만일 나 홀로 유학생활을 한다면, 할 수 있을까?' 언제든 전화해서 만날 수 있는 형제가 없는 것, 도서관 앞마당에서 커피를 들고 담소 나눌 형제가 없는 것, 그저 이 길 위에 함께 있는 형제가 없는 것, 상상만으로도 저는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이 학업을 지속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려움은 이내 감사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저의 곁에 사랑 많은 형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길임은 분명하지만, 저는 형제들과 종종 소주 한잔 기울이며, 꿋꿋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매해 대림 시기가 되면, 저희 유학사제들은 '마니또'를 합니다. 제비뽑기를 통해서, 각기 한 사람씩 서로의 비밀 친구가 되어서,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며 알게 모르게 챙겨 주고, 성탄 때에는 서로 누구인지를 밝히며 작은 선물을 나눕니다. 밝히기 전까지 나의 비밀친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형제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사랑해 주고 있다는 믿음은 저에게 큰 힘을 주고, 저 또한 저의 비밀친구를 위해 기도하면서 기쁨을 느낍니다.
저는 예수님의 성탄을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심을 특별히 형제들의 존재를 통해서 체험합니다. 그리고 이 체험은, 저 또한 형제들에게 사랑이 되라는 부르심으로 다가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삶 안에 성탄하시는 예수님을 잘 맞이하시고, 나아가 여러분들 자신이 예수님 사랑이 되시는, 그런 기쁜 성탄 시기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유학사제들과 기도로 함께 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님의
복되신 성가정을 본받아
행복하고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바티칸,2021년 12월 13일
우리 대전교구의 사랑하는 김종수 주교님, 한정현 주교님,
모든 사제, 남녀 수도자 그리고 형제자매님들
기도 중에는 매일 만나지만, 우리 교구의 모든 하느님 백성에게 올리는 서신으로는 처음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바쳐주신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난 10월에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아 교구민 여러분들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지금은 다시 매우 건강해져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저께(12월 11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한 자리에서 성직자성의 일과 우리 대전교구의 백신나눔 운동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저에게 "나를 대신하여, 내 이름으로 대전교구의 하느님 백성에게 편지를 쓰면 좋겠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황님의 뜻을 받들어, 교황님의 이름으로 이 편지를 드립니다.
1.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대전교구에서 실행한 가난한 나라의 소외된 이들을 위한 "백신 나눔 운동"에 대하여 매우 기뻐하시면서, 제게 대전교구의 모든 교구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우리 대전교구는 지난 7월까지 5차례에 걸쳐 미화 660,000달러를 교황님께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9일에 대전교구에서 다시 미화 296,194달러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도합 미화 956,194달러를 교황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백신 접종에 사용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대전교구에서 지난 해 11월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과 함께 시작한 "백신 나눔 운동"이 금년 3월 주교회의 춘계정기총회에서 한국가톨릭교회 전체의 운동으로 파급되어 미화 약 6백여만 달러가 모금 되었고, 이 봉헌도 교황님의 이름으로 세상의 많은 가난한 이들의 백신 접종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교황님께서 여러 차례 "형제애가 오늘날의 위기와 분열의 참된 약"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님께서는 엊그제 제게 "백신 나눔 운동은 한국 가톨릭 교회가 보여준 신앙과 형제애의 미(美)"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 한국가톨릭교회는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복음이 전해졌고, 또 그분들이 목숨까지 바쳐가며 복음을 선포하신 특별한 교회입니다. 우리 하느님 백성들도 믿음과 삶이 일치하셨던 순교자들을 본받아 적극적으로 복음화 활동에 헌신하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코로나19 전염병과 기후 변화, 점증하는 빈부 격차와 만연하는 물질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순교자들께서 보여주신 하느님께 대한 강건한 신앙과 이웃에 대한 구체적인 형제애의 실천뿐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구세주의 말씀을 (마르 12,30-31)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성실히 실천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3. 대전교구는 이미 "교구 시노드"를 통해 "함께 걸어가는 회"의 아름다움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보편교회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진행될 더 "시노드"적인 교회를 이루기 위한 여정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시노드 과정 중에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굳은 믿음을 바탕으로 이웃의 말을 경청하고, 자기 생각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표현하기를 부탁하십니다. 시노드는 이와 같은 친교의 분위기에서 함께 성령의 뜻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는 과정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노드
