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0년 주보

대림 제1주일 2020년 11월 29일(나해)

모든 2 2020. 11. 29. 23:31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2020년 11월 29일(대림 제1주일)~

2021년 11월 27일(대림 제1주일 전날)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 마르코 복음 13,33-37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한밤중일지,닭이 울 때일지,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말씀의 향기>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 정준호 베드로 청소년사목 차장

 

 

  주님의 성탄을 고대하며 영육의 재계를 준비하는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 달력(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오늘입니다.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를 보내는 우리지만 특별히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사랑을 잊지 않고 함께 나아갔으면 합니다.

 

  1독서인 이사야 예언서는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팔레스티나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을 이야기합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경배하지 않고 우상에 빠지며 오랜 유배생활을 하였던 이스라엘 민족,그들 앞에는 현실의 어두움만이 적막히 드리워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예언자는 새로운 예루살렘의 영광을 이야기하며 유일한 우리의 아버지인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나뭇잎처럼 시들고, 우리의 죄악이 바람처럼 우리를 휩쓸어 가는 고통 중에도'(이사 64,5 참조),하느님은 우리를 빚어 만드셨고, 우리는 하느님 손의 작품이기에 이 고통은 사라지고 다시금 아버지 품에 살게 되리라는 구원의 손길을 전합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2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코린토 공동체가 겪고 있는 분열의 위험(1코린1,10 이하 참조)에 대해 말하기 앞서,하느님께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동시에 이 인사에는 코린코 공동체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굳건하고 튼튼하게 신앙의 자리를 잡으라는 권고의 느낌도 매우 듭니다.

  단지 그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희망이기보다 다가올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시는 날,그날을 합당하게 준비해야만 하는 종말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어라"(마르,13,37). 경종을 울리는 말씀입니다.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환난과 개인적으로 지쳐 있는 우리의 삶에 새로운 힘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입니다. 움츠려들지 말고, 당당히 깨어 있으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삶이라는 나무에 생기를 넣어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내어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종말을 준비하며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입니다.

 

  더불어 11월 29일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 시작되는 날로 서울대교구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희년 개막 미사를 봉헌합니다. 신부님께서 태어나신 솔뫼! 충청도(내포)천주교 신앙의 자랑스런 후손들인 우리가  희년을 기쁘게 살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희년의 주체는 '당신은 천주교인이오?'입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관장이 신부님께 던졌던 이 질문에 우리 각자는 어떤 대답을 하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묵상하는 뜻깊은 나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89. 여러 종교 가운데 자신이 믿는 종교가 가장 뛰어나지 않습니까?

 

  "종교는 결코 폭력의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폭력은 인간 안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폭력으로는,특히 맹목적인 공격으로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 가는 테러로 갈등을 해결할 수 없고, 파괴적인 증오하는 집요한 사슬을 만들어 내어 인류와 사회에 해를 끼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1428/2007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메시지,2항)

 

  종교를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세계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사람들은 자신과 종교적 신념이 다른 이웃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일상적인 만남에서도 자신만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부족할 수 있으며,자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근본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근본주의적 태도는 자기 종교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상대방의 종교를 폄화합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는 미성숙한 행도입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를 존중하는 동시에 자신의 종교를 아끼고 그 가르침을 실천합니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출산" '한 몸'을 이루는 부부와 스스로 거기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서 참여하는 사건

 

 

  몇 년 전부터 '비혼'이란 말이 청년들 안에서 간간히 들려오곤 했지만,이제는 스스로 비혼을 선택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비혼모들도 있다. 며칠 전 한 외국인 여자연예인이 비혼 중 아이를 출산하였다. 그녀는 '한 여성으로서'난소 나이 48세라는 진단에 '아이를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선택하였다. 한국에서는 비혼자의 경우 시험관 시술이나 임신이 불법이라 결국 그녀는 고국에서 합법적으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했다.

 

  이로써 요 며칠간 자발적 미혼모 관련 규정이 담긴 생명윤리법,모자보건법에 대한 공론화가 다시 시작됐다. 현행 생명윤리법상 난자난 정자를 기증하거나 체외수정시술을 받을 경우,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남편에게 무정자증이나 심각한 유전질환이 있는 경우로 제한되어 있다. 또한 모자보건법은 난임부부만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이 때도 부부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물론 2019년부터 사실혼 부부도 대상에 포함시켜 시술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1인 가구를 비롯한,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나타난 만큼 전통적인 가족관념의 변화,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인정,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경제,정서적 능력 평가,법적 부부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혼인의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생명의 재생산권을 결정,난임이나 사회적 저출산문제 해결,독신여성과 동성애자들의 체외수정기술(인공수정을 통한 인구재생산의 권리 등등 이에 맞물린 제도적 개선과,인식의 변화,법 개정 등도 함께 요구받고 있다. 이럴 때, 당연히 여러 개선들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먼저 선택할 수 있다면.

 

  비혼부/모,난임부부,동성애부부가 택하는 자녀출산방법인 인공수정(체외수정시술)에 대해 교회는 배아(생명)의 생명존중을 우선한다. 인공수정의 유산율은 자연임신보다 높다. 여기에 임신 성공들을 높이고자 여성의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과배란을 유도하고,동시에 여러 배아를 수정시킨다. (여러 번의 과배란 유도주사로 의학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엄마의 자궁에 착상되지 못한 수정아들은 '잔여배아'라 불리며 냉동 보관한다. 그 후 잔여배아는 연구용으로 사용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 보존 기(5년)이 지나면 폐기한다. 이마저도 배아줄기를 활용한 인간복제,장기 생산 등의 목적으로 수정아를 희생시키려 한다.

  하지만 수정아는 그 자체로 완전한 인간이며,배아의 폐기는 낙태와 다름없는 살인행위이다. 아기를 얻으려는 누군가의 간절함이 잘못된 방법의 선택으로 자신도 모르게 아기를 죽여야 하는 건가. 개인의 좋은 원의(뜻)만으로 생명을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 더욱이 그로 인한 죄의식을 느낀다면 결국 누군가의 생명이 희생됨을 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녀출산과 부부 일치에도 영향이 있다. 이 시술은 시험관에서 난자와 정자를 인위적으로 수정시킨다. 이로써 정자와 난자와 만나는 과정이 생략된다. 생명의 신비도 사라지고, 우월한 생명만이 선택된다. 또한 난자는 여성의 몸에서 주삿바늘로 채취하고,정자는 자위행위로 모으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이 겪는 심리정서적인 부분도 쉽게 배제된다.

  물론 배아를 희생하지 않는 의과학적 발전과 아이를 갖고자 하는 부부나 한 인간의 순수한 지향에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며,이러한 고민 속에 살아가는 부부들,특히 청년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이영일 야고보 신부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대전교구 담당-

 

 

 

새날이 밝았음에

 

내 영혼이

흐르는 눈물로

맑은

한 송이 꽃을 피우고자

오늘도 깨어

기도합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