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012년 7월 1일(나해)

모든 2 2021. 4. 19. 22:05

「반석」김택민 신부(2012, 천호성지)

교회의 반석이요 머릿돌인 사도 베드로와 그의 베드로와 그의 후계자인 교황님

 

+마르코 복음 5,21-43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였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내가 저분의 옷을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

가셨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탈리타 쿰!"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말씀의 향기>

 

평화를 향해 출발하신 교황님, 기도드립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  -이용호 바오로 솔뫼성지 담당

 

  1. 교황주일

  교황주일입니다. 그리스도를 대리하여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로, 한국교회는 1930년경부터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가까운 주일에 교황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교황 주일을 이렇게 두 성인의 축일과 가까이 기념하는 이유는 베드로와 바오로가 그리스도교의 초석을 놓은 사도로서 가장 공경받는 성인들이기 때문입니다.

 

  2. 교황 그리고 직무

  교황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자, 로마 교구의 교구장 주교입니다. 서방교회의 최고 사제이자 이탈리아 수석 대주교인 교회는 국제법적으로는 바티칸 시국의 원수이며, 교회 안에서는 세계 주교단의 의장이며 현세 그리스도교의 최고 사목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교황님을 '파파'(Papa)라 부르는데, 이 말의 뜻은 라틴어 "파파스'(Papas)에서 유래한 말로 아버지라는 의미입니다. 즉 교황님은 우리 모두의 영적 아버지인 것입니다.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교회를 지도하고 통치하는 최고 사목자로서, 진리를 가르치는 예언직과 이에 상응하는 교도권, 그리고 인간을 성화하는 사제직과 신품권, 교회를 다스리는 왕직과 통치권을 행사하시는 분입니다.

 

  3. 베네딕토 16세 교황님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드로 사도로부터 265대째 내려온 교황님으로, 독일 출신이며 지난 2005년 4월 19일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베네딕토라는 이름은 '축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가장 최근에 이 이름을 선택하신 베네딕코 15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평화를 실현하고자 헌신했던 교황으로 평가 받고 있는 분이십니다. 현 교황님께서 이 이름을 선택하신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평화라는 위대한 선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하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4. 베네딕코 16세 교황님의 취임사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보잘것없고 미천한 저를 주님의 포도밭 일꾼으로 뽑으셨습니다. 주님께서 부족한 도구를 통해서도 일하실 줄 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위안이 됩니다. 그러므로 특별히 저는 여러분께 기도를 부탁합니다. 영원토록 우리의 항구한 두움이 되시는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 속에서, 그분의 두움이 영원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주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며, 지극히 사랑받는 어머니 마리아께서 우리 곁에 계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교회의 막중한 책무를 받으시고, 기도를 부탁하시는 우리의 교황님께 영. 육간 더욱 건강하시길..

 

 

<노인과 영성(7)>

 

고해성사와 노년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불편해하고, 부활과 성탄을 앞둔 시점에 판공성사 위주로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성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에 있어 사제들의 마음은 마치 목욕하기 싫어하는 어린아이를 달래서 씻기는 어머니의 심정과도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신자 분들의 성사 참여는 그냥 눈에 보이는 더러운 부분에 물을 조금 묻히려는 시늉 같거나,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너무 긴장을 하거나, 신간에 쫓겨 급하게 밥을 먹듯이 이루어집니다. 고해성사는 인간의 영혼을 치유해 주고, 부활을 체험케 해 주는 은총 자체의 시간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노년은 보다 더 "저 위의 것을 추구"(콜로 3,1) 하기 위해,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은 사람"(콜로 3,9-10)이 되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고해성사의 올바른 참여가 보다 더 요청됩니다.

 

  우선, 노년에 있어 고해성사의 참여는 개인적인 답답함을 털어놓거나 속에 있는 배설물을 쏟아내듯이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노년은 시간의 여유와 삶의 지혜가 충만한 시기인 만큼, 그리스도인들은 성체 앞에서 또는 가정의 성물 앞에서 삶을 충분히 성찰하고 성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고해성사를 통한 은총 체험은 성사 참여자가 본인의 문제를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심사숙고하고, 자신이 범한 죄와 그 뿌리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성찰했는지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충분한 준비의 시간을 가졌던 분들의 고백은 죄의 탓이 본인에게 맞추어져 있고, 하느님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의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고백 내용을 통해 성사 안에서 본인 스스로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노년에 있어 고해성사는 본인의 뜻을 비우고 사제의 훈계와 보속의 내용을 잘 새겨듣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노년은 청각 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생각이 강해지는 시기이지만, 고해성사가 본인의 구원 여정에 유익한 은총의 자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더 자신을 낮추고 그리스도를 대신하고 있는 사제의 말씀을 경청해야 합니다. 특히 고해성사는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용서하나이다."라는 사죄경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을 잘 알아두고, 사제가 사죄경을 외울 때 급하게 나가려고 하거나 다른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사죄경을 통해, 하느님의 용서 은총이 본인의 인격에 잘 베어들어 정화되고 새로 나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라는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한편 사제들은 노인들의 고해성사에 있어서, 보다 더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고 쉬운 언어 표현으로 자비롭고 지혜롭게 노인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집필해 주신