교회란 하느님의 사랑을 굳게 믿는 삶 속에서 경청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함께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교회입니다. 이 시노드 정신이 보편교회, 교구, 본당, 교회의 모든 사도직 단체와 교회 운동의 회의와 만남의 정신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 형제자매님들,
여러분들의 큰 사랑과 기도 안에서 제가 교황청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도 벌써 넉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간 교황님께서는 당신의 특별한 사랑과 신뢰로 저를 격려해주시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제게 맡기신 일은 전 세계 모든 사제와 부제, 신학생과 예비 신학생들의 양성과 삶을 관장하는 부서의 책임입니다. 제게 맡겨진 일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실제로 교황청에 오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던 일들을 일상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성모님과 우리 순교자들의 전구를 청하며, 사제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들이 기쁨이 넘치는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저의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 중에 교황님과 부족한 저를 계속 기억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도 우리의 장한 순교자를 본받아 기쁘고 열정적이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살고자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곧 오실 예수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장하신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흠뻑 배어있는, 순교자의 믿음과 삶을 본받는 우리 대전교구를 위해 계속 기도드립니다. 또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한 새해를 맞으시길 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교황 강복을 전해 드립니다.
+ 유 흥 식 라자로
유흥식 라자로(대주교, 대전교구 원로사목자)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메리 크리스마스--
저번 주 주말에는 눈이 왔었는데요.
그 눈을 볼때 '일주일 늦게 내렸으면 좋으련만'했거든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마도 주말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해에도 대전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안될 듯싶습니다. 저도 이제까지 살면서 딱 한 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다를 더 바라는 거겠죠... 예수님이 태어나는 날, 천사가 목동들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듯이 하얀 눈은 좋은 소식을 알리듯 싶어서 나이가 들어도 눈 오는 날은 멍멍이처럼 밖에 나가 놀고 싶은가 봅니다.
그 시절 목동이란 직업은 그다지 대우받던 직업은 아니었다죠. 목동이 양들의 주인이 아니라 남의 양들은 보살피고 만일 한 마리라도 갈 때처럼 그 집에 되돌려주지 않으면 목동들은 죽은 시체라도 갖고 가야되는 어렵고 힘든 직업...
몇날 며칠을 밖에서 지내며 양들의 먹이를 찾아다녀야 하고 맹수들한테서 양들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보호해야 하니, 요즘 같으며 3D업종 중에서도 아주 밑에 있는 직업일 겁니다. 천사가 그런 목동들에게 나타납니다.
가장 좋은 소식을 전해주려...
"왜 그랬을까요? 천사가."
어쩌면 가난과 곤경에 처한 모든 분, 세상사 소외당하고 천대받는 분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의 빛을 비추길 바라는 마음 아닐까요?
행복한 성탄절 보내세요!
-글. 사회복음화분과제공-
<1분 교리>
1) 예수님 탄생지는 어디인가요?
예수님께서는 '베들레헴'이라는 이스라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셨습니다(마태오복음 2장 참조) 그곳은 예루살렘에서 조금 떨어진 팔레스티나 지역으로 당시에는 로마제국의 식민지였습니다.
2) '육화의 신비'란 무엇인가요?
'육화'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사람의 육신을 취하여 인간이 되신 사건을 말하는데, 이 사건은 인간을 구속하시고자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극치이며 심오한 은총이기에 '육화의 신비'라고 합니다.
-교육분과 제공(김동규 신부님 예비자 교리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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