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부활 제6주일 2012년 5월 13일(나해)

모든 2 2021. 4. 19. 00:13

「너희도」김택민 신부(2012)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  요한 복음 15,9-17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말씀의 향기>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진정 주님을 사랑한다면..." -박민균 요셉 광천 주임

 

  전례력으로 이제 부활시기도 막바지를 다다르고 있습니다. 오늘이 부활 제6주일이고 다음주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치 예수님께서 당신의 승천을 앞두고 우리를 준비시키는 듯합니다. 지난주 푸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농부이신 아버지께서 잘 가꾸시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가 되어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루를 것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곁을 떠나시면서 마지막으로 당신께서 부여주신 사랑으로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살라 명령하십니다.

 

  주님이 보여주신 사랑은 우선 탐욕에 의해 멀었던 눈을 뜨게 해줍니다. 닫혔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줍니다. 사람은 사랑을 통해서만 사람 그 자체를 알아보게 되고,사랑을 통해서만 참으로 사람의 소리를 알아듣게 되고,온갖 차별을 알아보게 되고, 사랑을 통해서만 참으로 사람의 소리를 알아듣게 되고, 온갖 차별을 뛰어넘어 오직 사람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빈부의 격차도,신분의 높고 낮음도, 인종의 차별도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사람 안에는 오직 친구만 있을 뿐입니다.

 

  사랑하면 서로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느낌으로 알게 되고,표현하지 않는 것,또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까지도 감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신비입니다. 따라서 복음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기켜 그분의 사람안에 머무르는 것처럼,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요한 15,12)

 

  사실 예수님께서는 말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당신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가장 큰 사랑을 스스로 보여주시며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진정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의 모범에 길들여지기를 원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나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합시다. 그래서 그 주님의 말씀으로 서로 사랑하며 삽시다.

 

 

<시니어 컬럼(13)>

 

신노인의 등장

 

  오늘날의 노인세대 가운데에는 '신노인'이라고 하는 새로운 노인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신노인이란 현재의 노인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노인세대로 길어진 평균수명과 질적으로 향상된 건강조건 높은 교육수준과 구매력을 갖춘 노인들로 노년기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1945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사람들로 지난해 무렵부터 은퇴하기 시작하여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변화를 주도하면서 향상된 노년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신노인들은 이전의 노인세대와 구분될 만큼 숫자가   많으며 전쟁 후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고 자란 세대답게 교육수준이 높고,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높은 소비욕구와 강한 자의식을 가지며,적극적으로 정치활동에 참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노인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은 이전의 가난하고 무력하며 의존적인 노인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기에 충분할 뿐더러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높은 권한을 행사하게 된 것입니다.

 

 신노인들은 이전의 노인과는 생활양식이나 사회참여 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입니다. 이들은 활동적이며 오래 일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하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추구하려 하지요. 또한 자녀관계보다는 부부관계와 자신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고 자신을 단순히 노인으로 규정지으려 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노년기의 생활을 더욱 활기 차고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하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신노인들은 취업이란 자원봉사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나이를 초월하여 주도적으로 관여함은 물론 지역사외에 영향력을 행사하며,인터넷이나 마라톤 같은 젊은이 위주의 활동영역에 도전하거나 학업을 계속하기도 합니다. 누훨계 역시 계획된 지침 아래 독립을 추구하고 여가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삶을 즐길 줄도 압니다.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이전의 노인세대가 상속의식이 강했다면 이들은 자신을 위해 쓰다 남으면 상속하거나 사회에 환원하려 합니다. 노년의 잠재력 개발과 문제예방을 강조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려는 겁니다.

 

  이러한 신노인의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눈을 띄고 텔레비전 같은 대중매체에 자주 소개되면서 이들의 존재와 이미지는 노화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뿐만 아니라 한구 노인 개개인의 생활양식과 정체성에도 중요한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집필해 주신 임송은 헬레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임송은 헬레나.대전보건대학교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입당인사:

주님 현존의 선포이며,주님을 내어 줌

 

  사제는 양팔을 벌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그러면 교우들은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또한 사제와 함께."이 사제의 인사와 신자들의 응답은 전례를 거행하려고 모인 교우들 안에 임마누엘이신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선포합니다. 또한 사제가 팔을 벌리며 인사하는 동작은 신자들을 그리스도의 가슴으로 포옹한다는 뜻뿐만 아니아 주님을 신자들에게 '내어줌'을 목표로 합니다. 실로 사제가 인사할 때 그리스도께서 몸소 당신의 공동체에 인사하시고, 사제가 팔을 벌릴 때 그리스도께서 몸소 은총과 평화를 내려주십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19)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한 여름의 백일홍(백일홍):

김연이(율리안나),한신애(아가타),이현(안토니오)

김연이
(율리안나)
한신애
(아가타)
이현
(안토니오)
출신지 미상 충청도 보령 출생 경기도 여주 출생
1801년 7월 2일 한양 서소문밖에서 참수(모두 나이 미상)

  김연이,한신애,이현 세 순교자는 1801년 7월 2일 다른 6명의 교우들과 함께,즉 모두 9명이 같은 날,같은 장소에서 참수를 당하였다. 7월이면 한 여름으로 조선시대에는 일반적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계절이었다.

 

  조선은 농업을 근본으로 삼는 국가여서 농사에 해가 되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만물이 생장하는 봄과 여름에 사람을 죽이면 죽은 자의 원기가 천지의 조화로운 기운을 해쳐 자연재해가 발생한다하여 사형도 '때를 기다려'(待時) 추분(9월 23일경)이 지난 다음에 집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의 겨우 '때를 기다리지 않고'(不待時)집행하였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우히려 더 나라에 해를 끼친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풍습을 감안한다면 7월 2일에 함께 순교한 분들은 그만큼 중대한 범죄자로 다루어졌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정부에서는 천주교를 사학한 가르침(邪敎)으로 규정하고 신유박해(1801년) 때에는 교우들 중 지도자나 양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엄히 다스렸다. 이현은 양반이었고, 김연이와 한신애는 신분은 높지 않으나 여성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으므로 때를 기다리지 않고 처형되었다.

 

  조선시대에 많은 여성들은 이름 없이 살아갔는데 김연이와 한신애도 그러하여 김연이는 율리안나,한신애는 아가타라는 세레명만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둘이 체포되어 심문을 받고 사형판결을 받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그 이름으로 우리는 그분들을 기억한다.

 

  한 여름이면 배롱나무라고도 불리는 백일홍이 빨갛게 꽃을 피우는 때이다. 이 나무는 껍질이 없는 것처럼 매끈하여 사람으로 치면 옷을 입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뜨거운 여름동안 두 달이  넘게 오래도록 꽃을 피우기에 백일홍(百日紅)이라 불린다. 한 여름에 꽃을 피우고 있는 이 나무를 보면 자연스럽게 순교자들이 생각난다. 껍질도 없어 보일 만큼 헐벗었으되 뜨거운 열기를 이기고 빨갛게 오래도록 꽃을 피우는 모습이 참으로 그분들을 닮았다. 화려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피어있는 모습은 더욱 그러하다.

 

  세상에서는 이름 없이 한 생을 살아온 김연이(율리안나)와 한신애(아가타),양반이라는 좋은 명함은 있었으되 다 사라지고 이현(안토니오)으로만 기억되는 이분들은 한 여름에 핀 백일홍들이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곧 피어날 백일홍을 보며 이분들을 비롯한 많은 순교자들로 인해 우리가 신앙을 물려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스치는 바람도

떨어지는 꽃잎도

푸르고 푸르러

내 마음 키우는

오월!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