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성당(보령지구)
본당설립:1964.6.24/주보성인:최경환 프란치스코
+ 마태 복음.5,38-48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눈으로,이는 이로.'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via의 시선(판단과 관찰) -임상교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한주간의 글-
판단과 관찰 사이에서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쉽게 판단하고 규정하면서 세상을 살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고백하는 신앙의 가르침은 판단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판단을 보류한체 관찰하려고 노력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기 위해서 요청되는 것은 인내입니다. 그리고 결정입니다.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하지 않을 것인가.
저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언제나 이상을 선택하고 살았습니다. 현실을 선택했다면 조금 편하게 살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실을 선택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좀더 편하게 그리고 좀 더 인정받으며 살아가는 그들,현실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좀더 정치적이어야 하는데,내면의 어떤 부추김이 그것을 막습니다.
겨울이 되면 하늘나라에 계시는 아버님이 보고 싶어집니다. 닮지 않았으면 하는 기질까지도 깔맞춤으로 지니고 있는 저입니다.
거울에 비춰진 제 얼굴에서 아버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살아계실 때 화해하지 못한 상처의 흔적이 날카로운 창이 되어 가슴을 찌릅니다.
지금도 가끔 "왜 그렇게 완고하게 사셨어요?"라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귀에 들리는 아버지의 대답은 짧고 명료합니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살 수 없었고,너희를 지킬 수 없었다."
어느 늦은 여름 날,거실에 앉아계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아 뵙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구형손전화에 찍힌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
사제관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알 수 없는 슬픔을 기억합니다.
가까이 있어서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화해하지 못하면 내일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과 내일의 반복,
40대 후반의 시간을 달리고 있으면서도 사고는 어릴 적의 나에 머룰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자기중심의 시간과 관계맺음의 사고가 만들어낸 상처의
흔적이 제 세포에 각인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완고함은 포기할 수 없는 아버지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힘겨웠지만,그토록 포기할 수 없었던 가치가 아버지를 아버지로
서있게 만든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고 중요한 점은,제가 아버지의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좀더 일찍 제 안에 관찰 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아버지와 화해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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