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연중 제22주일 2010년 8월 29(다해)

모든 2 2021. 8. 28. 17:15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4,11)

 

 

+ 루카복음 14,1,7-14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말씀의 향기>

 

낮은 곳으로 내려가자  - 우희수 발타살 조치원 주임

 

  유교에서 사람을 가장 골병들게 하는 세 가지 악을 '貪慾' '震怒' '癡鈍'이라고 말한다. 깊이 새겨볼 진리이다. 가장 먼저 '탐욕'에서 '탐'자는 탐할 탐, '욕' 자는 욕심 욕이라는 글자로 되어있다. 둘째로 '진노'는 부릅뜰 진과 성낼 노로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치둔'은 어리석을 치와 둔할 둔으로 되어있다.

 

  오늘 예수님의 비유에서 어리석고 둔한 사람의 표본을 찾아낼 수 있다. 어디에 가나 높은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예수님 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여자들의 신발의 굽을 보자. 높은 굽의 신발은 사람의 지체에서 매우 중요한 발목과 무릎을 해치는 무서운 원인이 된다. 그러나 남들 앞에서 날씬하게 보이고 싶어 위로 올라가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어디 그뿐이랴. 어디에 가든지 남의 인정을 받아 똑똑하고 잘난 사람 대우를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를 쓰고 높은 곳에 오르려고 온갖 짓거리를 다한다.

 

  누구든지 자시에게 알맞은 자리가 있다. 그런데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 곧 치둔한 사람이다. 가정에서 가장 노릇을 할 사람이 부엌에서 주부자리를 차지하는 가정이 올바른 가정이 될 수 없듯이 부엌에서 차분하게 살림을 할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마다하고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살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그 가정에 평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는 자기 자리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난 하느님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믿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처럼 사는 데에서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겸손의 덕이다. 우리의 스승이시며 주님이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높이 달리셨다가 땅 속 깊이 내려가 묻히셨다. 그리고 다시 사셨고, 그래서 만물이 그 분을 주님으로 모시게 되었다.

 

  치둔한 사람은 남의 자리를 억지로 차지하려고 무리수를 두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를 떠나서는 누구도 주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 수 없다. 우리의 믿음살이는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것이다. 올라가고 쌓아올리다 보면 바벨탑처럼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믿음살이는 내려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내려가는 길이 올라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우리 또한 자신 속으로 내려가고, 세상으로 내려가고,   사람들 밑으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자리를 잡고 신망에 삼덕으로 탐욕과 진노와 치둔의 독을 마음에서 몰아내자.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복구를 위한 긴급 구호를 요청합니다.

 

+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존경하는 신부님,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무더위에 평안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지난 7월 말과 8월 초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수만 개에 달하는 마을이 침수되고, 약 1천500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2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습니다. 해마다 홍수가 발생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번 상황은 훨씬 심각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남쪽으로 홍수가 밀려오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홍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과 영적으로 함께 하면서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임무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도 지난 18일 공식 접견행사를 여시고, "파키스탄 홍수 피해자들은 국제사회로부터의 연대와 실절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구체적인 도움을 호소하셨습니다.  큰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진 어려운 형제들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하여 2차 헌금을 실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무더위로 짜증나기도 쉬운 상황이지만, 이웃에게 베푸는 작은 사랑과 정성으로 덕을 쌓기에도 좋은 기회입니다. 덕으로 나아가는 은혜로운 삶이 계속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본당 사정에 따라 2010년 8월 29일(주일) 혹은 9월 5일(주일)에 2차 헌금을 실시해 주시고, 9월 10(금)까지 교구 관리국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구호금을 전달해 주실 분들은 다음의 계좌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파키스탄 돕기 계좌번호를 안내해 드립니다.

1. 농       협 301-0042-4809-41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대전카리타스 해외원조)

2. 하나은행 654-910014-95204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대전카리타스 해외원조)

3. 국민은행 740937-01-003670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해외)

 

2010년 8월 20일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 흥 식 라자로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함께하는 따뜻한 마음 -정명숙 요안나. 대동 성당

 

며칠 전에 친구 몇 명과 하룻밤을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모처럼 함께하는 친구들이지만 스스럼없는 편한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들로 행복한 밤을 지새우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들이라 가정문제, 자녀문제, 사회문제, 종교문제 등 할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한데 특히 신앙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각자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각양각색 달란트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귀결이 되며 각자의 다른 신앙생활에 공감을 한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우린 서로의 많은 이야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노모와 아들  같은 두 분의 손님이 먼저 와 있었다. 식당주인과 종업원이 극진히 모시는 걸 보니 자주 오는 듯했다. 식사 중 내 눈길은 계속 그분들께로 갔다. 생선가시를 골라내며 노모 접시에 정성스럽게 계속 담으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아들의 순한 모습과 해맑은 표정과 흐뭇한 미소로 아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식사하시는 노모의 행복한 모습이 요즘에는 보기드문 광경이라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식사를 다하신 듯하여 몇 마디 여쭤 보았다. 84세인 홀어머니와 55세 된 외아들인데 근처에서 생활은 따로 하고 이틀에 한 번씩 꼭 어머니를 뵙는다고 했다. 농사를 짓는다면 검게 탄 피부에 허름한 옷차림까지도 정감이 넘치며 효심의 에너지가 솟는 듯했다.

 

  30여 년 함께 살다 돌아가신 시어머니께 마음을 다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친정어머니가 생각났다. 그리고 아직 생존해 계신 94세 된 우리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다. 자주 찾아뵈려 했으나 행동을 함께하지 못함이 늘 죄송스럽고 마음 아프다. 다음 주엔  꼭 찾아뵙고 기쁨을 드려야겠다.

 

  일상생활과 주변의 작은 일들을 통해서 늘 선하게 살도록 깨우쳐 주시는 주님! 감사와 찬미드립니다.

 

 

 

 

이 날들은

눈이 부시게 푸르른

그 날들을 위해

 

초록을 키워낸 것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매주 당신이 드시는 그 방...

 

 

탁구의 빵을 나누는 자

 

  요즘 '김탁구' 때문에 빵을 과식하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 다이어트 좀 하려했던 제 계획을 김탁구가 망쳐 놓은 거죠. 처음엔 드라마 제목에 '김탁구'라는 단어가 들어 있어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탁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죠. 어디 그 뿐인가요? '빵'은 또 어떻구요? 빵 좋아하다 비록 배만 빵빵해졌지만 화면을 가득 매운 갓 구운 빵의 향기는 정말 뿌리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으로 재 코를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높은 시청률을 보도하고 있고, 평론가들은 드라마의 인기비결을 분석하느라 바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 이 드라마는 또 다른 의미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을 만들어 보라는 '김탁구'의 스승님 말씀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라.. 비록 빵을 만들 수 있는 멋진 기술을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만약 저라면 어떤 빵을 만들까? 어떤 빵을 만들어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 될 수 있을까? 왜 스승님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이 아니라, 가장  '재미없는' 빵이라는  화두를 던지셨을까?

 

주일날 미사를 드리다 문득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그 빵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라는 사실을... 우리 마음에 평화를 주고, 우리 입 꼬리를 살짝 올려 주는 그 빵... 어떤 역경의 탁구공이 날아 와도 사랑과 용서, 그리고 희망의 힘으로 힘차게 그 역경을 공을 되받아 치는 '김탁구'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비결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을 주시는데, 그 빵을 받아먹으며 우린 과연 얼마나 가슴 한가득 행복의 향기를 담아내는지 새삼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