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8년 주보

연중 제26주일 2018년 9월 30일(나해)

모든 2 2018. 9. 30. 22:30

 폴리 신부 진갑 기념(1945년 10월 27일)

1907년 한국으로 파견된 폴리(Polly), 심응영 데시데라도)신부는 1945년 진갑을 맞이하였다. 5년 후 그는 6.25전쟁 중에 순교하였고,현재 근현대 신앙의 증인으로 선정되어 시복을 추진중에 있다.

▲자료 제공:내포교회사연구소(041)362-5028

 

 

  + 마르코 복음 9,38-43.45.47-48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그때에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스승님,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네 손이 너를 죄짖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말씀의 향기>

 

  열린 마음과 하느님 나라  -김종민 사도요한 서천 주임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조금은 무서운 말씀이지만,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에게 "선생님,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 내는 것을 보았는데,그는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더니,예수님께서는 '말리지 말아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통 큰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에게 "열린 마음을 가져라!"라는 말씀이고, "다른 사람들을 인정해 줄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씀입니다. 바로,"하느님의 능력을 축소시키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나만을 통해서,또 우리만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능력과 은총을 주실 수 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을 뽑아서 쓰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사도요한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던 제자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으로부터 12사도로 부름을 받았고, 그중에서 사랑을 받던 제자였기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라는 남다른 특권의식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사도요한과 오늘 제1독서의 여호수아와 같이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내가 속한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특권의식과 권위의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특권의식이 아니라,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어디든지 가겠다는,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하는 봉헌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묵상할 수 있는 것은,"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잘못을 얼마나 아파했느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우리는 그동안 영원한 생명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손과 발이 죄를 짓게 하면,그 손과 발을 잘라 버리고,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눈을 뽑아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이유는 하느님 나라가,영원한 생명이 우리가 불구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이고,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얻기 위해서는 불구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만큼 죄를 미워하고,똑같은 죄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via의 시선(사는 것에 대하여)   -임상교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한주간의 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행복하다. 정말 그럴까? 아래로 내려가는 선택을 통해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면,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이 맞는 것일까? 분명한 점은 아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간다고 말합니다. 이미 '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사다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위에서 추락하거나 스스로 내려오는 것. 대부분의 추락은 타인의 강제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추락할 때는 날개를 펴지 못합니다. 대부분 중상을 입고 거친 숨을 분출합니다. 스스로 내려오는 사람은 미리 준비한 날개를 펴고 안전하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에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궁금해집니다. 내려간다는 그곳이 어디인지? 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쳇말로 낮은 곳이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사람은 술자리에서 기자들을 불러 모으고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일부 혹은 몇몇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개"와 "돼지"와 같다. 혹시 그들이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을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내려갈 곳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만족과 성취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위'와 '아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기성장의 과정 속에서 그 시대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망상은,신이 되고 싶은 욕구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이뤄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러나 그런 세상은 결코 가능하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으면 죽습니다. 당연합니다. 때문에 죽지 않을려면 나이를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먹는 나이의 숫자가 커질수록 쌓여진 경험과 드러낼 수있는 지혜는 많아집니다. 죽지 않으면서 나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는 위험사회입니다. 하느님 창조의 세상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고,내려갈 곳을 찾는 해결사가 많아집니다. 내려간다는 착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내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있는 그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공동체에 필요한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행복 낱말 사전 5

 

 

  # 달력

 

  달력 한 장을 떼어 내면 달력은 가벼워지지만 우리 마음은 거꾸로 무거워집니다. 어깨 위에 세월의 무게가 얹어지기 때문입니다.

 

  달력 한 장이 넘어갈 때 우리의 상념은 수 십장 넘어갑니다. 지난 시간에 무엇을 했고,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달이 시작될 때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난 달 달력을 떼어 내거나 넘기려면 하루하루 후회 없는 시간을 살아야 합니다.

 

  행복은 어쩌면 달력 한 장의 무게 차이에 달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 두려움

 

  "위험은 현실이지만 공포는 선택이다."

  영화<에프터 어스>에서 모험을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 아빠가 건네는 대사입니다.

 

  현실에는 늘 어려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마련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위협이 다가올지 몰라 우리는 종종 불안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빠의 말대로 그 현실로부터 마냥 도망칠지,아니면 그것과 마주하면서 극복해 나갈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마음 안에 주님이 살아 계시는 사람들은 위험해 보이는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늘 용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충무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그 무겁던

초록을 벗고

가을!

너에게 나를

보낸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