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성당(서산지구)
본당 설립:1985.4.10/주보성인:무명 순교자
루카 복음, 20,27-38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그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라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말씀의 향기>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 김명환 요셉 금산 주임
"소 발자국에 고인 물도 마신다."는 청정한 가을이다. 계절이 맑아 몸과 마음 모두 숙연해지는 이때에 오늘의 성경 말씀은 우리를 엄숙하고도 차분하게 만든다.
기원전 2세기에 싹트기 시작하여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고 선포한 사도시대를 거쳐 확고해진 '부활신앙'은 인간적인 '소박한 부활관'에서 출발하였다. 부활의 세계를 현세보다 더 많은 복이 내리는 '행복한 현세의 연장'으로 본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존속했던 랍비들의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이를 잘 보여 준다. 90년경 랍비 가말리엘은 "부인들은 매일 해산할 것이다." 했는가 하면 150년경 랍비 에리에젤은 '이스라엘 사람은 각자 아들만 육십만 명 씩 둘 것이다." 하였다. 다산, 특히 아들이 축복의 상징이던 때였으니 이보다 더 행복하고 충만한 부활이 어디 또 있었겠는가!
오늘의 복음도 그런 맥락이다. "부활 때에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율법에 따르면, 남편이 아들을 두지 못하고 죽은 경우 과부가 남편의 형제와 결혼하여 이들을 두어 그 이름이 이스라엘에서 지워지지 않게 해야 했다.(신명 25,5-10)이 '수혼법'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부활에 관하여 질문을 던지자 예수님께서는, 부활은 현세의 그런 '행복한 연장'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으로'창조되는 온전히 새로운 세계라 말씀하셨다. "저 세상에 참여하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참여하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진다."(루카 20,35-36)
사실 사도들이 선포하고 교회가 믿는 부활이란 단지 시체가 무덤에서 되살아나는, 흔히 말하는 소생이나 환생이 아니다. 부활한 모습은 이승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영적으로 온전히 변형된 모습이다. 바오로 사도가 증언한 바대로 '물질적인 몸으로 묻히지만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난다."(1 코린 15,44)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걸으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는 복음의 이야기를 이를 잘 보여준다.(루카 24,13-35)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살아계신 적의 그분과 같은 분이시면서도 아주 다른 차원의 존재로 체험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라고 고백한다. 이는 오감을 가진 우리에게 부활을 '감각적으로' 잘 느끼도록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고 교회가 가르쳐 왔기 때문이다. 사실 예수님의 부활은 증명할 길도 없다. 또 부활 사실을 증명해서 교회가 비그리스도인을 설득한 적도 없다. 전적으로 부활신앙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친히 심어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다.
확고한 부활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하느님은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꺾을 수 없는 "영원한 격려와 희망을" 주신다. 제1독 서가 보여준 일곱 아들의 장엄한 순교 이야기가 이를 증명해 준다. "이 지체들을 하늘에서 받았지만, 나는 이것들까지도 하찮게 여기오. 그러나 그분에게서 다시 받으리라 희망하오."
맑고 아름다운 이 계절에 우리 모두의 믿음도 이들과 같이 맑고 굳건하기를... 아멘.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134)>
땅 속에서 먼저 피는 꽃
매일 하늘만 보던 꽃이 오늘은 땅을 봤습니다. 땅에는 볼품없게 생긴 뿌리가 보였습니다. 처음 뿌리를 본 꽃은 신기한 듯 뿌리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슨 꽃이니?"
"난 꽃이 아닌데.."
"그럼.. 거기서 뭐해?"
"열심히 땅 아래를 향해 가는 중이야."
"하늘을 향해 가야지 왜 땅 아래로 가지?"
꽃은 뿌리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햇빛과 바람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어둡고 답답한 곳을 향해 가는 뿌리가 참 안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뿌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거기서 고생만 하지 말고 너도 이리 올라와 봐!"
뿌리는 꽃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올라가면 네가 거기 있을 수 없을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네 발을 잘 들여다봐."
꽃은 자신의 발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랬더니 발이 아래로 아래로 뻗어 뿌리에 닿아 있음을 그제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뭐야? 우리가 한 몸인 거네! 나만 꽃이 아니라 너도 꽃인 셈이구나."
꽃은 땅 아래 뿌리가 새삼 고마웠습니다. 뿌리가 자란 만큼 자신도 자란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우리는 종종 뿌리의 존재를 잊곤 합니다. 힘겹게 보낸 시간들 속에서 희망보다 원망을 자라나게 하는 건 뿌리를 자르는 일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건 역경 속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뿌리 깊은 사랑, 뿌리 깊은 믿음입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
움켜쥐는 순간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시간은 빠지고 있었다.
생생한 삶이어서
참 다행이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교구 시노드 "우리 함께 걸어요!"
천주교 대전교구 시노드 사무국
교구 시노드 (synod)란? "함께 길을 걷는다"(Syn+hodos)는 뜻을 지니면, 교구 전체의 선익을 위하여 교구장 주교가 교구 구성원들(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의 대표자들을 소집하여 개최하는 '대의원 회의'를 말합니다. 시노드를 통해서 교구의 현재를 진단하고, 해결이 필요한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며, 이에 따른 교구의 사목 계획이 수립되게 됩니다.
