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우세하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우세하였다."(탈출 17,11)
+ 루카복음 18,1-8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을 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신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말씀의 향기>
기도를 통한 용기 있는 삶은 기적을 낳는다.- 윤세영 세례자요한 덕산 주임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더 나아가 우리 신앙인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비유를 들어 가르치고 계십니다.
주님의 어깨에 기대어 주님과 함께 걸어 온 사제 생활 33년의 삶을 통해 선명하게 깨달은 사실은 주님 안에서 신자들과 함께, 기쁨도, 슬픔도, 어려움도 늘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주님의 집인 성전을 봉헌할 수 있는 거룩한 소명으로, 부임지마다 흔적을 남긴 것도 하느님의 은총이라 생각합니다.
나이 50이 되어 새 부임지로 가는 길, 눈이 소복이 내린 산과 들은 한 폭의 펴와로운 동양화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부임지에 도착해보니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땅이 넓으니 땅땅 거리며 살 수는 있겠으나 성전은 없고 비가 새는 교육관 지하가 임시성전이라니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만이라고 나의 마음을 독하게 만든 거은 열심한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신부님! 우리 신부님만은 우리의 소원을 꼭 들어 주실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기도는 밤잠 안자고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께 매달릴테니 신부님 능력으로 좋은 성전 하나 지어 주십시오. 신부님 우리 늙은이들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좋은 성당에서 편안하게 미사 한번 드리고 기도하며 성사 생활하다가 천당에 가는 것이 우리들의 소원입니다."라고 말씀하실 때 코끝이 찡했습니다.
그래서 성전을 건립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기도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우리의 힘은 미약했으나 전국 각지에서 그 지역 특산물로 만든 성전 건립 물품 주문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대도시를 무대로 성전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서 동분서주하였습니다.
주일마다 기금 마련을 위해서 여러 성당으로 판매를 나가는 신자들에게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오라는 강복을 주고, 다시 안전하게 귀가한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 어려움을 호소하다보면 자존심을 버리고 창피함을 무릅씁니다. 그러나 새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고픈 마음으로 용기를 잃지 않고 굳건하게 버텼습니다. 이렇게 약 2년 동안 성전 건립 물품을 판매하면서 전신자들이 희생봉사로 모든 어려움을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특별히 할머니들의 간절한 소원을 주님께서 꼭 들어주신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기도와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한 믿음이 기적을 이룬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대전교구설정 60주년을 맞이하여 실시해온 한끼100원 나눔운동이 어느덧 3년째 접어들었습니다. 한끼100원 나눔운동본부에서는 항상 대전교구 내 모든 신부님들과 신자들이 열정을 기억하며, 어렵고 헐벗은 이웃들에게 더 큰 사랑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됩니다.
한끼100원나눔운동을 시작하면서 매년 목표액을 10억원(사랑이 온도 100˚)으로 설정하였습니다. 2008년에는 한끼100원나눔운동에 총 642,996,000원 (사랑의 온도는 64.3˚)이 모금되었고,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각 본당과 단체에서 8,546,000원이 모금되었습니다. 2009년에는 555,099,000원(사랑의 온도 55.5˚)이 모금되었으며, 2010년 8월 현재 350,844,000원(사랑의 온도 35.0˚)모금되어, 2년 8개월의 기간동안 총 1,548,939,000원이 한끼100원나눔운동 기금으로 모금되었습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모아진 한끼100원나눔운동기금은 2008년에 무료경로식당 천안성모의 집의 긴급한 이전으로 300,000,000원을 지원하였고, 2010년부터는 해외원조지원사업(대북지원사업 포함), 무료급식사업, 도시락 및 밑반찬 배달사업, 학생 급식비 지원사업 등 4대 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2010년 총 지원 예상금액은 몽골 56,000,000원, 에콰도르 24,000,000원, 학교 급식비30,000,000원을 지원하며, 대북지원금으로 식량난과 수해 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위한 장기지원계획을 수립 후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매월 5,000,000원을 총 50,000,000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2010년 8월까지 해외원조사업으로 몽골과 에콰도르에 급식비와 의료비 49,000,000원을 지원하였으며, 학생급식비 지원사업으로 교구 내 7개 가톨릭 학교를 우선 선정하여 88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24,000,000원을 지원하였습니다. 대북지원 사업비로는 35,000,000원을 적립하였습니다.
이외에 외부단체(안국제약)에서 해외원조사업으로 18,950,000원을 지원해 주셔서 몽골 (2개 지역)에 12,633,000원을, 에콰도르에 6,316,800원을 추가로 지원하였습니다.
