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다락골성지/펜
안종찬 바오로.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요한복음. 15,9-17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말씀의 향기>
사랑을 닮아가는 신앙인 - 이경락 안드레아 천안 쌍용동 보좌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이런 말을 전합니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점점 더 그 친구가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아가는 거야.' 신앙인으로 사는 것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그분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랑이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예수님을 친구로 고백하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부활 시기를 보내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꼭 전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드러납니다. 당신께서 만드셨던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셨기에 목숨까지 내놓으실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 사랑을 닮아가기를 바라십니다.
좋은 친구,연인,부부,가정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서로의 말과 행동을 되도록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내 뜻이 좀 더 현명해 보이고, 그렇게 하는 게 분명 옳게 느껴져도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 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사랑의 씨앗이 오해와 다툼을 미리 막아줍니다. 반면 지나치게 내 입장만을 주장하다 보면 다툼이 생깁니다. 내 마음과 생각을 전혀 알아주지도 이해해 주지도 못하는 사람과 깊은 관계가 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말씀과 삶으로 내내 강조하셨던 사랑이 우리 안에 자리하기까지 때론 참아주셨고 기다리셨습니다. 어쩌면, 제2독서의 요한이 고백하는 것처럼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누구나 하느님과 함께 사는 길이 열렸습니다. 나아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사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그 사람과 닮아가는 것처럼, 친구이신 예수님을 닮으려 노력하는 작은 손길이 놀라운 사랑의 신비를 체험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한 주간, 내 마음속에 친구이신 예수님의 사랑을 가득 채우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만나는 이들을 향한 작은 미소가,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기도하는 정성 어린 손길이, 따스한 말 한마디가 세상에 울려 퍼질 때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사랑이 자리할 것입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하나님의 교회」바로알기
이영일 야고보/사목 기획국 차장
개신교 이단 '하나님의 교회'(1)
어느 날 전화가 왔습니다. "신부님, 제 아들 좀 살려주세요." 이야기인즉, 몇 년 사이 자녀와 소원했던 한 아버지가 주변 형제님에게서 받은 한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하고 유심히 자녀의 모습을 살펴보니, '신천지 복음방'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와 대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미 신천지교회 사람들에게 매여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래 신천지교회 관련 동영상(www.youtube.co.kr/ , 검색어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천주교보다 이웃 개신교에서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여기던 세상에 크나큰 반항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마치 '먼발치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최근에 '먹고살기 힘든', '소통이 없는', '무질서가 판치는', '희망이 없는'이러한 수식어를 지닌 세상 속에서 거짓된 소리를 아름답게 포장해 팔고 있는 집단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자칭 '하나님의 교회'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1985년 당시 전국에 '하나님의 교회'수는 13개, 신자 수는 1,000여 명에 불과했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3년 뒤,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신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어 1996년 10만 명을 넘기면서 기하급수적인 성장세가 시작됐습니다. 1997년 미국 로스엔젤레스(Los Angeles)에 선교사 한 가정이 파견되어 시작된 해외선교가 성공하면서 현재는 175개국 2,500여 개의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2013년 12월 한국 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통계)
선교 20주년인 2014년을 맞으면서 '성도 200만 명시대'라 홍보하며, 단일교단으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교회'는 종교사회학적으로 하난의 종교단체로 정착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교회'도 신천지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가르치는 교리가 반사회적이고, 비성경적인 이단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교회'라는 이름 때문에 기성교회의 신자들이 큰 거부감을 갖지 않고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주보에서부터 몇 주간 '하나님의 교회'에 대해 분명하게 '이단'임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60)>
앗 뜨거 배우
언제나 사랑이 답이다
얼마 전 연극 한 편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소극장이라 객석도 그리 많지 않은데 관객들이 너무 없어 공연 내내 참으로 민망했습니다. 출연 배우의 수보다 관객 수가 적다 보니 대체 누가 누굴 구경하고 있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은 대단했습니다. 뜨거운 조명 아래 땀을 뻘뻘 흘려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고 있었으니까. 몇 명 되지 않는 관객 앞이라도 마치 수백 명의 관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처럼 열정을 다하는 모습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 배우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앗 뜨거 배우'로 기억되고 있는 오래전 제자... 대학 연극 동아리 지도교수를 맡아서 학생들 연극지도를 하고 있던 때 만났던 가장 특이했던 제자...
그 제자가 '앗 뜨거'배우로 기억되는 까닭은 그가 맡았던 배역의 유일한 대사가 바로 '앗,뜨거!'한마디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난로를 청소하다가 뜨거운 난로에 손이 닿아 깜짝 놀라는 연기를 하며 소리치는 외마디 대사,'앗,뜨거!'...
저는 그 친구 때문에 세상에 그토록 다양한 '앗 뜨거'가 있었음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연습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달려 나와 자신이 밤새도록 연구하고 연습한 '앗 뜨거'연기를 매일 다르게 보여 주던 그 친구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주연배우도 아니고 중요한 대사도 아니었기에 한두 번 그러다 말 거라고 모두들 처음엔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치기가 아니라 자신의 배역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임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그는 어느새 주인공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대본에는 없는 또 하나의 주연배우로 살아가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모든 걸 걸고 사랑하는 것, 그뿐이었습니다. 주연배우의 역할은 애초에 정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대 위에 오래 서 있다고 주인공이 되는 것 또한 아니었습니다.
세상이라고 하는 무대에서 우리는 무엇에 모든 걸 걸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걸까요?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걸 내던질 용기 없어서 외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
몽올 몽올
올망졸망
두런두런
속삭이며 돋아나
화-알-짝 꽃 피우는
주님의 사랑.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그리운 당신 사랑
화창한 봄빛 햇살과 산뜻한 꽃들이
깨어나는 요즈음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사랑스러운 5월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
당신께 이 시와 꽃을 바칩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모 마리아 님
저희들은 당신처럼 온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떨리는 마음은 당신의 기다림과 미덕을
저희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설레입니다.
혼자 가는 길이었으면
힘들고 외로웠을 텐데
당신과 함께한 사랑을 그리며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 봅니다.
누군가를 위해 내어 준 그 사랑
당신 사랑 크시기에
그 사랑 깨달았습니다.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일깨워 주신 성모 마리아 님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당신을 통해 위로받습니다.
언제나 이 자리에서 말없이
존재만으로 계시는 어머니
그리운 당신 품이 더 든든합니다.
인자하신 성모 마리아 님!
당신의 권세는 사랑인 것 같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천상을 꿈꿀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으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
남은현 마리아/군수사(칠성 대성당)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 이해인 -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내가 그렇게 했듯이 드러나지 않게 사랑하십시오
사랑이 깊고 참된 것일수록 말이 적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도움을 주고 드러나지 않게 선을 베푸십시오
그리고 침묵하십시오
변명하지 말고 행여 마음이 상하더라도 맞서지 말며
그대의 마음을 사랑으로 이웃에 대한 섬세한 사랑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사람들이 그대를 멀리할 때에도
도움을 거부할 때에도
오해를 받을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의 사랑이 무시당하여 마음이 슬플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십시오
그대 주위에 기쁨을 뿌리며 행복을 심도록 마음을 쓰십시오
사람들의 말이나 태도가 그대를 괴롭히더라도
말없이 사랑하며 침묵하십시오
그리고 행여 그대의 마음에 원한이나 격한 분노와 판단이
끼어 들 틈을 주지 말고
언제나 이웃을 귀하게 여기며 묵묵히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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