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8년 주보

연중 제24주일 2018년 9월 16일(나해)

모든 2 2018. 9. 16. 22:30

 

라리보 주교와 황민성 신학생(1940년대)

맨 앞에 중앙에 서울교구장이던 라리보 주교가 있고,뒤줄 오른쪽 끝에 황민성 베드로 신학생이 있다. 1948년 라리보 주교는 대전교구 초대 교구장이 되었고,뒤를 이어 1965년 황민성 주교가 제2대 교구장이 되었다.

▲자료 제공: 내포교회사연구소(041)362-5028

 

 

  +  마르코 복음 8,27-35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는냐?"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다시,"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사탄아,네게서 물러가라.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하며 꾸짖으셨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말씀의 향기>

 

  살길과 죽을 길  -김인호 루카 대전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 겸 교구처장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을 전하는 마태오,루카와는 달리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사건의 배경을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한 '길'이라고 소개한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드물지 않게 예수님의 활동 무대를 '길'로 언급한다. 아마도 마르코에게 하느님은 '화령한 옥좌에 앉으신 분', '지켜보시고','당신 앞으로 인간을 부르시는 분'이 아니라 당신 백성을 향해 '바삐 걸으시고',''멈추시는 분','찾아 나서시는 분',곧 '길 위의 하느님'을 소개하고 싶었던 듯하다. 동시에 신앙의 여정은 물음이고 응답이며 따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길에서 당신이 누구신지를 물으시면서 당신의 길을 말씀하신다. 이 길은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주님의 종'의 길이다.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역은 이방인과 유다지역의 경계다. 그래서 그 근처의 길 한쪽에서는 이방인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유다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또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길에서 당신이 걸으셔야 할 하느님의 길,구원의 길,살 길을 선포하신다. 그 질문과 선포를 들은 제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저마다 '살 길'을 찾아 예수님을 따라나선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생각한 살 길이 죽을 길이며,죽을 길을 살 길이라 하시니 갑자기 생각 없이 내딛던 발걸음이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혼란스러워졌으리라.

 

  때로는 베드로처럼 용기 내어 고백할 때도 있다. "당신이 나의 길"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자신들만의 진정한 살 길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예수님의 길을 살 길로 생각하기보다는 죽을 길,뒤처지는 길,고통스러운 길로 여겨지기에 적당히 비신앙인의 길과 신앙인의 길을 넘나들기도 한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는 길,복음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길을 '죽을 길'이 '살 길'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시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죽을 길'과 '살 길'앞에서 고민되고 혼란스럽다.

 

  한 주간을 보내면서 내가 찾은 '살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그 살 길이 진정 나와 우리를 살리고 있는지 바라보자. 예수님 때문에 그 살 길이 죽을 길로 변화되고,죽을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 살 길로 변화되는 체험도 해 보자.

  우리는 오늘 예수님과 함께 길 위에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려는가?

  십자가를 지라신다. 타인을 지는 삶을 살라신다. 그것이 살 길이란다.

 

  

행복 낱말 사전3

 

 

  # 달걀

 

  달걀 중에 네모난 달걀은 없습니다. 달걀에 모난 부분이 있다면 쉽게 부숴질까봐 하느님께서 달걀을 둥글둥글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렇다고 달걀 중에 완전히 동그란 것 또한 없습니다. 탁구공처럼 동그랗다면 달걀이 쉽게 여기저기 굴러다니다 깨질까봐 하느님께서 달걀을 타원형으로 갸름하게 만드셨습니다.

 

  어미닭의 품 안에서 가장 최적의 상태로 머물 수 있는 달걀의 모습은 그래서 사각형도 원형도 아닌 타원형인가 봅니다.

 

  달걀 하나에도 이렇게 세심한 마음을 쓰시는 분이 제가 사랑하는 분이라 감사하고 행복할 뿐입니다.

 

 

  #  액자

 

  작거나 크거나 그 크기에 상관없이 늘 아름다운 순간만 담아 두게 되는 물건.

 

  액자를 사러 가는 발길은 언제나 설렙니다. 액자의 빈 공간을 채우게 될 사람이나 풍경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액자를 사서 그 안에 미워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액자 안에 불쾌했던 풍경을 걸어 두고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인생의 벽에도 되도록 많은 액자가 걸려 있길 바랍니다. 액자 부자가 진짜 부자입니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액자 하나 걸 수 없다면,그 사람이 가장 배고픈 사람입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다음을

준비하며

모든 것을 내어준

벅찬 날들.

 

계절은

또 계절로 간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