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연중 제27주일 (군인주일) 2012년 10월7일(나해)

모든 2 2021. 4. 26. 23:15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다」장성자대전가톨릭사진가회(2012)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마르10,15)

 

 

+ 마르코복음 10,2-16<또는 10,2-12)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 하였느냐?"하고 되물으시니, 그들이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창조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그 일에 관하여 다시 묻자,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언잖아하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 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 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말씀의 향기>

 

군종신부의 사명 '초코파이 보다는 "사랑"'  -김광수 요셉 해군청룡오리정 주임-

 

  매일 아침마다 들리는 힘찬 함성과 기상 나팔 소리에 하루를 시작하면서 '아! 내가 군종신부구나!'하고 느낍니다. 그들의 힘찬 구호에 저도 하느님께 아침기도를 드리며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나에게 주어질 것인가를 기대해 봅니다. 1년 전만 해도 이 함성이 저를 힘들게 했고 낯선 이들 속에서 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을 했지만,지금은  설렘과 행복으로 이들을 보라보고 살아가는 군종신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길거리를 지나가다 '상륙 돌격 머리',여러분들이 잘 아는 해병대머리 모양을 바라볼 때면 다시 한번 쳐다보며 ''어느 부대인가' 하는 생각을 먼저하게 될 때마다 '아! 내가 군종신부구나!'하고 느낍니다. 이렇게 제법 익숙해진 두 번째 군생활,10년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군복 안에 보이는 '로마칼라'입니다. 그것은 제가 군인이기 이전에 사제라는 것, 사제이자 군인으로의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 안에서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군종 신부 생활을 하면서 현실,특히나 군 안에서의 현실에서는 예수님의 마음보다 계산적일 때가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주 개신교에서는 명 명이 왔다더라" '세례 숫자는 얼마라더라"등의 말을 하고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또 부대와의 소통 안에서 막막한 벽에 부딪히면 내가 군인일까 사제일까 하는 생각을 하고 고민하며 저 자신에게 속상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다시 기도하며 묵상하면 결론은 역시 예수님의 마음,바로 사랑이 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내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주지는 못해도 묵묵히 성당을 찾고 있는 내 아들들에게 하느님의 사람만큼은 넘치도록 느끼게 해주가는 결심을 합니다. 이것이 군종신부로 살아온 짧은 시간 동안 깨달은 것입니다. 제 사랑이 필요한 내 아들 장병들에게 초코파이를 많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이 또한 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깨달은 겁니다. 이 모든 것은 군종신부인 저의 사명임과 동시에 하느님께  사랑받는 우리 모두의 몫이며 군인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관심가져야 하는 우리 모두의 아들들 형제들을 기억하는 일이기에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앙의 해(1)>

 

새로운 복음화와 제2차 바티칸 공의화 정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였다. 올해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이한다. 또한 2012년 10월 개최되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복음화활동이 교회의 쇄신 노력과 일치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스도교가 오래전에 뿌리를 내린 나라들에서 나타나는 절박한 새로운 복음화의 상황,그리스도 공동체들의 총체적인 복음화의 임무,시대에 맞는 복음화 활동을 위해 듣고 이해하며 해석하는 식별과정 등은 현대 세계에서 교회의 복음화 활동이 직면한 도전들이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작된 '새로운 복음화'는 오래전에 복음화된 서구교회의 지역에서 새로운 상황과 조건의 변화에 맞추어 신앙의 열정과 방식과 표현이 새로원져야 한다는 뜻으로 신앙생활의 영적인 활성화를 의미하였다.  한편 새로운 복음화는 복음 안에서 새로워져야 한다는 의미로 문화,사회,경제,과학과 기술,정치분야 등 다방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오늘날 인류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며,인류의 신앙 감각을 간파한 영성적 접근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것은 교회다운 교회가 되고, 참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이다. 왜냐하면 복음화는 교회의 본성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복음화의 뿌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은 교회의 성찰을 위한 "자기쇄신"과 "세상에 적응"이다. 그 이전 교회는 세상의 변화를 외치곤 하였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자신부터 변화를 시작할 때 세상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복음적 성찰을 했다. 이렇듯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혁신'을 위해서 교회 공동체가 먼저 복음으로 변화하고 '세상을 향해 활짝 열며(Aggiomamento)그 위에 교회의 완전하고 투명한 양심과 구조가 건설되어야 한다고 고백하였다.

