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성심성월」(2011),황영준 신부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
+ 마태오 복음 28,16-20
<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때에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보라,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말씀의 향기>
사랑의 네트워크 "세상에서 하늘을 우러러" -이재훈 세례자요한 홍보국장 교구장 비서실장
디지털 사회에서 위성 텔레비전,인터넷,트위트,페이스북을 비롯한 최신 스마트 기기와 같은 모바일 혁명은 전세계를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로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남미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베이징에 폭풍을 몰고 오듯이,국적이 다른 이들과 얼굴도 모르던 이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함께 공존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정보화시대는 그야말로 초연결 사회로 발전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안에서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30대 이하 젊은층의 사망원인 1위로 자살이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너무 쉽고도 빠르게 퍼진 악성루머로 인해 유명인들도 무력감이나 대안의 부재로 자살을 선택하기에 이릅니다. 인터넷은 집단지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긍정즉인 일에 지혜를 모으는 장점이 있는 반면,무분별한 악플(악성댓글)로 사회문화나 진실을 손쉽게 왜곡시킨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무분별한 악플이 계속되고 이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무시무시한 사태가 계속되면 사회가 흉흉해지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됩니다. 이런 양상이라면 미래 공동체의식을 잃어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고,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무관심해지며,상대방에 대한 배려에도 인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초연결 사회가 초이기적 사회로 변질되어갈까 우려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실 때 하늘을 우러러 보셨고(마르7,34)오천명을 먹이실 때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셨으며(마태14,19),죽었던 라자로를 살리실 때도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기도를 드리셨습니다.(요한 11,14). 예수님은 항상 당신의 시선을 하늘에 두셨고, 그 하늘의 힘에 연결되어 사셨습니다. 세상에 계시면서도 세상의 힘으로 살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힘으로 사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는 것은 그분이 세상에 시선을 두고 사셨던 그곳에 온전히 되돌아가셔서 영원히 하느님 아버지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회 변화와 함께 한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성장과 변화는 전세계인을 하나의 대가족으로 만들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이 밑받침되지 않는 정보매체의 발전은 사회를 병들게 만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니과 연결되어 사랑의 삶을 사셨던 것처럼,사이버 세상 안에 공존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도 생명을 사랑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사랑으 네트워크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나눔사링 풍경>
무료급식소에 피어난 '사랑의 기적'
-작은 예수님의 행복한 밥집-대전성모의집,빈첸시오의집,천안성모의집
지난 2009년 설연휴를 틈타 무료급식소 주방에 "밤손님(?)이 들어 수저부터 시작해 그릇,밥솥,주전자 등 모든 조리기구를 몽땅 가져가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당장 점심때면 찾아오실 200여면의 어르신들께 어떻게 음식을 해드릴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을 때,이름을 밝히지 않은 후원자자가 떡국을 끓이라며 떡 200인분을 조용히 놓고 사라지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아 두었던 후원금을 탈탈 털어 김밥을 사고 떡과 어묵으로 국을 끓였습니다. 많을 땐 200분이 넘지만 이날을 다행히 150분 정도밖에 오시지 않아 봉사자분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졸인 가슴을 쓸어내리셨습니다. 비록 잠긴 문으로 조리기구는 도둑맞았지만,열린 문을 통해 사랑을 채워주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기적'은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조리기구를 몽땅 도둑맞았다는 소식에 '그간 먹은 점심값도 안 된다"며 익명의 할머니 2분이 각각 50만원과 30만원을 내놓으셨고, 봉사자분들의 정성도 이어져 없어진 수저가 제일 먼저 채워졌고, 그릇과 주전자,냄비 등이 하나둘 채워졌습니다. 오히려 밤손님 덕분에 헐고 낡았던 세간들이 새로 바뀌는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없어진 것은 주방기구뿐이었지만,열린 무료급식소 주방문을 통해 얻은 건 세상의 따뜻한 온정과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는 이웃의 훈훈함,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랑이었을 겁니다.
