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부활 제3주일 2012년 4월 22일(나해)

모든 2 2021. 4. 18. 00:08

「평화가 너희와 함께」임민수 신부(2012)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주셨다."(루카복음 24,40)

 

  + 루카 복음 24,35-48

 

<성경에 기록된 대로,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 무렵 예수님의 제자들은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말씀의 향기>

 

증인들의 사명  "기쁜 소식이 온 세상에"  -한태호 미카엘 만년동 주임

 

  "평화가 너희와 함께"

  엠마오에서 돌아온 제자들과 다른 제자들이 그들이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그들 가운데 홀연히 서시어 건네신 첫 인사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무서고 두려워 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 부활의 열매인 평화를 선물로 주고 계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유령으로 알고 놀랐던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음을 믿게 하시려고 손과 발을 보게 하시고,만지게 하시고,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잡수시기까지 하십니다.

  "바로 나다"즉 지금 제자들 한 가운데 계신 분은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시려 제자로 부르시고, 나의 배반과 죄를 대시하여 나를 구원하시려고 아버지 뜻대로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시어 돌아가신 바로 '나의 주님,나의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던 제자들에게 부활을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지길 바라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표현인 것입니다.

  간절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구세주이심을,당신을 믿고 따르면 구원될 수 있다고,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시려고 당신의 생명까지도 아낌없이 내어주시면 간절히 원하셨습니다.

  우리가 구원되기를,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간절히 원하셨습니다.

  이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주시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며,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온세상에 퍼져야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예수님 부활의 증인인 우리들에게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증인들의 사명.

  이것은 세레를 통해 주님의 죽음과 생명에 참여하게 된 우리들도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신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하는 중대한 사명이 주어졌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전하시던 그 사명이 이제 우리에게 있음을 잊이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니어 컬럼(10)>

 

행복한 조부모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대부부의 어르신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얻게 되고 조부모로 살아가는 기간이 무려 30년 가까이 됩니다. 조부모라면 누구나 이 오랜 기간 동안을 사랑과 존경을 받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살고 싶어 하시지요.

 

 조부모에게 손자녀는 이 세상에 왔다간 흔적을 느끼게 해주고,재롱을 보면 절로 웃게 되고, 살아오면서 알게 된 지혜를 가르쳐 주고 싶고,못 다한 것들을 손주들이 이루어주면 좋겠고, 우리 가정의 전통을 이어줄 핏줄이기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존재입니다. 손자녀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엄마,아바한테서 못들은 동화나 가족의 역사를 들을 수 있고, 가끔씩  용돈도 주시니까 든든하고,무엇보다도 엄마한테 혼났을 때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시니까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조부모와 손자녀 사이가 늘 소중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결혼한 아들,딸들이 외출한다고, 직장에 나가야한다고 아이들 대신 봐달라고 맡기러 오면 내키지 않아도 돌보아 주어야 하고 자녀 이혼 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된 죄로 손주들을 데려다 부모대신 키우고 책임을 지기도 합니다. 한편 손자녀들은 할머니,할아버지가 시시콜콜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싫어하거나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피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조부모와 손자녀 사이가 가깝고 좋으려면 그 가운데 있는 부모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 중에서는 특히 자녀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엄마의 영향이 매우 크지요. 자녀들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얼마나 어떻게 시집살이를 시키면서 힘들게 했는지 하소연하고,지나간 일들을 사사건건 흉보고,딸에게는 시부모 모시는 자녀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좋아하며 존경하겠습니까?

 

  엄마라는 이유로 내 자녀와 조부모 사이에 끼어 두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해서는 안 될 뿐더러 사실 그럴 권리도 없습니다. 반대로 손자녀가 조부모님을 친근하게 여기고 내부모를 낳아주신 고마운 분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부모님께 꼭 아이들을 데려가고,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 가거나,자녀들이 조부모님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같이 고개를 맞대고 퍼즐을 맞추어도 좋고,게임을 해도 좋고,같이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도 좋지요.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손주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잘 따르기도 하고 손님으로 대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에 조부모와 손자녀의 관계는 순전히 부모의 마음과 행동에 따라 완성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임송은 헬레나.대전보건대학교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미사의 구조 중 시작예식은 무엇인가요?

