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7년 주보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2017년 10월 15일 (가해)

모든 2 2017. 10. 16. 07:48

대천성당(보령지구)

본당 설립:1992.10.17/주보 성인: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

 

+ 마태 복음 22,1-14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하고 말하여라.'

   그러나 그들은 아랑 곳하지 않고,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보려고 들어왔다가,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친구여,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하고 물으니,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말씀의 향기>

 

군종신부의 기쁨과 행복 -홍현표 베드로 공군 지성대 주임-

 

 

   저는 공군에서 대공방어를 주임무로 하는 제2방공여단 군종신부입니다. 부대의 특성상 10여 개의 예하 포대들이 당진,대천,대구,춘천,강릉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고 높은 산에 위치하기에 군인들이 주일미사에 참여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내어도 주변 공소 미사와 부대 인성 교육 등으로 한 달에 한 번 찾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여름 강원도 화악산 포대로 군인들을 만나기 위해 간식을 한가득 싣고 미사 가방을 꾸려 4시간 이상 달려갔습니다. 폭우로 인해 부대 근처에 차량 진입이 힘들어서 1시간 정도 늦게 겨우 부대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근무 때문에 단 두 명의 병사만 떨면서 교육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습기가 차고 미사 후에 제의를 벗으니 영대까지 다 젖을 정도였지만 진심 어린 기도와 우렁찬 성가소리와 함께 뜨거운 평화의 인사를 하고 성체를 나누는 순간 마음이 울컥하였습니다. 좋은 환경과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언제나 함께 계신 주님 안에서 목마름이 채워진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미사 후에 눅눅한 햄버거를 감사해하며 맛있게 먹는 그들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고마웠습니다.

"신부님 이제 가시면 우리 또 언제 미사 드릴 수 있을까요?"

"자주 못 와서 미안해. 최대한 자주 올게. 이묵주로 기도 열심히 하고 건강 조심해. 파이팅!"

저는 장병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군종사제로서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군대에서 사실 군종사제는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단한 일을 합니다. 바로 사람 살리는 일을 합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얻는 사회경제의 논리가 아니라 최대의 투자와 노력을 들여서 최소한 한 명이라도 살리는 것,즉 구원으로 이끄는 것이 군종사제의 사명입니다. 요즘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에게 신앙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느끼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저희 군종신부들은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끝으로 오늘 봉헌하시는 2차 헌금과 후원금으로 장병들은 맛있는 초코파이와 커피를 먹을 수 있고,처음으로 성당에 나온 장병들은 예비자 교리서와 십자가,묵주 등의 성물(聖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군인 주일에는 우리 교구 출신 군종신부들이 교구의 본당으로 가서 미사를 봉헌하고 군종사목 현실에 대해 전하게 됩니다. 비록 모든 본당에 다 가진 못하더라도 미사 중에 더 많은 젊은 청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되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군종사제들과,전후방 각지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느라 고생하는 군인들을 위해 여러분의 기도와 애정 어린 관심을 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via시선(열정과 냉정) -임상교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한주간의 글-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열정"에 대해서 듣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실패한 사람들도 성공한 사람들과 같은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열정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열정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성공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성공이 가치있는 것은 아닙니다. "목적을 이룸,뜻을 이룸,부나 명예,시회적 지위를 얻음." 성공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우리 사회는 성공을 개별적 성취의 달성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정의합니다. 성공의 단어 속에서 연대성과 공동선 등과 같은 사회적 의미를 유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른바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은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킵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같은 뜻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배웠다"는 사람들의 펜과 화면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유포됩니다. "틀린 것"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것은 "집단적 오류"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양하다"고 선전하는 이들의 행태 속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지닌 '사고의 무가치"를 발견합니다.

 

   "열정"은 뜨거운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뜨거우면 식혀주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냉정"이 필요합니다. 열심은 성공을 위해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만들어낸 성공은 자신과 이웃을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열심히!"만이 아니라 열심의 과정 속에서 열심을 식혀줄 수 있는 "멈춤"을 선택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충무의 행복나침반(182)>

 

할 말이 있으면 기도로 먼저 말하라

 

 

  살다보면 화가 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타인의 행동이나 말에 상처를 입게 되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게 됩니다.

 

   처음엔 일단 참아 봅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그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가슴을 치며 나 자신부터 돌아보자고 애써 노력해 봅니다. 혹은 무시해 보기도 합니다. 한두번 그냥 그러나 말거라 믿으며 스스로 분을 삭이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하지만,자꾸 그런 일이 계속되면 이제 인내의 한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내가 얼마나 속상한지,상대방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한마디라도 꼭 해야 속이 풀릴 것 같아 결국 할 말을 하고 맙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때 화가 나서 던진 극단적인 말 한마디는 결국 후회의 부메랑이 되어 내게 돌아옵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더 큰 갈등과 상처를 내 가슴에 남기게 마련이죠.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침묵을 지킬 수도 없고,그렇다고 화나는 대로 할 말 다할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때 떠오른 묘책이 '기도'였습니다.

 

   기도만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미워질 때 기도하면서 그에게 할 수 있는 최고로 부정적인 표현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말일 겁니다.

 

   "주님,저 사람이 하루빨리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도와주소서!"

 

   기도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싶은 순간,거꾸로 그를 도와 달라고 청하게 하는 신비의 무기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할 말이 많아지면 기도로 먼저 말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타인을 증오하는 무의미한 소모전을 멈추고,진정 평화롭고 싶어진다면 말입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눈이 부신 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詩)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입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