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부활 제5주일(생명주일)2012년 5월 6일(나해)

모든 2 2021. 4. 18. 23:47

「야훼이레」김택민 신부(2012)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5)

 

 

+  요한 복음 15,1-8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은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말씀의 향기>

 

"지금은 생명의 문화를 가꾸어 가야 할 때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주인-최효인 시몬 도고주임

 

  1) 자연과 생명

  제가 사는 집은 산의 중턱에 있는데,자주 새 소리를 들으면서 잠에서 깨어납니다. 예당평야의 푸른 들판에서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산과 들에는 생명의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자연의 생명과 인간의 생명이 어우러지는 오늘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창세기에서 그 창조 작품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1,25)라고 말씀하십니다. 실로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줍니다. 신선한 공기와 물,온갖 종류의 동식물과 미생물들,매일 우리는 자연과 생명의 신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자연의 생명에 여러 가지 복합적 문제들이 생겨나며,그 문제들이 날로 심각해져가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윌슨은 [생명의 다양성]에서 "열대 우림의 파괴로 말미암아 최소한 1년에 2만여 종의 동식물이 사라지며 10년마다 10% 안팎의 생물종이 멸종된다"라고 보고했습니다.매년 봄의 불청객인 황사가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고,중금속을 포함한 산성비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해로움을 끼치고 있습니다. 유엔이 2001년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선포한 이래,중금속이 함유된 공장 산업폐수와 농축산폐수로 인해 지하수마저 오염되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육지뿐만 아니라 우리 인근 바다에서 적조현상이 빈발하고 백태와 석화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자연의 생명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지금은 생명의 문화를 가꾸어가야 할 때입니다.

 

2)인간의 생명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습니다.(창세 1,26-27 참조)이는 인간의 생명은 "생명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오직 하느님만이 그 주인"(생명의 복음,53항)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한 인격으로서 인정하고 존중되어야 하며,그 순간부터 그가 한 인격체로서 지닌 권리를 인정해야 합니다(생명의 복음,60항 참조).모든 인간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육신과 영혼이 하나이며,"임신(愛情)에서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침해할 수 없는 생명권을 가지며 인가에게 합당한 모든 존중을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생명의 선물,1항)따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대로 인간의 생명을 거스르는 "온갖 살인,집단 학살,탁태,알락사,고의적의 자살,생명을 거스러는 모든 행위"(사목헌장,27항)들을 단호히 배격해야 합니다. 또한 인간 배아와 태아에 대한 파괴적인 실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생명의 복음,52-67항 참조).

 

3) 결혼을 대신해서

  인간은 자연 환경을 깨끗이 보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라는 제목으로 세계평화의 날 메시지(1990년)를 발표하셨습니다. 이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라는 세계평화의 날 메시지(2010년)를 발표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생명의 문화를 가꾸어가야 하며,생명의 가치와 생명존중사상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받았습니다.

 

 

<시니어 컬럼(12)>

 

노년기 심리적 욕구

 

  노년기에 나타나는 심리적인 욕구는 젊은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요.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을 원하시고,친구나 자녀들과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가지기를 바라십니다. 또한 건강하게 더 오래 살기를 원하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시지요.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상실감 속에서 살아가기 쉬운 노년기에는 어르신들은 어떤 일이든 알고 싶어 하시거나 아직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음을 보이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어르신들은 성인 자녀들이 조그만 일일지라도 의논해 오고 물어 주기를 고대하십니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를 알 리 없는 자녀들은 결혼할 때 부모님께서 장만해 준 집을 상의도 없이 처분하고 이사를 한 후에 통보를 가거나 직장을 말없이 그만두거나 하면 부모님에겐 서운함을 넘어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고 죄송한 마음에 얘기를 못 꺼냈다 할지라도 부모님께 사전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상의를 한다면 부모님께서도 흔쾌히 자녀의 결정에 따르실 텐데 말입니다.