시노드 준비위원회 분과 소식
교구 시노드 준비위원회 분과별 회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에는 9개 분과 중에서 성직자, 가정 생명, 교회 운영, 사회복음화 분과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성직자 분과
교구 시노드를 통해 성직자의 혁신과 변화를 꾀한다면, 성직자들의 의견만 모아서 해결해 나가면 되는 것일까요? 이 점에 대해서 성직자 분과는 신중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전신자 의식조사 설문 실시 항목에 성직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포함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이 가능하고, 성직자들의 자기반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측면이 있었지만, 반대로 반복되는 설문조사로 인해 신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시노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선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직자들에 대한 의식을 조사하기 위한 설문지를 먼저 만들어 보자는 데에 동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12개 항목에 대한 설문 문항을 결정하여, 이에 따라 12개 항목에 대한 설문 문황을 결정하여 시노드 사무국에 송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성직자 스스로의 의식을 조사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운영 분과
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중요한 '교구 직제와 조직운영'에 대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에 따라 교구직제와 조직 운영의 실태분석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시대가 요구하는 교구직제와 조직 운영에 대한 제언을 하는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위원들이 제시한 교구 직제와 운영에 관련된 토론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교와 사제와 평신도의 의무와 권한 및 책임과 역할 분담, 기회 운영 행정 인사 단체 등에 관한 각종 규정, 교구청 조직 개편: 통합사목연구소 및 기획국 신설, 교구청과 지구와 본당의 역할, 본당 관할 구역 조정,본당운영에 대한 이상적 모델(도시, 농촌), 교회 운영을 위한 인재 양성: 부동산과 건축 및 회계 전문가, 지구장의 역할 및 지구장 회의 신설, 지구 활성화: 지구 공동 사목 등에 대해서 오늘날 시대가 원하는 교구의 직제와 운영을 살펴보고 그 방안을 협의하였습니다.
가정생명 분과
가정생명 분과로 새롭게 출발한 분과 회의는 대전교구의 특화사목 분야 전체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특화사목 분야는 '가정'과 '생명'이라는 큰 주제 안으로 모여질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한 것입니다. 가정과 생명이라는 주제 안에서 교정, 의료, 노인, 가정, 청소년 사목 등의 분야를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연구하고자 각 분야별 주제 발표를 시행하며 분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음화 분과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많아지는 사회적 추세를 감안하여 이들을 교회 안에서 수요하는 방법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편에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한국사회에 통합시키는 방식을 제안하였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한데 섞어 놓는다고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로 하였습니다. 출신 국가와 인종 등에 따라서 여러 문화가 구분되어 있고, 섞여 있지 않으면서도 그런 방식으로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교회 안에 더 많은 사람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언어나 문화가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교회공동체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우리말 미사에 와서 뒤에 앉아 있다가 돌아가게 된다면, 결국 그들의 독자성을 수용하는 교회의 정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즉 본당 안으로 들어가되, 그들 고유의 공동체는 설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사무국 행정지원단 홍보팀
............................. 시노드 준비위원회 제3차 중앙위원회
제3차 중앙위원회 (진행: 부위원장 겸 사무국장 한정현 신부)에서는 준비단계에서 배우 중요한 과정 중에 하나인 교구 전체 설문조사에 사용될 설문지 최종 검토 작업이 있었습니다. 교구 내 모든 본당은 주제 따라서 A(전 신자 의식조사), B(쉬는 교우 조사), C(본당 진단) 세 그룹으로 구분되어 설문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며, 설문 내용은 설문을 위한 기본 항목 및 준비위원회 각 분과의 의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2016년 10월 25일 (화) 대철회관 강의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시국 선언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와 이와 연관된 수많은 정. 관. 재계의 부정과 부패 의혹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천명한다.
1. 대통령은 국민 주권과 법치주의를 유린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른바 '비선 실세'를 통한 국정 개입은 국민 주권과 법치주의 원칙을 유린한 반헌법적 행위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존중하여 책임 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
2.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본 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하고 투명한 수사와 공명정대한 재판을 강력히 촉구한다. 도덕 원칙과 사회 정의 규범을 한꺼번에 짓밟는 정치적 부패는 국가의 올바른 통치를 위협한다(간추린 사회 교기, 411항 참조). 어떠한 불의와도 결탁하지 않는 용기와 엄정한 법집행이 조속한 국정 정상화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우선적 과제이다. 책임 전가나 사실 은폐 및 수습 지연은 국정 공백과 민심의 공황 상태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또한 현재의 국가 위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그 어떤 세력들의 부당한 개입을 거부한다.
3. 가톨릭교회는 정의구현 소명의 등불을 밝힐 것이다.
교회는 정의에 위배되는 죄악의 구조를 반대한다.(사회적 관심, 37항 참조). 공동선에 심각한 해악을 주는 권력 구조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을 바꾸고 진실한 가치를 전달하며 더 나은 세상 건설을 위해 투신하는 참다운 신앙의 소명을 실천할 것이다.(복음의 기쁨, 183항 참조). 또한, 교회는 그동안 예언자직을 온전히 수행해 왔는지를 겸허히 반성한다. 신자들은 정의와 평화에 투신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주신 힘과 수단을 유용하게 활용해야 할 의무(가톨릭교회 교리서, 2820항 참조)를 기억하며, 현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국정의 정상화와 국가의 안정을 위하여 인내하고 기도하면서 함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직면한 위기가 어둠과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참다운 정의와 평화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온 국민의 지혜와 노력을 모을 때이다. 수많은 희생을 통하여 지켜낸 이 땅의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희망한다.
2016년 11월 1일
한국천주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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