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1년 주보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2021년 7월 18일(나해)

모든 2 2021. 7. 18. 21:05

 

 마르코 복음 6,30-34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라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말씀의 향기>

 

가서 좀 쉬어라 -강승수 요셉 가톨릭농민회 전담

 

 

  주님께서 사도들이 한 일의 보고를 들으시고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곧 '하던 일을 멈추고'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의 가치와 살아가고 있는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를 가늠해 보라고 초대하고 계십니다.

 

 지금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방역수칙에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재난의 원인에 대한 성찰과 그에 따른 전환을 모색해야 합니다. 21세기 들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들을 인류가 자연 생태계를 과도하게 침범하고 약탈한 것이 근본 원인입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회개해야 합니다(회칙 「찬미받으소서」 217항)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녹색으로 전환하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와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 시대에 드러나고 있는 위기의 절박함을 가리고, 개발과 그에 따른 이익에 대한 탐욕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어찌합니까? 인간의 탐욕은 무한한데 우리는 유한한 지구에서 살고 있으며 말입니다. 이제는무한 욕망의 질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가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빠르게 변해갈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지구 위의 삶이 되려면 이제 새로운 질서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인류가 평화를 누리려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존중하는 삶으로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인간의 편리에 따르고 수확량을 많게 하려는 '관행 농업'은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말미암아 지구 생태계 질서를 교란하고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어놓으신 지구의 순환원리를 존중하는 생명 농업으로 전환하여야 합니다.

 

  한국천주교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동참하고자 주교회의  2020년 추계 정지 총회에서 특별사목교서와 실천지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지침은 가정에서부터 식생활 습관을 새롭게 하자는 제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당 공동체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하여 생태적 회개와 실천을 활성화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촌을 살리는 운동이면서 결국 우리 자신을 살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하는 길입니다. 모든 가정과 본당에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세상을 회복하는 교회의 사목에 동참합시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도시의 주인이 사람?

 

  지난 겨울 예정에 없이 부천에서 하루 머물렀다. 부천에 아는 사람도, 아는 것도 하나 없었다. 낯선 도시를 탐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발로 걷는 것이다. 숙소에서 나와 동서남북 가늠없이 숙소 주변을 돌았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있어서 차량 소음이 심했고 온갖 식당과 가게, 빌딩들이 빼곡했다. 아파트단지 옆으로 난 산책로를 발견하고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산책로에는 시냇물이 흘렀다. 폭은 3m남짓,깊이는 종아리 중간쯤 될 법한 낮은 시냇물이다. 물 속에는 잉어, 그리고 날렵하고 재빠른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녔다. 빌딩 숲, 고층아파트 단지와 서울외곽순환으로 사이에 시냇물이라니! 상동 시민의 강, 자연하천을 재현한 인공하천이다.

 

  차량 소음에도 불구하고 새소리가 낭랑했다. 어느 나무 아래 직박구리 20여 마리가 모여 바닥에 떨어진 붉은 열매를 맛있게 먹고, 비둘기 두 마리가 고개를 까닦거리며 시냇물을 마시다 물에 들어가 푸덕거리며 목욕을 했다. 비둘기만이 아니었다. 직박구리, 흰뺨검둥오리, 백로, 까치 등 다양한 새들이 내려와 물도 마시고 목욕을 했다. 심지어 길고양이도 살그머니 나타나 시냇물을 마셨다. 겨울철 길고양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실 물이라고 한다. 마음껏 물을 마시서인지 털에 윤기가 흐르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세 시간 가량 걷는 동안 매 순간, 새, 물고기, 고양이가 나타났다. 서로 위협적이지도 않고 눈치보지도 않았다. 시냇물 덕분에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물이 보장되니까 생명이 모여드는 것이다. 그들은 당당하게 이 도시의 한구성원으로 자리잡았다. 그건 도시 골목에서 나고 자란 내가 처음 보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현대의 도시는 삭막하고 메말랐다. 도시가 생물 다양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도시는 인간 이외의 생명,인간이 허락하는 것 이외의 생명은 몰아냈다. 가로수나 화단의 나무들은 어느 날 갑자기 가지를 잘리고 나무젓가락처럼 된다. 수종변경이라는 이름으로 뽑혀 사라지기도 한다. 공공화단은 공공미화가 목적이라며 꽃이 핀 화초를 심고, 꽃이 지기도 전에 제거해 버린다. 수시로 제초제나 농약을 뿔려 벌레를 없앤다. 그로 인해 꿀벌과 나비, 하늘소며 장수풍뎅이가 자취를 감췄다. 그뿐이 아니다. 토건회사 중심의 개발은 수시로 생명의 터전을 망가뜨리고 있다. 자연생태로 보존해야 안전한 하천의 자연범람 구간에 온갖 설치물을 해 놔서 오히려 홍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대전에 있는 천혜의 선물인 자연습지(월평 습지)도 호시탐탐 야금야금 위협받고 있다.

