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대축일2012년 6월 10일(나해)

모든 2 2021. 4. 19. 10:35

「성체성혈」김택민 신부(2012)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2,24)

 

21. 천사의 빵 길손 음식, 자녀들의 참된 음식, 개에게는 주지 마라,

22. 이사악과 파스카 양, 선조들이 먹은 만나, 이성 사의 예표로다.

23. 참된 음식 착한 목자, 주 예수님 저희에게, 크신 자비 베푸소서. 저희 먹여 기르시고, 생명의 땅 이끄시어, 영생 행복 보이소서.

24. 전지전능 주 예수님, 이 세상에 죽을 인생, 저세상에 들이시어, 하늘 시민 되게 하고, 주님 밥상 함께 앉는, 상속자로 만드소서.

 

 

+ 마르코 복음 14,12-16,22-26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말씀의 향기>

 

"구원의 잔 받들고, 주님의 이름 부르리라"(시편 116,12) -기억하여 행하여라

-변윤철 다미아노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총원장-

 

  전례력으로 주님 부활 대축일,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강림 대축일 그리고 삼위일체 대축일 이후에 오는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은 다른 대축일들과 따로 떼어서 묵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이 있는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여 마음에 새기는 날이다.

 

  이날 온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제정하신 성체성사가 미사 안에서 거행되어 빵과 포도주가 실재(實在)로 주님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 안에 현존함을 기념하고 묵상하고 있다. 이는 주님의 마지막 만찬에서 유언(遺言)으로 남기신 말씀과 그 말씀을 '기어가여 행하는'(루카 22,19)하는 사제들이 올리는 미사를 통해서 우리들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한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출애굽의 사건은 아주 특별한 것이었다. 종살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켜주는 단 한 번의 사건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구원과 해방의 길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러한 체험을 한 조상들만이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후손들에게도 구원과 해방의 길을 열어주시는 분이 하느님이라는 체험을 유산으로 떠안고 살아간다.

 

  십자가 상의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이천 년 전에 있었던 예수님의 십자가 상의 죽음과 부활은 단 한 번 있었지만, 그 사건은 이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게 늘 일어나고 있다. 그것이 성체성사를 통해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또 하난의 사건이 아닌가!

 

  오늘 부속가에서 "빵과 술의 형상안에 표징들로 드러나는, 놀랄 신비 감춰있네."(성체 성가: 13절)라고 합송하는 온 인류의 고백으로 장엄하게 거행되는 성체성사 안에 계신 주님의 눈을 바라본다. 제사장(祭司長)이면서 제물(祭物)인 예수님께서 오늘 대축일 미사에서 사제의 손에 의해 들어 올려짐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시간에 우리 자신도 함께 제물이 되어서 들어 올려진다. 이것은 지금 기억하여 행하여지는 이천 년 전의 십자가 상의 사건이다.

 

 

<노인과 영성(4)>

 

미사 전례 안에서 노년 영성

 

  키케로는 노년을 '인생의 가을'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절과 자연의 변화처럼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드는 시기가 노년인 것입니다. 한편 그리스도인에게 노년은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신앙 안에서 평온함을 유지하고 놀라운 은총의 시간에 들어서니 더 많이 기도하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노년에 있어 신앙은 주님께서 하늘나라에 마련해 두신 기쁨의 삶으로 이어주는 '구원의 다리'가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노년의 신앙생활은 중요하고,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주는 미사 전례 안에서 유념할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전부터 본당 평일 미사에 가장 잘 나오고 주로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기도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노인분들입니다. 그러나 미사 안에서의 상징, 표징, 기도문, 행위 등의 의미가 노인 세대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대한 흠숭과 성화를 추구해 나가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기도이며 은총의 장입니다. 그리고 미사 시작 예식의 참회 예절은 참례자들에게 회개와 통회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려는 마음으로 이끌어 주고 열어 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새로운 존재로 태어날 것을 약속하면서 용기를 얻게 해 주는 중요한 기도문이 있는 예식입니다.

 

  그러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심리적인 위축과 죄의식에 대한 민감성이 큰 노인들은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자주 보려 하거나, 참회 예절에서 가슴을 세게 치며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에 강조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제는 노인들에게 고해성사를 통해서 사죄를 받는 대죄와 미사의 참회 예절을 통해 사죄를 받는 소죄에 대해 잘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인들은 일상 안에서 범한 사소한 잘못들에 대해 가슴을 치며 마음 아파하는 행위를 넘어,뒤에 이어지는 기도문을 되새기며 본인이 지은 죄를 성모님과 모든 천사와 성인과 형제들이 하느님께 용서를 빌어주고 있음을 통공 신앙 안에서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노인들은 참회예절의 마침 부분에서 사제가 읽는 '전능하신 하느님,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라는 기도문이 '사죄경'임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노인들은 참회예절을 통해 자신의 허물에 대한 얽매임에서 벗어나, 미사가 노년에 있어 큰 가치를 둔 봉사의 직무가 되게 하기 위해, 성교회, 전 세계의 선익, 복음 전파 노인들처럼 질병, 고통, 시련, 외로움 등에 힘들어하는 다른 세대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 전례와 성찬례에 보다 더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김경호(바오로) 신부. 충남 가톨릭 사회복지회장-

 

 

<미사 속 숨은 보화>

 

대영광송:

②대영광송은 언제부터 부르게 되었나요?