 

  어떤 며느리는 시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기도 않는데 김치를 담거나 특별한 음식을 할 때,혹은 남편의 어렸을 적 식습관 같은 것을 일일이 어머니께 여쭈어 본다고 합니다. 배추 고르는 요령부터 젓갈은 어떤 게 맛있는지,양념은 어디서 구입하는 게 좋은지,남편이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묻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살림에 재미는 물론 서먹하던 시어머님과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고 결과가 별로 좋지 않더라도 시어머니께 오히려 칭찬을 듣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시어머님의 살림실력을 인정해 드리고 우리 집안에 중요한 분이시라는 걸 확인해 드린 현명한 며느리가 누리는 특권이며,시어머님 역시 당신보다 젊고 배운 것 많은 며느리를 도왔다는 보람에 뿌듯하실 것입니다.

 

  좀 더 지혜를 발휘한다면 시어머님의 코치를 받아 만든 과외공부로 바빠 할머니 댁에 놀려 갈 시간도 없는 아이들을 불러다 놓고 한 식탁에 앉아 온가족이 식사를 하면서 오르신들께 옛날이야기를 청해 듣는다면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멋 훗날,어른이 된 손주들이 조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추억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성인자녀들이 요청할 때 좀 귀찮거가 번거로우시더라도 즐겁게 승낙하시고,그러한 자리를 마련해 준 자녀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신다면 기쁨은 두 배가 되지 않겠습니까?

 

  -임송은 헬레나.대전보건대학교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십자성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십자성호는 가장 단순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행위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신앙고백의 표현입니다. 우선 십자성호은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의 수난을 상징하고, 그 십자가 희생의 결과인 구원에 대한 희망을 표현합니다. 또한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결구 우리가 미사를 시작하며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주님으로 고백함을로써 미사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백성임을 깨닫고,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주어진 은총을 거룩한 미사에세 간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18)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역관집-말이 통하는 집:

최인철(이냐시오)과 김현우(마태오)

 

  최인철          한양 출생

(이냐시오)      1801년 7월 2일 한양에서 참수

  김현우           1775년 한양 명례방 출생

(마태오)          최인철과 함께 참수(26세)

 

  우리 땅에 교회가 설립된 이후 조선에 입국하여 처음 활동한 사제는 중국인 주문모(야고보)신부님이다. 이분이 한양에서 제일 먼저 머물며 말을 배운 곳은 최인철(마티아)의 집이었다. 1798년 순교한 최인길은 중국을 왕래하며 통역을 하는 역관이었으므로 주문모 신부님 입장에서 보면 그 집은 '말이 통하는 집'이어서 편안히 머물만한 곳이었다. 오늘의 주인공 최인철(이냐시오)은 최인걸의 동생이므로 자기 집에서 자연스럽게 신부님을 대하고 살며 신앙을 키워갈 수 있었다.

 

  또 다른 주인공 김현우(마태오)는 1786년 유배지에서 순교한 김범우(토마스)가 그의 이복형이고,1801년 포도청에서 순교한 김이우(바르나바)가 그의 친형이다. 김현우 역시 역관집 아들이었으므로 배교적 쉽게 주문모 신부님과 접촉하며 신앙생활을 하였다. 그러고 보면 최인철과 김현우는 여러모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같은 날 함께 순교하게 된다.

 

  조선 교회가 이 땅에 받아들여지고 정착하는데 큰 공헌을 한 사람들 중에 역관과 그 집안사람들이 크게 눈에 띈다. 역관은 당시로서는 거의 유일한 선진문물의 교류지인 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이어서 국제정세의 변화를 빨리 간파하고 수용했던 인물들이었기에 천주교를 누구보다 먼저 받아 들였다. 뿐만 아니라 심지도 굳어서 양반 신자들이 제사문제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교회를 떠날 갈 때에도 끝까지 신앙을 지키며 교회의 중추 역할을 하던 이들이었다.

 

  신분으로는 중인에 속한 역관들이 이러하다는 것은 나라에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인철과 그 주변 사람들이 처음 체포되었을 때에 임금은 '대개 중인의 무리들은 양반도 아니고 상인(常人)도 아니며 둘의 중간에 있기 때문에 가장 교화하기 어려운 자들이다. 경들은 이 뜻을 알아서 각별히 조사하라"는 교지를 내릴 정도였다. 사정이 이러하니 최인철과 김현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검거되고 심문도 혹독하였다. 그래서 한 때 최인철은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풀려난 바도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꽃 한 아름 드립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