 

 생물 다양성은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도시에는 생명의 서식지가 되는 숲이 있어야 하며, 도시가 탄생하는 데 이바지한 강,샛강,습지도 살아나야 한다. 사람이 이 지구의 중인이 아니듯, 사람이 만든 도시라고 사람만이 군림하는 공간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 활동과 관련된 이유로 매우 많은 생물종들이 사라졌습니다. 우리 때문에 수많은 생물종들이 더 이상 그들의    존재 자체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지 못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권리는 없습니다."(찬미받으소서 33항)

-박윤미 헬레나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교회와 나' 새롭게 알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앙과 삶을 배웁시다!>

 

  5. 하느님의 백성과 구성원(관계)③ - '하느님의 백성'과 평신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의 백성' 아래 교계제도와 평신도를 함께 교회 전체로 이해한다. 이 말은 평신도의 관점에서는 과연 무슨 의미인가? 이제 그것을 살펴보기로 하자. 이는 우선 주교와 사제와 평신도를 교회의 주체적 존재 안에 함께 포함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곧 평신도가 교계제도와 한가지로 교회의 주체적 존재라는 것이다. 이로써 교의적,사목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무엇, 바로 평신도와 능동적 역할이 처음으로 공의회에 의해 천명된다.( H.J.Pottmeyer)

 

  그렇다면 공의회 이전까지만 해도 교회 안에서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 있던 평신도의 위치가 이렇게까지 파격적으로 상승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4장 참조) 이 공의회가 직무론을 통해 관점의 변화를 이뤄낸 데에 있다. 곧 공의회는 평신도의 개념을 그리스도의 직무를 통해 정의하고 있다. "성품의 구성원과 교회가 인정한 수도 신분의 구성원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이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이해된다. 곧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 몸이 되어 하느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하는 자들이 되어, 그리스도교 백성 전체의 사명 가운데에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을 말한다."(교회헌장 31항)

 

  따라서 중요한 것은 평신도의 이러한 위치가 교제제도적 직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직무 자체에 참여함으로써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평신도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다.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직무에 대한 참여가 평신도에게 진정한 독자성을 부여하며, 동시에 이 그리스도의 직무가 바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진정한 동등성의 기준이 된다. 공의회는 사제와 평신도 사의의 이러한 평등성을 명백히 확언한다.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남을 위하여 교사나 신비 관리자나 목자로 세워졌지만,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공통된 품위와 활동에서는 참으로 모두 평등하다."(교회헌장 32항)

 

  이처럼 사제와 평신도의 참된 평등성의 근거는 그리스도 자신이다. 곧 그리스도께서 전체 하느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자신의 직무에 참여케 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신도의 직무는 바로 그리스도 자신으로부터 부름 받은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은 바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대한 참여이며, 모든 이의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바로 주님께 그 사도직에 임명된다."(교회헌장 33항) 평신도는 이렇게 그리스도 자신에 의해 파견되어 교회의 임무에,그리스도의 직무에 참여하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복음화의 실행자들이다. 이들은 사목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사목의 주체이기도 하며(3장③ 참조), 각자 생활환경의 사회적 조건 아래 일상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사목을 실행해 나간다. 곧 '세상 속 교회'로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온 세상에 파견되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으로 정의하면서 평신도로 교회로 보게 된 것이 얼마나 엄청난 사건이었는지 수에넨스(Suenens,공의회 전체 구상의 핵심 공헌자) 추기경은 이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말한다. 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과도 같은 획기적 은총의 사건을 지금 우리는 진정 살아내고 있는가?