 

  일명 "글로리아" 또는 "천사 찬미가"라고 불리는 대영광송은 저자나 작사 연대를 알 수 없고, 다만 동방에서 전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초세기에는 시편이나 성서 찬가를 본뜬 성가가 많이 출현했는데 대영광송도 그중 하나로써 동방에서는 이 성가를 성무일도의 아침 기도 중에 불렀습니다. 서방에 전해진 것은 4세기 초엽 즈음으로 4세기 중엽부터 미사에 들어갔지만 오직 교황님이 집전하는 성탄미사에만 사용되어 오다가 주일, 축일 등 일반 미사에까지 확대된 것은 11세기 말경부터 입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23) 김정환 신부. 내포교회사연구소장

 

계모의 아들과 그 동료:홍필주(필립보)와 김종교(프란치스코)

홍필주
(필리보)
1774년 덕산에서 출생
1801년 10월 4일 한양에서 참수(27세)
김종교
(프란치스코)
1754년 한양에서 출생
홍필주와 함께 참수(47세)

  어려서 고무줄놀이를 하던 애들이 많이 부르던 가사 중에,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서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받고 살았대요."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콩쥐 팥쥐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계모(새엄마)는 악녀의 대명사로 여긴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선입관일 뿐이다.

 

  홍필주(필립보)는 어려서 어머니를 잃었고 계모 밑에서 자랐는데, 그 계모가 초대 조선 교회의 최고 여성 회장으로 꼽히는 강완숙(골롬바)이다. 강완숙은 자신이 먼저 입교하였기에 이존창(루도비코 곤자가)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한 아들 홍필주를 더욱 열심한 신앙인으로 만들고자 했고, 아들은 어머니의 덕행과 모범을 잘 따랐다.

 

 강완숙이 천주교를 몹시도 반대하는 남편을 떠나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서로 떠날 때 아들 홍필주도 동행했다. 심지어 시어머니도 따라나섰으니 강완숙의 영향력을 알만하다. 강완숙이 아무리 대단해도 조선시대의 버도가 있었기 때문에 아들 홍필주가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중국인 주문모(야고보) 신부님을 집에 모셔 극진히 대접하였다. 이렇게 되자 그 집은 자연스럽게 초대 교회의 중심지가 되었고 박해가 일어나자 집안 모든 식구들이 체포되었다.

 

 심문 과정에서 홍필주가 형벌을 못 이겨 점점 마음이 약해지고 있을 때 어머니 강완숙과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니가 "필립보 야, 너는 어찌 예수 그리스도께서 네 머리 위에 임하시어 비추고 계심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그릇된 길로 가려느냐?"고 권면하는 소리를 듣고 용기를 얻은 홍필주는 끝까지 신앙을 지켰다.

 

  홍필주와 같은 날 순교한 김종교(프란치스코)는 한양의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의원이었다. 학문적 호기심이 남달랐던 그는 새로운 학문으로 여겨지던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김범우(토마스)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 이후 한양의 신자들과 교류를 하다 보니 홍필주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평소 둘이 얼마나 친분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양 서소문 밖에서 같은 날 참수를 당하는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홍필주는 어려서 친어머니를 잃었으나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 계모 강완숙이 신앙의 여정을 함께 걸어주었고, 순교의 형장에는 김종교가 함께 있었다. 잃은 것에 집착하면 잃은 것만 보인다.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극복할 사람을 보내주시는데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어제의 빈자리에

꽃이

피었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여러분이야말로 우리의 영광이며 기쁨입니다."(1 테살 2,20)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요한 12,28)

첫 미사 : 6월 17일(주일) 오전 10시 30분 /궁동성당

 

오랜 시간 바라던 사제서품을 준비하면서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사제직은 저의 재능이 아니라 거룩한 하느님의 부르심이기에 이제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에 온전히 의탁하고자 합니다. 사제직의 첫발을 내딛는 이 시작부터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아우구스티노, 강론 171:5)

첫 미사 : 6월 17일(주일) 오전 10시 30분/전민동 성당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저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도 저는 더 좋은 것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의 은총으로 사제직의 한가운데 하느님이라는 가장 좋으신 분을 모시고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