김경호 바오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김경호(바오로) 신부. 전의 요셉의 마을 원장-

 

 

<미사 속 숨은 보화>

 

본기도:

개회식의 마침이며 공동체 기도로의 초대

 

  본기도를 바침으로써 미사의 개회식이 끝을 맺게 됩니다. 먼저 사제는 '기도합시다"라는 말로 신자들을 공동체의 기도에 초대합니다. 이 말이 형식적이 되지 않도록 기도의 내용, 또는 그 전체가 되는 생각이나 기도의 동기 등에 대해 간단한 말로 기도하기 쉽도록 인도합니다. 신자들은 침묵 가운데 각자 잠시 기도한 다음 사제는 신자들을 대표하여 정식 기도문을 바치고, 신자들은 그 기동에 마음으로부터 동의하다는 뜻으로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26) 김정한 신부. 내포교회사연구소장

 

유명한 사람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김이우, 윤지헌, 유문석

김이우
(바르나바)
한양 출생
1801년 5월 (음)한양에서 순교
윤지헌
(프란치스코)
1764년 진산 출생
1801냔 10월 전주에서 순교(37세)
유문석
(요 한)
1784년 전주 출생
1801년 11월 전주에서 순교(17세)

  유명한 사람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좋고도 고달프다. 흔히 "성인(聖人) 밑에 순교자 난다."라고 하는데 참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 혹은 명성이 높은 사람 옆에 사는 이들의 고달픔을 잘 표현하였다.

 

  김이우(바르나바)는 시간의 흐름으로 보면 한국 교회의 첫 순교자인 김범우(토마스)의 맏형이다. 그 유명한 김범우가 1786년에 순교한 후 김이우는 15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사형 당한 죄인의 집안사람이란 낙인이 늘 붙어 다녔기에 일상생활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앙을 버리지 않고 주문도(야고보) 신부님을 보필하며 교회 지도자의 역할을 다하다가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체포되어 한양 포도청에서 매를 맞아 순교하였다.

 

  제사 문제로 순교한 진산사건의 주인공 윤지충(바오로)의 동생  윤지충(프란치스코)의 삶은 어떠하였을까? 윤지충은 신앙고백의 형태로 볼 때 의미상의 첫 순교자로 치는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동생 윤지헌은 1791년 형이 순교한 후 더 이상 고향에 살 수 없게 되었으므로 가족들을 데리고 전라도 고산의 산골로 피신하여 살았다.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교회 서적을 탐독하며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가르쳐 신앙으로 인도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살다가 박해가 일어나 체포되었고, 윤지충은 동생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혹독한 형벌을 받아야했다. 그럼에도 그는, "고질병처럼 천주교 신앙에 빠져 있으니 오로지 만 번 죽겠다는 말씀만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신앙을 고백하고 순교의 길을 갔다.

 

  유문석(요한)은 그 유명한 호남의 사도 유항겸(아우구스티노)의 아들이고, 지난주에 소개한 동정부부 유중철(요한)과 이순이(루갈다)의 동생이자 시동생이다. 아버지와 형이 차례로 잡혀 전주 옥에 갇히자 유문석은 여름 내내 옥을 오가며 음식을 날라 옥바라지를 했다. 그 기간 중 유문석과 남은 가족들은 서로 격려하며 살았다.

 

  "우리 다섯 사람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천주님을 위해 순교하자고 이렇게 서로 마음을 터놓고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한 결과 우리의 원의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자연히 온갖 후회와 근심 걱정이 잊혀졌습니다."

 

  이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다가 9월 중순에 유문석과 다른 가족들 모두 잡혀 아버지 유항검과 형 유중철의 뒤를 따라 순교의 길을 갔다.

 

 유명한 사람의 가족으로 사는 데서 오는 고달픔은 피할 수 없다. 그 영광도 고달픔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것마저도 모두 내 것으로 삼는다면  그것을 허락하신 하느님의 은총도 모두 내 것이 된다.

 

 

긴 호흡

한 숨 내린 사이

시냇가 언덕에

보랏빛 꽃 한 무더기

 

피어나게 하소서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