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주일)2012년 4월 15일(나해)

모든 2 2021. 4. 17. 23:56

「하느님의 자비는 부활」 유창연 신부(2011,「최명철 作」정하상교육회관)

"하느님의 자비는 바로 우리 인간이 부활을 체험하는 것!"(요한 20,27)

 

+  요한 복음 20,19-31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저의 하느님!"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말씀의 향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님의 사랑 성령의 도움이라면.." -강전민 스테파노 정림동 주임

 

  새벽녘에 예수님의 부활을 본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을 만나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제자들은 기뻐한 것이 아니라 어느 집에 모여 문을 닫아 걸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아직도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였고 제자들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주님의 부활보다 자신들의 안위가 더 걱정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제자들의 모습은 한심스럽고 답답하고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자들의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정도의 믿음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현재 우리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도 현세의 삶에 매달려 하느님을 뒤로 하고 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시간과 여유가 있어야 신자 생활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십시오.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보다 더 기쁜 말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음이 두려우십니까? 불안하십니까? 믿음이 흔들리십니까? 주님이 주신 평화의 선물을 받으십시오. 여러분도 평화의 주님을 뵙고 기뻐 어쩔 줄 모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부여하고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까지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배반한 제자들에게 용서의 권한을 주셨을까?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그 무엇보다 더 큰 죄를 예수님으로부터 용서 받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예수님의 사랑인 성령의 도움이라면 제자들이 용서를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부족한 제자들을 통하여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큰 사랑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성령을 받은 신앙인이라면 용서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용서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여러분의 마음에 말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용서를 통하여  진정한 부활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려고 하는 것임을 기억하시고 이 시간 용서하기 어려운 한 가지를 용서하십시오. 한 주간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시니어 컬럼(9)>

 

의존성의 증가

 

노년기에 증가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의존성인데요, 노화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노인이 되면  신체적,경제적,사회적으로 능력이 쇠퇴하기 마련인데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우리나라의 경우,노부모들은 주로 자녀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십니다.그런데 어떤 관계라도 한 쪽으로 치우친 일방적인 의존은 좋았던 사이에도 금이 가는 게 현실이므로 부모자녀 관계도 예외는 아니라는 거지요.

  특히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성인자녀들은 먹고 사는 일이나 자녀  뒷바라지하기도 성인자녀들은 먹고 사는 일이나 자녀 뒷바라지하기도 벅찬데 병들고 연로하신 부모님까지 책임져야 하니 부담이 될 수 밖에요. 어르신 입장에서는 안 쓰고 안 입고 허리띠 졸라매며 자식 키워놨더니 이제와 홀대 받는다고 느껴지면 자녀가 괘심해지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습니다. 급기야 상실감이 크신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짐스러운 존재라고 느끼실 때,자살이라는 돌이키기 힘든 상황까지 번진다는데 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10여 분의 노인이 자살을 하는데 알고 계셨습니까?

 

  우리나라 노부모들은 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로 장남에게 도움을 요청하시고,병들어 누군가의 수발을 받아야 할  경우에는 며느리에게 대개 의존을 하십니다. 부부가 함께 사신다면 배우자가 간병을 하지만 고령층으로 갈수록 여성노인이 혼자되신 경우가 많아 간병은 며느리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울적하시거나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으실 때에는 막내딸에게 주로 털어놓으시며 속내를 보이고 싶어 하시니 막내 딸 되시는 분들은 멀리 시집가지 마시고 부모님 살고 계신 가까운 곳에서 정착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이렇듯 노년기에 늘어나는 의존의 내용을 미리 알고 준비하여 자립을 유지할  수 있다면 노년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경제적으로 덜의존하려면 살림규모를 줄여 절약하고,계획을 세워 지출하며,경로제도를 적극 이용하고, 연금이나 국가보조금 제도를 잘 알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살고 계시는 곳의 주민자치센터나 구청,시청의 사회복지계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요. 건강히 오래 사시려면 내 몸은 내가 지켜야겠다는 각오와 의지로 몸이 내는 소리와 변화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나를 보살펴줄 사람은 며느리임을 잊지 마시고 평소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셔야 합니다. 사람은 노화와 더불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점차 줄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 일들은 증가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어르신 자신의 노력과 준비정도에 따라 의존의 정도는 개인차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임은송 헬레나.대전보건대학교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미사의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

