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위 초상화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진산 성지
한국 최초로 순교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보고를 기념하는 곳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에 있는 진산 성지는 1791년 제사 문제로 촉발된 진산사건(신해박해)으로 한국 최초로 순교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를 기념하는 곳이다. 조선 후기 천주교회는 미신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던 제사를 금지하였고,그 가르침을 따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실천으로 인해 박해가 일어났다. 그들의 제사 거부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행동이었기에 이를 계기로 전국적인 박해가 일어났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는 1795년 진산에 거주하던 유명한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다. 윤지충 바오로는 일찍부터 학문에 정진하여 25세에 진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이 무렵에 고종사촌 정약용 요한을 통해 천주교 신앙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스스로 교회 서적을 읽고 3년 동안 교리를 받은 후 1787년 정약용의 매형인 이승훈 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후 그는 어머니와 아우 윤지헌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하였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A.Gouvea)주교가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전달하자,윤지충은 권상연과 함께 평소에 가지고 있던 신앙심으로 집 안에 있던 신주를 불살랐다. 또 이듬해 여름 그의 어머니가 사망한 뒤에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유교식 제사 대신 천주교 예절에 따라 장례를 치렀다. 이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여 조정에까지 전해져 온 조정이 소란스럽게 되었다. 불효의 죄로 체포된 윤지충에게 질문이 던져지자,그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형벌과 죽음을 각오하고 덕을 쌓는 것이 효성이 부족한 것입니까?"라고 항변하였고 천주교를 버리라는 말에,"만약 제가 높으신 하느님 아버지를 버린다면,살아서든 죽어서든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하고 대답하였다. 이로 인해 '예수 마리아'를 부르면서 전주에서 순교의 칼날을 받았으니,그때가 1791년 12월 8일로,당시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복자 권상연 야고보는 1751년 진산의 유명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종사촌 동생인 윤지충 바오로로부터 천주교 교리를 배운 뒤에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여 입교하였다. 이후 권상연 야고보는 다른 학문을 접고 교리를 실천하는 데만 열중하였다. 그러다가 1790년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이 내리자,윤지충과 함께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살랐다. 권상연 야고보도 '예수 마리아"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면서 윤지충 바오로와 한날 순교의 칼날을 받았으니 당시 그의 나이는 41세였다. 두 사람의 시신은 9일 만에 친척들에 의해 거둬졌다. 그들의 시신은 조금도 썩은 흔적이 없었고, 형구에 묻은 피가 방금 전에 흘린 것처럼 선명한 것에 놀랐다고 전해졌다. 교우들은 여러 장의 손수건에 순교자의 피를 적셨으며,그 가운데 몇 조각을 북경 구베아 주교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국 천주교 최초의 피의 증거자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숭고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진산 성지에서 그들의 하느님에 대한 순명과 희생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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