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0년 주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2020년 11월 15일(가해)

모든 2 2020. 11. 17. 19:05

 

정산 성지

충남 청양군 정산면 서정2길 12-2

 

  +  마태오 복음 25,14-30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는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다.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그렇게 하여 두 탈렌트를 더 벌었다.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물러가서 땅을 파고 주인의 그 돈을 숨겼다.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가 나아가서 다섯 탈렌트를 더 바치며, '주인님,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나아가서,'주인님,저에게 두 탈렌트를 맡기는데, 보십시오, 두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을 것이다.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말씀의 향기>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공재호 요셉 국내 유학 겸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시간이 좀 없어서요."

  "정신없이 사느라."

  "경황이 없었네요."

  "제가 돈이 좀 없어서."

  그때를 모면하려 했던 나의 말들이다. 그런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생각해 보니,핑계요 변명에 불과했다. 결국 나는 ○○가 없다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반면에 성경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립 4,13)

 

  주인에게 탈렌트를 나누어 받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오랜 뒤에 주인이 돌아왔고 주인은 그들을 불러 셈을 시작한다. 셈이 끝나갈 무렵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이 그것을 도로 가져와 내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이 모진 분이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두려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능력이 없어서 못했어요."

  그래서 그는 땅 속 깊이 숨겨 두었다고 했다. ○○이 없어서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했고, 감사하지 못했고,나누어 사용하지도 못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겼다. 그의 말은 ○○이 없어서 못했다는 우리의 핑계와 변명거리를 떠올린다. 다시금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립 4,13)

 

  연중 제33주일이다. 곧 전례력으로 마지막이며 갈무리해야 할 시기다. 그동안 여러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이제는 땅 속 깊이 묻어 두었던 탈렌트를 다시 꺼내야 할 때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를 돕는 것도 할 수 있다. 고통받고 외로움에 시달리는 이의 손을 잡아주는 것도 할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수도 있다.

  마지막 때에는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것들을 내려 놓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주님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럴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88.  여러 종교의 장점만 받아들여도 됩니까?

 

  "우리는 이상적 종교 또는 미래의 종교는 기존의 여러 종교들로부터 인류가 만들어 낼 일종의 종합이라고 생각하는 혼합주의를 거부한다."(인도제1차 전국 공의회,11항,1950년)

 

  여러 종교의 장점만 받아들이면 된다는 생각은 모든 종교가 가르치는 진리와 그에 도달하려는 수행이 인간의 윤리 도덕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종교를 그저 자기만족의 도구로 여기는 개인주의적이고 혼합주의적인 사고에 원인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뉴에이지 계통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납니다.

 

  각 개인에게 잠재된 영적 능력을 극대화하여 우주의 영과 일치하는 데에 인생의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 뉴에이지 계통의 사상은 종교의 여러수행방식,고대 종교의 비밀스러운 예식,뇌 과학,약물 복용 등을 혼합하여 하나의 종교 상품을 만들어 이를 강연,명상,음악과 춤,예술등의 형태로 판매합니다. 이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수도 있지만,인간 삶의 옳고 그름과 관련된 윤리를 간과하거나 정하고 때때로 인간 내면의 깊숙한 부분과 관련하여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기에 매우 위험합니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읽는 바를 믿고,믿는 바를 가르치며,가르치는 바를 실천하십시오

 

 

  저는 이 지면을 통해 두 번에 걸쳐 "생태적 회심에서 생태적 행동으로", "식탁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자!"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신앙인들이 누구보다도 먼저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심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만나면서 그동안 안일하게 생각했던 제 마음이 바뀌고 있습니다. "가톨릭 기후학교"를 수강하면서 인류가 재앙의 길로 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한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미리 예견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앞두고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반포하셨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후에도 세계의 움직임이 미비하자 회칙 반포 5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으로 7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에게 먼저 행동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하지만 교황님의 요청이 일선 본당의 일반 교우들에게까지 잘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한국 교회는 이번 추계주교회의를 통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지난 10월 16일에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라는 제목의 특별 사목 교서를 발표했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섭시 1.5도이하로 유지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7년입니다. 그리고 그 주범은 화석 연료입니다. 그래서 "생태적 회개"를 위해서는 이제 개인의 차윈을 뛰어넘어 국가가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 무지합니다.

 

 저도 가톨릭 기후학교를 통해 이제 조금 깨우쳤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한 교육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나가고 일상 속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변화되면 좋겠습니다.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라도 3.4%의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하면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부터 실천하는 마음으로 사제 서품식 때 듣는 이 말씀을 여러분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주세요. '읽는 바를 믿고,믿는 바를 가르치며,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십시오."

 

   -김대건 베드로 신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잎과 꽃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또 피는 날

또 지는 날

 

믿음으로

걸어서 저 하늘까지

함께 가야 할

사 · 람 · 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