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손」(2012), 김용호 신부
"이 손을 통해 누군가가 주님을 만나기를"
+ 마르코 복음 2,1-12
며칠 뒤에 예수님께서는 다시 카파르나움으로 들어가셨다. 그분께서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셨다.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부을 벗시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 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율법 학자 몇 사람이 거기에 앉아 있다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그들이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을 당신 영으로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하고 말한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말씀의 향기>
아멘!!! "참으로 진실로" - 김홍천 베드로 노은동 주임-
신앙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에 '아멘'이라는 단어가 있다. 기도의 끝은 언제나 '아멘'으로 끝난다. '아멘'이라는 용어는 대부분 잘 알고 있듯,'동의한다'라는 희랍어 동사에서 기원하며, 오늘날 '으로 , 진실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앞서 기도한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개인적인 소망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인 소망에도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마음으로 동의함을 뜻한다.(박도식,「가톨릭 교리 사전」 참조)
오늘 제2 독서에서 신앙인들은 '아니오'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하는 사람들, 곧 '아멘'해야 하는 사람들임을 알려주고 있다. 물론 불의와 잘못된 것에 대한 '예'와 '아멘'은 아니다. '아멘'은 하느님이 원하시고 바라시는 것에 대한 투신과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참여를 다짐하며 응답하는 믿음의 표현이다. 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아멘'을 외치는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와 내적 평화를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아멘'은 한 마디로 믿음의 최고 표현이 아닐까 싶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진정한 신앙인들을 보면 한결같이 '아멘'하며 응답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의 죽음으로 '아멘'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 주셨다. 성모님의 일생 역시 '아멘'의 삶이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외줄타기 달인인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수십 미터 상공에서 외줄을 타는 묘기를 보이기로 하고 그날은 좀 더 고난이도의 묘기를 선 보였다. 모여있던 관중들은 달인이 양손을 묶고 외줄을 탔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고, 두 눈을 눈가리개로 덮고 외줄을 탔을 때 "우리는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은 최고입니다."라고 외치면서 그가 최고임을 추켜세웠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을 목마 태워 외줄을 탔을 때 그가 이 세상에서 외줄타기의 최고 달인임을 박수와 환호로 인정해 주었다. 이때 갑자기 달인은 한 가지 제안을 하기로 하고 관중들에게 묻는다. "저를 믿습니까?" 이구동성으로 사람들은 그를 믿는다며 일제히 기립해서 환호의 박수를 쳤다. 달인은 제안을 하였다. '여러분들 자녀 중에 한 아이를 목마 태워 다시 한번 외줄을 타겠습니다." 순간 관중들은 찬물을 끼어 얹은 듯 조용해졌고, 끝내 어떤 아이도 앞에 나오지 않았다.
'아멘'을 수없이 입으로 말하면서도 '아멘'의 삶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를 주님께 이끌었던 봉사자 네 사람의 마음 속에 뿌리 박힌 '아멘'정신을 잊지 말아야겠다.
<시니어 칼럼(3)>
아름다운 습관
노년기에 제일 먼저 달라지는 건 당연히 신체적인 변화입니다. 사실 노인이 되어서 나타나는 건강 문제는 이미 노인이 되기 이전부터 잠재해 있다가 신체기능이 쇠퇴하는 노년기에 고개를 내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생을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살아왔고 어떤 생활습관을 가졌는지, 운동은 얼마나 하며 살았는지 등등 이런 평소의 행동들이 쌓여 노인이 되었을 때 신체적인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의 건강수준은 개인차가 아주 심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90% 정도가 관절염,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치매 중 한 가지 이상으로 고생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장기간의 치료나 요양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처럼 만성질환은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노인 자신에게는 삶의 질을 떨어트린고 가족들은 치료비나 약값, 돌봄 비용 등을 책임져야 하므로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그러니 노년기의 건강문제는 가족 모두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년기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노인이 되기 이전부터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한다면 좀 더 나은 노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며 몸을 끊임없이 움직여 주어야 합니다.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것은 과식을 하지 않으면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말하는데 하루에 먹는 음식의 가짓수가 40가지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김치 한 가지에도 배추, 무, 파, 마늘, 생강, 고추까지 6가지를 먹는 것이니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하루 세끼를 통해 40가지를 먹는 것이 가능한다는 얘깁니다. 육식과 채식의 비율은 2대 8이 좋고, 맵거나 짠 음식, 그리고 튀긴 음식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식사하실 때 늘 의식하셔야 할 점은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드시는 일입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영양가가 별로 없고 비만의 원인이 되니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노년기에 필요한 영양분은 단백질과 칼슘입니다. 각종 살코기류와 계란, 우유, 두부를 비롯한 콩 종류의 음식이 좋습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노인들이 혼자 식사를 하면 대강 있는 것 가지고 식사를 하게 되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면 저절로 적극적인 식사준비를 하게 되고 친구를 사귈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음식을 맛나게 드신 후에는 몸을 움직여 보세요. 자연을 벗 삼아 매일 하는 산책을 훌륭한 운동이며 건강에 좋고 친구와 함께라면 기분도 좋아 일석이조입니다.
