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7년 주보

연중 제5주일 2017년 2월 5일(가해)

모든 2 2017. 2. 5. 22:30

 

둔산동성당(대전서부지구)

본당설립:1998.2.2./주보성인:세례자요한

 

+ 마태복음.5,13-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 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via의 시선(생각..) -임상교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한주간의 글-

 

바쁘게 살아갑니다. 이른 아침 창문 넘어 보이는 풍경은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그런데 아무런 표정을 느낄 수 없습니다.

어깨를 움츠리고 바삐 골목을 벗어납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엄마의 얼굴을 봅니다. 종종 걸음으로는 맞추기 어려운 속도에 아이가 경험하는 아침이

고단하게 느껴집니다. 무표정한 엄마의 얼굴 그리고 마주잡은 아이의 손,이상합니다. 무섭습니다.

 

바쁘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열심히 산다는 것이 바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열심히 살지 않으면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열심히 살지 않기를 시도해야만 발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살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를 알지 못하니 지금껏 나는 열심히

살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말합니다. "열심히 살라고.."

 

사실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은 합니다. 먹고 마시며 자고 쌉니다.

추워지면 옷을 입고 더워지면 옷을 벗습니다. 생존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열매입니다. 누구나 열심히 삽니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무표정한 얼굴,행복의 느낌을 나누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살아보자"는 구호가 신앙의 신조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폭력적인 권력과 비도덕인 자본이 결합되어,나라 전체를 체육대회를 하는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등이 되기위한 투신이 미덕이 되었고,권력과 자본은 그런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르쳤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모방하지 않으면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열심히 사는 것은 소위 성공한 사람들처럼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자들의 짓거리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심히 살지 맙시다."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열심히 살아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잠시 멈춰서 열심히 사는 나를 살펴야 합니다. 오늘 나의 열심함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그리고 나의 열심함이 이웃들에게 기쁨으로 전해지는지 살펴야 합니다.

 

파란 하늘을 봅니다. 파란 하늘 아래 천천히 걷고 싶습니다. 나의 존재를 지탱해 주는 땅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야겠습니다.

 

 

 

<이충무의 행복나침반(147)

 

 

매력남으로 거듭나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투명한 눈'

'자신을 감추지 않는 솔직함이 주는 자유'

'불완전함의 아름다움'

 

한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보면서 한 말입니다. 도대체 이 이상의 칭찬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의 극찬을 받으려면 얼마나 아름다워야 할까요?

 

마냥 부럽기만 한 이 세 가지 매력을 몽땅 갖춘 아이의 이름은 '소피아'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는데,한 살 때 우크라이나 고아원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죠.

 

입양된 집엔 이미 오빠들이 셋이나 있었습니다. 아들만 셋인 집에 막내딸로 새 가족이 된 '소피아'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입양한 엄마에게 물었죠. "아이가 둘이나 그러면 힘들지 않겠어요?"

셋째 아들 '호아킨'도 다운증후군이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엄마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아들 호아킨을 키우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글 처음에 언급했던 그 세 가지 매력 말입니다.

 

힘든 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장애아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편견과 싸우는 것이라고 엄마는 말했습니다. 막내딸 '소피아'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고,춤과 연기까지 즐기는 그 아이를 보면서 엄마는 이렇게 감탄합니다.

 

"우리 딸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에요,."

 

이 말을 듣는 순간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내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내 생각과 감정대로 보는 불투명한 눈'

'자신의 약점이 들어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불안함'

'마냥 불완전하기만 한 부족함'

 

단 한번만이라도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매력남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2월을 시작해 보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여느 때보다

사뭇 다른 날에도

삶으로 빠져나간

사람들

 

그곳으로

또 다른 곳으로

그 어느 날보다

더 추운 날에도

주님의 온기가

봄처럼

그렇게 함께하는 것을..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