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0년 주보

성령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2020년 5월 31일(가해)

모든 2 2020. 6. 1. 07:30

 

한진섭「씨튼 성녀와 소녀」2012,브론즈,개인소장

 

 

  +  요한 복음 20,19~20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서 서시며,"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말씀의 향기>

 

  성령 : 변화의 영   -박성준 세례자요한 성령쇄신봉사회 전담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모든 것이 무서워 조그만 다락방에서 문을 닫아 걸고 함께 기도에만 전념하고 있던 사도들 위에 바람과 함께 혀 모양의 불꽃으로 성령이 임하셨고, 이제 사도들은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밤에 무서워서 모두 도망을 갔던 제자들이,그리고 부활하신 후에도 유다인들이 무서워 주님의 부활하셨음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고 숨어서만 지내던 그들이었지만,이제는 과거의 그런 나약하고 겁 많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기도하러 성전에 모이는 바로 그 시간에 사도들은 그들 가운데서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교회가,유다교와는 다른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교회는 바로 오늘,성령 강림을 교회의 탄생일로 정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성령은 변화의 영이십니다.

  제1독서에서 성령이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로 임하셨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다락방에 모여 있던 제자들이 들은 소리는 "하늘에서 거센 바람부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하늘의 바람 소리,하늘의 숨소리 곧 하느님의 숨결이었습니다. 천지창조 때에 사람에게 당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생기를 주셨듯이 이제 성령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것입니다. 두렵고,망설이고,자신 없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셔서 이제 다락방이 아닌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변화를 주셨습니다.

  또한 성령이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라고 전합니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뜨거운 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기도하며 주님의 약속을 기다리던 제자들 위에 하느님의 강한 힘이,하느님의 영이 임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불이 타오르는 듯한 강력한 성령의 열기를 가슴 깊이 체험하였고, 놀라운 변화의 모습을 갖게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했던 제자들이 이제는 죽음도 개의치 않고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하며 세상에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도들을 다락방에서 변화로 이끌어 주신 성령께[서 오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이 성령을 새롭게 체험하여 세상을 살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돌처럼 단단해졌던 가슴이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으로 변화되어,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진심으로 고백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61. 도교의 수련방법은 무엇입니까?

 

    "다른 종교 전통들에 개방적이고 긍정즉으로 접근할때에도 그들과 그리스도교  계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순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대화와선표 31항).

 

  도교는 도를 체득하여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과 신선이 되는 것을 추구하며 이를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였습니다. 도교의 방대한 경전을 모은 「도장」(道藏)은 부적,주술,귀신을 부르고 부리는 법,치유,풍수지리,천문,별점치지,미래를 예언하는 도참(圖讖),둔갑(遁甲),곡식을 끊고 자연의 초근목피를 섭취하는 벽곡(벽穀),신선의 단약을 제조하는 외단(外丹),몸안에 단을 형성하는 내단(內丹)등 수많은 방법을 소개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단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도교는 인간을   정(精)과 기(氣)와 신(神)의 세 요소를 결홥된 것으로 보고,인간이 이 세 가지를 단련하여 몸 안에 내을 만들면 신선의 경기에 이른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정기를 보존하는 방법인 양정(養精),기를 단련하는 방법인 양기(養氣),정신을 기르는 방법인 양신(養神)을 위한 다양한 수련법이 개발되었습니다. 호흡을 고요하게 하는 조식(調息)이나 모태 안에 있는 태아의 호흡법과 유사하다는 태식(胎息)등 다양한 호흡 수련법,몸을 유연하게 하는 체조인 도인,남녀의 교합기술인 방중술,각종 명상법이 그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성행하고 있는 단전 호흡이나 기(氣)수련 등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도교의 이론이나 수행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도교는 과거의 종교나 중국의 종교로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우리 문화와 일상생활 속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은 상호 참조하는 동등한 인격적 표준

 

   MBC의 1997년 드라마 「의가형제」와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의 주인공은 각각 장동건과 김명민이었다. 최근의 SBS드라마「낭만닥터 김사부」의 주인공은 한석규였다. 이처럼 메디컬 드라마에서 탁월한 의술을 발휘하는 주인공은 남성이다. 그런데 최근의 tvN드라마「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런 통념을 깼다. 그주인공은 단연코 신경외과 여성의사 전미도(채송화 역)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전문직 의사이며 주인공인 메디컬 드라마가 등장한 걸 보면,뭔가 세상이 분명히 나아지긴 했다. 그렇지만 채송화로 상징되는 현재 시점에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함께 보여준다.

 

  사실 수천 년 동안 여성의 지위는 남성보다 낮았다. 가부장제라는 남성지배체제는 여성을 남성들 제멋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일방적인 문화와 습속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포용적 리더십을 의미하는 한자 겸(兼)에 말씀 언(言)이 붙으면 겸손(謙遜)이지만,여(女)가 붙으면 혐오(嫌惡)가 된다. 질투(嫉妬)란 단어도 여(女)를 붙여 질투가 여성들만의 특유한 습성인 것처럼 만들었다. 서양의 유명한 남성 철학자들도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는 질서의 빛과 남성을 창조한 선과,혼돈의 암흑과 여자를 창조한 악이라는 선악의 원리에 따라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보았다. 플라톤은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은 사실을 신에게 감사드렸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결여된 남성"이라고 말했다. 많은 철학자들은 '여성은 비겁하고 무책임하여 감정적이기 때문에 철학에 필요한 논리와 이성을 갖추지 못한 불완전한 생명체"라고 생각없이 여성을 폄하했다.

 

  이처럼 문명과 사상의 억압을 뚫고,인간이라면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여성들이 알아차린 것은 19세기의 일이었다. 구체적으로 여성들은 사회적 관습과 교육들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까지 여성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이었다. '여성'이란 이름만으로 남성에 의해 온갖 것을 평가당하는 타자화된 대상으로 취급된 것이다. 그러나 19세기의 위대한 알아차림이 실제 삶에 온전히 적용되는 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했고,지금도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최근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고 온 국민을 공분에 떨게 했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역시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 타자화시킨 오랜 악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가르침은 여성들이 깨달은 여남 평등의 원리를 지지하고 있다. 사회교리는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 다른 두 개별 인간이며,남성이 여성의 완성인 것처럼 여성은 남성의 완성이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여성과 남성은 서로가 상호참조하는 동등한 인격적 표준이다.

 

   -이주현 사도요한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 계절에

피워내는 꽃의 선명함처럼

우리 영혼의

주름과 거품을 걷어내고

맑디맑게

우리에게 오신 주님!

 

우리에게 주신

그 평화를 믿습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