-임송은 헬레나. 대전보건대학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성당에 들어갈 때 왜 성수를 찍어 성호를 긋는 건가요?
그리스도교에서 물의 신학적 의미는 생명과 풍요, 죽음 그리고 정화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성당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례를 기억하며 하느님께 속하지 않는 모든 것, 생각과 원의, 탐욕과 근심, 미움 등을 버리고 깨끗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바치며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이 성수로 저희 죄를 씻어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이처럼 우리는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성스러움을 방해하는 죄스런 악을 멀리하고, 더러운 것을 말끔히 씻어 냄으로써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7) 김정환 신부. 내포교회사연구소장
갈라지지 않는 마음 : 조용삼(베드로), 이중배(마르티노)
조용산(베드로) | 경기도 양근 출생 1801년 3월,경기도 감영에서 옥사 |
이중배(마르티노) | 경기도 여주 출생 1801년 4월 경기도 여주에서 참수 |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들 중에는 하층민들이 많다. 신분의 굴레로 인해 사람대접을 제대로 못 받던 그들에게 "다 같은 하느님의 자녀들"이란 가르침과 교우들의 구체적인 실천은 그야말로 복음(기쁜 소식)이었다.
조용삼(베드로) 역시 이러한 신자들 중 하나였다. 그는 생김새도 보잘것없었던 데다가 서른이 남도록 결혼도 못한 처지여서 주변 사람들의 놀림감이었다. 집이 너무 가난하여 아버지와 함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더부살이를 하러 간 곳이 마침 교우 집이어서 입교하게 되었다. 이후 유명한 양반인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다산 정약용의 형)에게 교리를 배우게 되었는데 그가 자신의 열성을 칭찬하며 대우해 주자 신앙심이 점점 더 깊어졌다.
1801년 박해가 일어나면서 조용삼은 아버지와 함께 경기도 감영으로 잡혀갔다. 아버지가 고문에 못 이겨 배교를 하였는데도 관장이 조용삼에게 "네가 배교하지 않으면 네 아버지도 함께 죽이겠다"라고 위협하자 그 역시 배교하고 풀려났다. 이후 관가 문을 나설 때 마침 잡혀오던 이중배(마르티노)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조용삼을 크게 꾸짖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여 아버지는 집으로 가라하고 자신은 다시 관가로 들어가 배교를 취소하였다. 이렇게 하여 둘은 감옥에서 함께 지냈고 그때까지 영세를 받지 못한 조용삼은 옥에 있는 교우들로부터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조용삼은 배교를 취소했다는 이유로 더 혹독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누구도 꺽지 못할 한마디를 남겼다. "하늘에는 두 명의 주인이 없고, 사람에게는 두 마음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천주님을 위해 한 번 죽는 것뿐이며, 다른 말씀을 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를 타일러 함께 순교의 길을 간 이중배 역시 마음에 새겨야 할 한마디를 남겼다. 의술이 좀 있었던 그가 감옥에서 오히려 병을 더 잘 고치자 사람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처방을 묻자, "특별히 처방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저는 다만 천주의 가르침을 따를 뿐이오. 불살라도 타지 않는 책들이 제 마음속에 있소"라고 대답하였다.
이처럼 하느님을 향해 오롯이 서 있는 상태를 바오로 사도는 "갈라지지 않는 마음"(1 코린 7,34 참조)이라 했다. 갈라지지 않은 마음을 누가 무엇으로 갈라놓을 수 있겠는가!
새들도 길을 떠난다.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 길을
팽팽한 깃털로
가로지른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토)
여보게,친구여!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헐뜯는소리,
그리고 군소리,불평일랑 하지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모르면서도
적당히 모르는 척,어수룩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편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말고,
적당히 져 주구려
한 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늘그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지 말이지만,이것은
사실이라오
친구여!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세월은 잡을 수가 없다오
그대는 뜨는 해,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살아가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부디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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