 

   미사는  오랜 세월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온 기본 구조에 따라 시작예식과 말씀전례,성찬전례와 마침예식 이렇게 네 부분으로 구분되지만 크게는 말씀전례와 성찬전례 두 부분으로 요약됩니다. 말씀전례는 입당부터 독서와  강론,보편지향기도까지이고,성찬전례는 빵과 포도주의 봉헌부터 감사기도,영성체까지입니다. 하지만 말씀전례와 성찬례는 함께 "하난의 예배 행위를"이루고 있습니다.실제로 성찬례에서 우리를 위하여 차려진 상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식탁이며 동시에  주님의 몸을 받아먹는 식탁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15)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정복혜(칸디다)와 정철상(가롤로)

 

  정복혜    한양 인근에서 출생

(칸디다)   1801년 5월 14일 한양 서소문 밖에서 참수(나이 미상)

  정철상    경기도 광주 출생

(가롤로)  1801년 5월 14일 한양 서소문 밖에서 참수(나이 미상)

 

  같은 정씨 성을 가진데다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함께 순교하신 분들이어서 가족,관계라도 될 듯 싶지만 두 분은 출생지,거주지,신분,성별까지 모두 달랐다. 같은 길을 걷다가 함께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는 것 외에는.

 

「사학징의」라는 책의 기록에 따르면 정복혜(칸디다)는 "시골의 천한 노파"로 두번 결혼하였으나 모두 남편을 잃은 처지여서 흔히 '정 과부'라 불렸다. 1790년 무렵 교리를 배워 입교한 그녀는 신자들 사이의 연락을 도맡아 하고 교회 서적을 팔았을 뿐만 아니라 교리를 강습하거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열심이었다. 이런 역할을 하다 보니 남자,여자를 고루 만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으나 조선의 법도에서 친척이나 잘 아는 사람이 아닌 남녀가 서로 만나든 것은 큰 문제가 되었다. 이런 연유로 서로 만나는 것은 큰문제가 되었다. 이런 연유로 그녀의 사형선고문에는 "너는 남자 교인들과 얽혀서 부녀들을 가르쳤고,사악한 책과 더러운 물건들을 모아..사학을 전파할 계책을 삼았으니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다."고 적혀 있다.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정철상(가로로)은 유명한 양반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는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이고 그 삼촌은 다산 정약용(요한)이다. 아버지에게 신앙을 배운 그는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 아버지가 투옥되자 감옥 근처에 머물면서 옥바라지를 하였다. 중국인 주문모(야고보)신부의 행방을 캐는 과정에서 아버지 정약종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관원들은 아들 정철상을 잡아들여 대신 심문을 하였다. 하지마 그 역시 아버지처럼 꿋꿋하여 아무런 답을 얻어낼 수 없었다.

 

 정철상은 옥에 있는 동안 짚신을 삼아 먹을 것을 마련해야 했다. 법적으로는 죄수에게도 약간의 먹을 것이 주어지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옥바라지를 하는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먹을 것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먼저 순교한 이후 지방이 풍비박산 되었으니 누가 옥바라지를 해주겠는가?

 

  1801년 5월 14일 정철상은 한 달 전인 4월 8일 아버지가 먼저 참수당한 서소문 밖으로 끌려 나갔다. 그날 모두 6명의 교우들이 함께 참수되었는데 정복혜도 포함되어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한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는 사람인데 그날 동행이 되었다. 시골의 천한 노파인 정복혜와 나이는 모르지만 20대의 양반 청년이었을 것이 분명한 정철상이 친구(敎友) 되어 같은 길을 갔다.

 

 

 

 

믿음이란

 

너와 내가

아는 것이며

보이지 않는 것을

신뢰하는 것

 

글.그림 이순구 (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