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1년 주보

예수 성탄 대축일 2011년 12월 25일(나해)

모든 2 2021. 4. 13. 22:03

"성탄의 봉성체"

노승준 신부 (2009)

 

  +  요한 복음 1,1-18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었다. 그 치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당시늬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쳤다. "그분은 내가 이렇게 말한 분이시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말씀의 향기>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날  "통해서 함께 안에서"  -배승록 F.하비에르.서산동문 주임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합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온 인류가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님의 생일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오늘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2000여년 전 이스라엘 땅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가난하게 생활하셨고,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셨고,그리고 가난하게 죽으셨던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온 몸을 투신한 젊은 투사,나자렛 청년 예수님의 생일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나약한 인간이 되신 사건입니다. 결점 투성이고 욕심 많고 이기적이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취한 하느님께서 어떻게 인간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그 해법을 찾게 된 날입니다. 그 해법은 '사랑'이신 하느님이 직접 인간이 되셨다는 사실입니다. 배고파 봐야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고,가난해 봐야 가나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도와줄 수 있습니다. 내가 얼마나 나약한지를 알아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고 사랑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직접 인간의 마음도 알고,인간으 부족한 부분들도 체험해 보시고, 나약한 인간으로 직접 넘어져 보기도 하시고, 그래서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베풀어 주시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이 되신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이 되셨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굳이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실 필요도 없으셨을 테데,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같이 기쁜 날,우리는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통해서'하늘에만 계신 줄로 알았던 아버지 하느님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이 성탄절이 기쁩니다. 우리는 하느님이시면서 친히 인간이 되신 아기 예수님과 '함께'생활하게 되면서 이제 외롭지 않게 하느님과 함께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되어,오늘 예수 성탄 대축일이 기쁩니다. 우리는 인류의 구세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 '안에서' 불안하기만 하던 우리 인간의 역사(歷史)가 하느님의 역사(歷史)로 바뀌었기에,예수님의 탄생일인 오늘이 기쁩니다. 오늘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 되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시니어 컬럼>

 

사교생활을 직업으로 삼으라(1)

 

  인간은 늑대다 돌고래처럼 무리지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동물로 살아왔고 집단의 일부로만 생존이 보장되었다. 아마존 정글에서 혼자 고립되어 생활하는 사람은 없으며 언제나 종족단위로 살아 가고 있다. 대자연 속에 홀로 선 인간이란 존재할 수 없다. 고립은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자연계의 동물 중 파충류는 분노,공포,공격같은 주로 부정적인 반응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반면,포유동물인 인간은 사랑,기쁨,쾌감,유희 등 긍정적인 감정과 열정적인 감정에 의해서 움직인다.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가? 파충류가 애초부터 홀로 생존하도록  만들어졌다면 인간은 집단으로 협동하도록 말들어져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는 감정의 뇌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그 명칭은 대뇌 변연계(limbic brain)이다.

 

  소련이 붕괴했을 때,수많은 러시아 남성들은 구체제를 대신할 대안이 없자 자신들의 소속감과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자하는 마음을 상실하여 커다란 혼란이 발생하였다. 불과 몇 년 안에 러시아 남성의 평균 수명은 64세에서 57세로 곤두박질쳤고,심장발작과 암의 발생률이 치솟았고, 우울증,알코올  중독,사고 및 폭력으로 인한 사망도 급증하였다. 번민에 찬 대뇌 변연계의 울부짖음이었다. 이러한 일은 은퇴 이후의 우리 삶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독신 남성은 배우자가 있는 남성보다 몇 년 더 일찍 사망한다. 암과 심장발작 발병률이 더 높으며 발명하면 생존율은 더 낮다. 화를 잘 내는 남성들은 가장 행복한 남성들보다 사망률이 4배나 높다.친구가 많고 대인 교류가 많은 사람일수록 생존율이 더 높다. 은퇴와 노년은 알코올 중독과 유사한 점이 있다. 은퇴함으로써 사람들과 단절되고,외롭고,절박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신체적 힘을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희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노년들은 유희에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제안한다. 유희란 몸 뿐만아니라 정신상태도 포함하는 것으로 변연계의 핵심이다. 친구나 아내,아니면 운동시합이나 성당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유희를 즐기도록 하자.애완견과 노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마음 속을 모두 터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은 관계 없지만 꼭 위기에 빠졌을 때가 아니라도 진실한 속내를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 또한 단체나 조직의 소속감이 필요하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소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고 본당의 노인대학이나,자원봉사 단체,레지오 등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하도록 하자

 

-한동성 갈리스토.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지요하와 함께 하는 믿음살이 풍경>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3년

 

  <대전주보> 고정 지면에 2009년 7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3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내게 각별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느덧 저녁 해를 보라보는 시절이지만,내 인생을 통틀어 어쩌면 가장 뜨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008년  봄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사고 때 큰 병고를 지른 후 성치 못한 몸으로 문규현,전종훈 신부님과 수경 스님의 '오체투지 순례기도'에 여러 번 참여하였습니다. '용산참사'이후 참사 현장에서 매일 저녁 미사가 거행될 때는 수없이 서울을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6월 86세이신 모친의 말기 폐암과 임파선 암 진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식이요법'이라는 것을 시행하게 되었고, 암세폭 노친의 엉덩이뼈에까지 전이되어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 뒤로는 갖가지 '대체의학' 방법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과 수원 아주대학교를 수없이 왕래했고, 6개월 동안은 집 근처 요양병원을 하루 세 번씩 다녔습니다.그리하여 노친을 다시 걷게 만들고 퇴원시켜 드린 후로는,노친 스스로 식사를 챙겨 드실 수 있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4대강을 지키기 위한 일념으로 자주 출타를 했습니다. 그러다 2010년 11월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명.평화.인권.을 위한 '월요 시국기도회'(여의도 거리미사)가 열리기 시작한 후로는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만사제폐하고 서울을 갔습니다. 올해 11월 21일까지 1년을 꼬박 매주 월요일 서울을 갔고,11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은 단식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께 힘을 보태드리려는 뜻으로 당뇨환자인 나도 저녁을 굶으며 매일 서울을 다녔습니다.

 

  이렇게 시간 쓰고 돈 쓰고 고생을 하면서 하느님께 무한히 감사했습니다. 내게 뜨거운 신앙심과 열정,'용산미사'와 '여의도 거리미사'에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성,그 현장과 길거리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을 베푸신 하느님께 진슴으로 감사했습니다. 오늘의 현실상황 속에서 성당 안에 편한히 앉아 기도만하는 것이 부끄럽고 죄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길위의 예수님과 함께하고자 했고,길 위에서 고난을 겪으시며 내게 위로를 베퓌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3년 동안 '대전주보'에도 열심히 글을 썼고,<향수>라는 장편소설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제 글을 관심과 애정으로 읽어주신 형제자매님들께 감사드리며,주님성탄과 2012년 새해를 기쁨과 희망 속에서 맞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3년 동안 제게 지면을 베풀어 주신 교구청 3년 동안 제게 지면을 베풀어 주신 교구청 홍보국 신부님들과 직원 여러분,그리고 제 글을 말고 고운 목소리로 녹음을 해주신 '귀로 듣는 대전주보'의 자매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집필해 주신 지요하 형제님께 감사드립니다.

 

-지요하(소설가.태안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