 -서명옥 로사 대전가톨릭대학교 기초신학 강사-

 

 

학교에서 만나는 신부님(1)

 

"교목 신부님~"

 

  대전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21년 4월,동기 신부인 홍보국장 강대원 즈카르야 신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전 그저 평범한 안부전화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지요. 그런데 동기 신부님의 첫마디가 "너 주보에 글 좀 써라!"였습니다. 순간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교구주보에 글을 쓴다는 것이 크게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확답을 못 내리고 머뭇거리고 있는데, 오로지 직진만 하는 동기 신부가 우회하지 않고 거침없이 얘기합니다. "뭘 고민한디야.. 너 학교에 있으면서 느낀 것 편안하게 쓰면 돼, 매번 학교 걱정했잖아. 이참에 학교도 홍보하고 좋잖아. 쓰라면 써, 알겠냐?"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말은 "그래! 알겠어!" 뿐이었습니다.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고백했던 성모님의 순명을 잠시 묵상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리고 오늘 마냥 부끄럽게 괜히 죄송스러운 저의 첫 글이 올라갑니다.

 

  참! 소개가 늦었지요. 저는 서산시 운산면에 소재한 '대철중학교'에서 교목 신부이자,도덕 교사이자, 도서실 사서 교사로서 소임을 하고 있는 이상수 사도요한 신부하고 합니다. 대철중학교는 작은 시골마을의 중학교입니다. 14살에 순교하신 유대철 베드로 성인의 이름을 따서 1958년에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설립한, 64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남녀공학의 중학교이죠. 그 전통 속에서 여섯 분의 신부님과 아홉 분의 수녀님을 배출하기고 했습니다. 대철중학교는 약 1만 평의 부지에 지나가는 길에도 잠시 멈출 만큼 아름다운 학교 전경을 갖고 있는 학교이며, 전교생 105명과 교직원 26명이 함께 하는 작은 규모의 화목한 학교입니다. 여기에 사제인 저와 수도자인 교장수녀님께서 학생들이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 건강하게 졸업하기를 기도하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 학교에 인사발령을 받았을 때, 본당이 많이 그리웠지만 이제는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모든 직장이 그렇듯이 힘든 점도 많이 있습니다만. 신자가 아닌 학생들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학생들이 익숙하게 부르는 "신부님~"이라는 호칭이 참 특별하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지친 마음도 풀립니다. 본당이라면 당연하게 불릴 호칭인데 학교에서 듣는 "신분님~"이라는 호칭은 조금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저는 학생들에게 바람 하나가 있습니다. 그 바람은 우리학생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거나 난관에 봉착했을 때, '내가 중학교에서 힘들었을 때, 신부님이 힘이 되어 주셨지. 성당에 가면 그런 신분님들이 계실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의 존재가 그들에게 작은 복음의 씨앗이길 바라고 기도합니다. 아직은 그 바람대로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학생들 또한 저를 잘 따르고 좋아해 줘서 대철중학교에서의 하루하루가 참 행복합니다. 학생들의 3년이라는 소중한 시간 안에 저라는 존재도 포함되어 행복하고, 소중한 학창 시절 안에 신부님으로서의 제가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런 저의 바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 대전교구 신자분들께서도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해미성지로  성지순례를 오신다면 우리 교구의 중학교인 '대철중학교'에도 잠시 들러 학생들을 응원해 주고 가셨으면 합니다. 대신 양손은 가득히..