 

  시작예식은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미사에 올바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듣고(말씀전례)주님의 몸을 합당하게 받아 모실 수 있도록 (성찬전례)마음의 정화를 이루게 해줍니다. 결국 시작예식은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자신의 잘못과 부족함을 고백하고,자비와 용서를 청함으로써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시간입니다. 시작예식은 입당 및 십자성호와 인사말,참회예식과 대영광송(주일 혹은 축일과 대축일)을 노래한 후 사제의 본기도로 바쳐지고,말씀전례로 연결됩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16) 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주보 성녀의 삶을 따라 : 심야기(바르바라)와 윤점혜(아가타)

 

   심아기     1783년 경기도 광주 출생

(바르바라)   1801년 포도청에서 장사(18세)

 

  윤점혜      1778년 경기도 양근 출생

 (아가타)     1801년 경기도 양근에서 참수

 

  우리는 세례명을 어떻게 정하였고,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가? 보통 유아 세례를 받을 경우 생일에 가까운 성인(성녀)의 이름을 선택하거나,어른이 되어서 영세하는 경우에는 본받고 싶은 성인이나 유명한 성인을 선호한다. 어떤 신자들은 세례명이 예쁜 성녀의 이름을 택해 예쁜 별칭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초기 조선 교회의 신자들은 세례명을 참으로 큰 의미를 두었다. 단순히 세례를 받으며 부여받는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본래 이름,즉 '본명'(本名)으로 여기며 그 이름을 사용하였고, 그 성인(성녀)의 삶을 본받으려고 노력하였다.

 

  심아기의 주보 성녀 바르바라와 윤점혜의 주보성녀 아가타는 모두 동정으로 살다가 순교하신 분들이다. 바르바라는 자신이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된 것을 안 아버지로부터 참수를 당한 성녀이고, 아가타는 어려서부터 일생을 하느님께 동정으로 봉헌하기로 결심하며 살던 중 청혼을 거절당한 한 고관에 의해 순교한 성녀였다. 심아기와 윤점혜는 모두 이런 성녀들의 삶을 따라 평생을 동정으로 살기로 결심하였으나 그것은 조선의 여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삶의 방식이었다.

 

 동정 생활이란 몸과 마음 모두를 오롯이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인데 하느님 믿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조선 왕국에서 나라의 풍습까지 거슬러가며 여자의 몸으로 혼자 살아가려면 남다른 인내가 필요하였다. 윤점혜의 경우 혼기가 차자 어머니가 마련해 둔 혼수 옷감으로 남자옷을 지어 입고 사촌 오빠의 집으로 도망가서 오랫동안 숨어 살았다.집안에서는 그녀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에 집으로 돌아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동정 생활을 계속하였고, 나중에는 한양에 있는 강완숙(골롬바)의 집으로 가서 동정의 뜻을 같이한 여자 신자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 더 나아가 그녀는 "나도 아가타 성녀처럼 순교자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주보 성녀의 삶이 자신의 삶이 되기를 바랐다.

 

  이후 그들은 실제로 자기 주보 성녀들처럼 되었다. 심아기(바르바라)는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포도청에서 매를 맞아 순교할 때까지 동정의 삶을 살았고, 윤점혜(아가타)는 자신이 바랐던 대로 아가타 성녀가 갔던 순교의 길을 따랐다.

 

  우리는 세례명을 갖고 살아가는 신자들이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 지어주었든,스스로 선택했든 그 이름은 이제 자신의 것이다. 한 번쯤 자기 이름의 성인(성녀)들이 어떤 분들인지 숙고해볼 일이다.혹여 따라갈 수 있다면 따라도 가보고.

 

 

 

 

그 고통의 신비

가슴에 담아

 

내 삶의 한줄기

빛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지키오리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