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골.작은재 줄무덤 성지
다블뤼 주교와 페롱 신부의 사목 중심지
2010년 호남교회사연구소 서종태 박사가 발간한 "박해기 서천지역 천주교회사에 대한 연구"자료집을 통해 그동안 숨겨져 있던 박해시대 신앙 선조들의 삶의 터전과 순교자들의 유해가 묻힌 무덤 터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료집에 따르면 서천지역 천방산 산막골(현 충청남도 서천군 판교면 금덕리)은 1839년 기해박해 이후 산간벽지에 숨어 신앙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던 곳으로 다블뤼 주교와 페롱 신부의 사목 중심지였음이 드러났다.
파리외방 전교회 선교사였던 페롱 신부는 1858년부터 산막골에 거주하며 사목활동을 하였고,1858~1865년까지 보낸 서한들 가운데 산막골에서 1862년 11월 4일 한 차례 산막골에서 서한을 작성하였다. 원래 이 산막골 교우촌에 대해서는 경북 상주시 모동명 신흥 1리에 있는 산막골로 인식됐었으나,페롱 신부의 집주인이자 복사로 활동했던 황기원,황천일 등이 거주했던 곳이 '서천 산막동'이었던 점 등으로 보아 서천군 판교면 금덕리의 산막골이 신앙 선조들이 공동체를 이뤄 산 곳임이 밝혀졌다. 또한,이곳은 황석두 루카 성인 일가가 충청북도 연풍에서 이주해와 1866년 병인박해가 있기 전 10여 년 동안 머물면서 참회와 보속의 삶을 살았던 뜻깊은 교회사적지이기도 하다. 황석두 루카 성인은 페롱 신부와 다블뤼 주교의 한문 선생겸 전교 회장으로 여러 지역과 공소를 동행하며 성무를 도왔다.
특히 서천군 문산면 수암리 산 78번지의 천방산 기슭은 수암리의 독뫼 공소 터와 판교면 금덕리의 작은재 공소 터를 이어주는 고갯마루로 이름 없이 살다간 숱한 신앙 선조들의 줄무덤이 있던 자리였다. 하지만 1994년 천방산 임도포장이 있을 때 파묘되었던 묘지들에서 작은 십자가 등 많은 성물이 출토되었으나 연고가 없어 어딘가에 재매장 되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그 위치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2008년 서천 본당에 정성용 요한 신부가 부임하면서 박해시대 서천지역 신앙 선조들의 삶의 터전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되었다. 서천 본당은 2010년 11월 13일 천방산 고갯마루에서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의 주례로 '산막골 작은재 줄무덤 터 현양미사'를 봉헌하였다. 또한,유흥식 라자로 주교는 2019년 6월 8일 독뫼 공소 성상을 시작으로 작은재 공소까지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 14처,그리고 작은재 공소에서 '부활의 예수님'성상을 축복하였다. 현재 독뫼 공소(수암리 294-6)에서 시작하여 작은재 줄무덤 터,작은재 공소를 거쳐 산막골 성지까지 총 5.5km의 산막골.작은재 교우촌 순례길이 마련돼 있다. 종교의 자유를 살아가는 현대의 신앙인인 우리에게 이순례길은 수많은 역경 속에서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우리 신앙 선조들의 마음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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