대전교구 사회사목국에서는 "사랑이 필요한 이웃에게 필요로 하는 사랑을 전하자."라는 지향으로 대전성모의 집,빈체시오의 집,천안성모의 집 3곳의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80-180명,연 10만명이 넘는 작은 예수님들께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전성모의집은 1990년 첫 무료급식을 시작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시는 신자분들,이웃사랑을 위하여 자신의 것을 나누시는 후원자와 은인들,마음을 다해 기도하시는 분들의 힘으로 따뜻한 밥 한끼를 나누며 사랑은 켜져가고 있습니다.
중구 문창동에 위치한 빈첸시오의집은 1999년 대전 중구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어르신들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담긴 음식나눔터가 되고 있습니다.
천안 원성동에 위치한 천안성모의집은 2006년 천안지역의 어려운 어르신들께 정성이 담긴 점심 식사를 대접해 들기 위해 오룡경기장의 한 공간을 임대하여 무료급식사업을 시작하였다가 한끼 100원나눔운동의 도우으로 현재의 보금자리로 자리를 옮겨 더 좋은 환경에서 따뜻한 한끼의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무료급식소를 찾아오시는 어르신들게서는 언제나 밝고 기쁜 마음으로 자신보다 더 몸이 불편하신 분들께 자리를 양보해주시고, 봉사자분들 역시 어르신 한분 한분을 대하는 얼굴에서 기쁨이 넘쳐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장 작은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섬김으로써,더 많은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참된 사랑이 전파되어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배고픔에 굶주리는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는 희망의 밥집이 되어갑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과 함께 무료급식소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께 주님의 은총 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문학 단상>
야생화로 핀 무명 순교자의 얼
"순교자는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야생화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 성거산 성지는 어떤 곳일까? 이곳은 신유박해(1801년)부터 병인박해(1866)가 끝날 때까지 관헌을 피해 이곳에 모여 살던 신자들으 피신처였다. 프랑스 선교 신부님들이 거처하면서 사목을 하던 곳이기도 하며 최연여(베드로),최종여(라자로),배문화(베드로)등 수많은 순교자들이 묻혀 있는 성지이다.
해마다 5월 초면 무명 순교자를 기리기 위한 성거산 야생화전시회가 개최된다. 금년을 7번째 열리는 행사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알차게 변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발전되고 있는 야생화 개발이 눈에 띈다.이곳저곳의 다양한 야생화가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어 봄의 향기를 전한다. 성지에 도착하기까지 약 10여 분간 길 양쪽 오름목에 핀 야생복숭아꽃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국에서 오는 순례객도 해를 달리 증가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야외미사를 드리기 어려워 전시회 개막식 하루 전에 아담한 성당과 피정의 집을 주교님집전으로 축성하였으니 성지개발에 큰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야외 성당을 중심으로 200여점이 넘는 야생화 전시회가 '순례자의 길'을 따라 펼쳐지며 더욱이 문학회의 시화전,미술가의 그림전, 그리고 사진전 등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야생화는 무명 순교자의 내면적인 모습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찮고 보잘것없게 보이지만 혹독한 겨울추위를 이기고 앙증맞게 피어난 아름다움은 한갖 꽃으로만 보기에는 부족하다. 이곳에는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하느님을 증거하다 목숨까지 바친 영적 내면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토박한 고산에서 뿌리를 뻗어 넓히면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그 열정과 절개를 보면 마치 하느님만을 사랑한 무명 순교자의 삶과 너무나 흡사하여 마치 그분들이 야새와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한다. 따뜻한 봄이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용서하듯 우리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무명순교자의 혹독한 고문과 함께 잊혀서는 안 될 역사의 장이 봄의 향기에 녹아내리듯 하느님의 용서가 무엇보다 앞서는 것 같다.
묵상의 길로 잘 가꾸어진 야생화 길에 새겨진 바오로사도의 말씀이 바로 순교자의 뜻이 담긴 듯하여 가슴에 와 닿는다.
"그대는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을 때에 영원한 생명으로 부르심을 받을 것이다."(1티모 6,12)
-익환 바오로.대전 가톨릭 문학회-
보이지 않는 공기를
호흡하듯
주님은
언제나 우리곁에 있습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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