  좋은 한주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이상수 사도요한 대철중학교 교목 신부-

 

 

 

칠흑의 어둠도

한줄기 빛으로

밝아지는 것을

..........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제26회 농민주일 담화

 

생명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생태적 회개

  전 세계가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의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새로운 감염병의 발생 원인을 찾고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온 국민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또한 21세기 들어 자주 발생하는 새로운 감염병은 인류가 자연 생태계를 과도하게 침범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반성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온통 백신접종과 일상으로의 복귀에만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지친 까닭에, 고통과 불안을 겪으면서 정작 깨우쳐야 할 중요한 교훈을 놓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는 막연하게 느껴 오던 기후 변화가 어떤 것인지를 뼈저리게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50여일에 이르는 긴 장마를 비롯하여 지난 10여 년 동안 발생했던 이상 기후 현상이 한 해에 모두 일어났습니다. 기후 변화를 지켜보던 단계에서 이제 기후 위기의 심각함을 온몸으로 겪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개발과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색과 환경의 이름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절박한 위기감을 가리고, 개발과 이익에 대한 탐욕을 곳곳에 숨기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생활 양식과 사회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과 변화, 생태적 회개가 없는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화된 관행 농업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인류 최대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고자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정책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자연 친화적일 것 같은 농업과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축산업이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력을 높이려고 살포하는 화학 비료는 제조와 분해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가격 경쟁을 위하여 끊임없이 진행되는 규모화와 기계화 과정에서 전통적 농업 생산 기술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 토종종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업화된 농업 생산물은 화석 연료를 태워 가며 전 세계로 이동됩니다.

 

  대기업과 거대한 유통 자보이 농산물 생산과 식량 소비의 전 과정에서 최고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대다수의 농민이 자영농에서 소작농으로 전락하였고, 서로 협동하던 농촌 공동체가 기업 자본에 종속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농촌이 피폐해졌고, 지구 곳곳 가난한 나라의 농업 체계가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산업화된 관행 농업은 기후 위기의 주범이 되었고, 농민은 가난해지고, 농촌은 인구가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농촌과 도시가 함께하는 생명 공동체

  한국천주교 주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동참하고자 주교회의 2020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 특별 사목 교서와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지침은 생태 교육이 시작되는 가정 공동체에서 일어난 변화가 사회와 세상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가정에서부터 식생활 습관을 새롭게 하자는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당 공동체에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통하여 생태적 회개와 실천을 활성화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은 거래와 사업이 아닌 운동과 실천입니다. 소비자의 건강한 삶을 생각하며 생산하고, 생산자의 안정적인 삶을 배려하며 소비하여, 멀어진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를 회복하는 운동합니다. 유기 순환적 자연 질서를 회복하여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고, 자연 생태계와 사람이 관계를 회복하는 실천입니다. 농촌을 살리는 운동이면서, 결국 우리 자신을 살리며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하는 교회의 사목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세상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와 생명을 회복시키는 생명 공동체 운동에 한국 천주교회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2021년 7월 18일 제26회 농민 주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

 

 

유럽도 미국도 '탄소세 '도입..."수출하려면 탄소 줄여야"

 

  탄소세가 뭔지 궁금하실 텐데요

탄소세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한 상품에 추가로 매기는 세금입니다. 그러니깐 예를 들어서 휴대폰을 만들 때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 연료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서 휴대폰을 만들었다면 휴대폰에다가 탄소세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뜻인 거죠.

 

  어제 뉴스에서 이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네요. 기타 뉴스 내용입니다.

[프랑스 팀머만스/EU부집행위원장]

  "우리가 지금 기후 위기를 바로 잡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 손자들이 물과 식량을 놓고 전쟁을 치르게 될 겁니다."

 

  우선 2026년부터 탄소 배출이 많은 5개 상품에 적용됩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입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1990년대부터 탄소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여 왔습니다. 반면 탄소를 마음껏 내뿜으며 제품을 싼값에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주로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유럽연합의 조치는 이런 나라들을 겨냥한 겁니다.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됩니다.

제도가 시행되면, 10년 뒤 한국은 7천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럽연합은 또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수출하려면 전기차 시대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탄소 규제는 전 세계적 흐름입니다. 미국도 2025년부터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탄소 국경세는 직접적인 제품 생산 과정은 물론, 그 제품을 만들 때 쓴 전기를 뭘로 만들었는지도 따집니다.

 

  한국에게는 큰 숙제입니다. 아직도 전력 생산의 66%를 여전히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OECD 꼴찌 수준이기 때문 입니다.

 

  "우리가 지금 기후 위기를 바로 잡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 손자들이 물과 식량을 놓고 전쟁을 치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