한깨 100원나눔운동의 모금 현황은 대전주보 1면 사랑의 온도계로 항상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년 8월 말 현재 사랑의 온도는 35.0˚로 100˚가 되려면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올 한해에는 꼭 사랑의 온도가 100˚가 넘어 더욱 뜨겁게 타오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함께 하는 이야기 마당>
무지도 사랑으로 감싸시는 하느님-임방수 마르코. 대흥동 성당
2007년 이른 봄 화단을 정리하고 있는데 아내가 옆에 쪼그리고 앉으며 "여보! 나 당신에게 소원이 하나 있는데 들어 줄 수 있어?" 하는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뜬금없는 소리에 "오늘은 무엇이 필요해 이러시나?" 하니 바짝 다가앉으며 "성당에 갈 때마다 부부들이 손잡고 오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럽거든, 그래서 말인데 나도 당신과 손 꼭 잡고 성당에 나가고 싶거든, 그러니 다음 주일부터 성당에 함께 나갔으면 해요." 한다.
아내는 6년 전 나이 들어감에 삶이 허전하다며 성당에 나가고 있었다. 나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기에 약간 당황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당신! 이제는 종교에 빠져 나까지 끌어들이는 거야?" 하고 핀잔을 했다. 아내는 기대도 안 했다는 표정으로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화단을 정리하는 동안 "부부가 손잡고 성당에 다니는 모습이 부럽다."는 아내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다시 주일이 되자 아내는 별일이 없는 양 성당에 다녀왔다. 마당에 들어서는 아내가 외롭고 쓸쓸하게 보였다. 그날 저녁, 다음 주부터 성당에 함께 가겠다 하니 아내는 아이처럼 좋아했다. 성당에 나가겠다고 약속은 했으나, 나이 육십이 넘도록 절이나 교회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터라 약간의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아내가 시키는 대로 첫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가 끝나자 아내는 나를 신부님과 수녀님에게 인사를 시키었고 그분들은 나를 반겨 주었고, 6개월의 교리교육을 받을 것을 권하였다.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 6개월이란 교리 교육 역시 지루하고 힘이 들었지만 한 번의 결석없이 충실히 교육을 받고 9월 28일에 첫영성체를 했다. 62세의 나이에 세례명 "마르코"로 하느님의 품에 안긴 것이다.
영세 후 레지오에 들어갔는데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레지오의 시작 기도문 중반부에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나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이 기도문을 읽을 때마다 나는 '하와의'를 '하와이'로 인식하여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참다못해 단장님에게 "전 세계 60억 인구 가운데 하와이 자손들만을 지칭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였다. 단장님은 엉뚱한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여기에서 말하는 '하와이'는 미국 땅 '하와이'가 아니라 에덴동산의 이브를 말하는 것이라." 설명하여 주고는 무안해하는 라를 위로해 주었다. 종교에 대한 무식이 탄로가 난 것이었다. 그때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 신앙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려 성당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이 다 되어 간다. 나이 60이 넘어 신앙 생활을 하다보니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런 나를 레지오 단원을 비롯 신부님, 수녀님의 커다란 배려 덕분에 조금씩 천주교를 이해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무지한 양을 한없는 사랑으로 감싸주심이라 생각하며 아내와 함께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것을 다짐해 본다.
내게 주어진 하늘이
손톱만 하여도
그 틈에
희망을 걸어놓고
바라보리라.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
세상에서 영원한 내 것이 없음을 아는 자, 진짜 영웅이어라!
영웅 진짜 본색
주윤발 형님께
윤발이 형! 왜 그러셨어요? 아깝지도 않으셨나요? 한두 푼도 아니고 전 재산의 99%라뇨? 신문에서 보니 대략 1500억 정도 된다던데, 평생 모은 어마어마한 그 돈이 진실로 아깝지 않으셨나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예능감 충만했던 한 연예인이 해외까지 원정을 가서 전 재산을 도박에 올인 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형님은 전 재산을 사후에 사회에 올인 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가을만 되면 형님 흉내 내곤 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홍콩 느와르의 최고봉이었던 '영웅본색'.. 이 영화를 보고 형님 한 번 따라 하지 않은 사내아이들이 있었을까요? 긴 바바리 코트자락 휘날리며, 이쑤시개 한 개를 잘근잘근 씹은 채 악몽을 향해 쌍권총 날리시던 형님 모습 진짜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보게 되는 형님 모습 그때보다 훨씬 더 영웅처럼 보인다고 고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홍콩에서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생활하다, 17살 때에는 결국 집안 일을 돕기 위해 학업까지 포기해야 했던 형님이라면 누구보다 돈의 위력을 절감하고 있었을 텐데... "돈은 내가 벌어왔지만 내 것이 아니다. 영원히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이 말은 영화가 아니라 인생의 무대에서 형님이 던지신 명대사입니다. 그런데 그 멋진 말을 그대로 실천하시다니..
이젠 바라리 코트와 이쑤시개보다 형님의 그 따뜻한 마음을 따라해 보고 싶어집니다. 한때 우리들 청춘의 아이돌이셨던 형님, 이젠 만인의 가슴에 남는 영원한 아이돌이 되셨네요. 할아버지가 되실 때까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하셨다는데, 다음 번 영화의 타이틀로 이건 어떨까요? "영웅진짜본색"... 형님은 진정 영웅이십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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