 

  1962년 10월 12일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열린 공의회,그것을 계승한 교황 바오로 6세는 두 번째 회기 시작 연설에거 "이 공의회의 주요목적은 첫째 세상에 대한 교회의 인식변화, 둘째 투명한 교회건설,세째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하나로 재구성하는 친교공도체 건설,네째 현대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라고 선언하였다. 오늘날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의미와 그분을 선포한다는 뜻을 새롭게 발견한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주님의 제자,하느님 밳ㅇ으로서 신앙인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공의회는 그러한 정당성과 의미를 한 인간이며 하나의 지극한 인격을 소유한 예수 그리스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결국 교회쇄신은 그리스도와 함게 살아가는 개혁 없이는 불가능한데,왜냐하면 어리석을 수도 있는 십자가 사건을 부정하면서 교회를 쇄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말씀전례⑨: 왜 복음을 봉독할 때만 일어서 있나요?

 

  말씀전례에서 독서를 봉독할 때 신자들은 모두 앉아서 듣게 됩니다. '앉는다'는 의미는 하느님의 말씀을 주이 깊게 듣고,들은 것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한 자세입니다. 그러나 복음이 봉독될 때는 모두 일어서게 되는데,그것은 말씀의 형태로 신자들 가운데 오시는 지극히 중요하신 분,다름 아닌 그리스도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복음을 통해 오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성대한 존경과 환영의 표시로 향을 피우거나 좌우에서 초를 켜고 행렬을 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40) 김정환 신부 . 내포교회사연구소장

 

오랜 삶에서 묻어나는 무게감: 박경화(바오로),이일언(욥)

박경화
(바오로)
1757년 충청도 홍주 출생
1827년 경상도 대구에서 옥사(70세)
이일언

(욥)
1767년 충청도 홍주 출생
1839년 전라도 전주에서 참수(72세)

 

   요즘 평균 연령이 굉장히 높아져서 노인의 기준을 70세로 잡아야 한다는 말이 오가곤 한다. 하지만 환갑(60세)만 넘어도 귀한 어르신 대접을 받던 조선시대에 70세 노인은 보기 드물어 신분에 관계없이 존중을 받았다. '하느님의 종' 125위 중에는 70세가 넘는 노인들이 몇 분 계신데 그분들의 삶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70세에 대구 감옥에서 순교한 박경화(바오로)는 충청도 홍주 출신이다. 제법 재산도 있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분이었으나 33세에 천주교에 입교한 후부터 스스로 고행의 길을 선택하였다. 조선시대의 관습상 일반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므로 고향을 떠나 산중으로 이주하여 살았다. 60세가 지나서는 가족들을 데리고, 70세가 되었을 때 박해의 소식을 듣자 경상도 상주의 멍에목이란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마치 구약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장차 보여줄 땅으로 떠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모든 것을버리고 떠났듯이 박경화도 그러한 삶을 살았다.

 

  그는 1827년 4월 그믐날 교우들과 함께 주님 승천대축일을 지내다가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어떤 형벌에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켰으나 70이 넘은 노령인데다 형벌의 휴유증으로 감옥생활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죽음이 가까워져 온것을 알고 함께 옥에 있는 이들과 교우들에게 "이 옥을 복락소로 생각하시오. 밖에 있는 가족들로 인해 분심을 갖지 말고 내 뒤를 따르시오. 예수 그리스도를 우해 죽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오."라는 말을 남기고 그해 11월 15일 평온히 숨을 거두었다.

 

  72세에 순교한 이일언(욥) 역시 충청도 홍주 출신이다. 이분의 삶은 20년 넘는 감옥생활로 점철되어 있는데 순교자들 중 가장 오랫동안 옥고를 치른 분일 것이다. 1801년 신유박해 때 경상도 안의로 유배를 간 그는 거기에서 10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고 풀려났다. 이후 전라도 임실의 대판이란 곳으로 이주하여 살다가 1827년에 박해가 또 한 차례 일어나자 체포되었다. 그리고는 1839년 5월 29일 참수형으로 순교할 때까지 12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처형지로 울며 따라오는 자식들을 향해,"나는 여러 해 동안 옥중에서 신음해오다가 오늘 마침내 천국으로 떠나가는 것이다. 왜들 우느냐,오히려 나의 행운을 기뻐하여라. 너희 아버지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죽는 것을 기뻐하고,너희들도 훌륭한 교우가 되거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분들이 남긴 말이나 행적은 다른 순교자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으니 독보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70이 넘도록 간단없이 (끊임없이) 신앙생활에 전념해온 노인들이 남긴 언행이기에 오랜 삶에서 묻어나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 손끝같은

마음이 가는 곳

 

젊음의 눈빛

형형하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