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리공소(한산성당) / 그림 안종찬(바오로), 2023년
+ 마르코 복음 5,21-43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지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을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하고 물으십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말씀의 향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 강대원 즈카르야 홍보국장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 잘 챙기며 지내고 계신가요? 자칫 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계명 즉,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말씀을 잘 실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몸의 건강도 챙기면서 우리 영혼의 건강도 ‘사랑’이라는 영약을 통해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황 주일을 맞아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뜻을 더 잘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애쓰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 예수님을 믿고 있기에 예수님께 적극적으로 구원의 손을 뻗는 이는 얼마나 될까요? 스스로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하느님 없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만일 내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면, 입으로는 고백하고 있으나 몸으로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면 회개하고 돌아서야 할 것입니다. 하혈병을 앓고 있던 여인처럼 예수님만이 나를 구원해 주실 것이 고, 나의 아픔을 치유해 주실 것이고, 그분만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신 분임을 믿고, ‘그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라는 믿음으로 예수님께 손을 뻗는다면 예수님께서는 분명 그렇게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진정으로 믿는 ‘신앙인’ 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여러 해 동안 병을 가지고 있던 여인이 예수님을 통해 구원되는 사건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또한 많은 본당에서는 말씀 전례를 통해 이 사건을 선포합니다. 이 복음의 말씀이 과거의 일이 아닌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서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놀라운 기적의 사건이 되어야 합니다. 이 구원의 시간이 매일 이루어지기 위해 오늘도 예수님께 손을 뻗어 그분의 옷에 손을 대어봅시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성소 나눔
수도 성소는 곧 변화된 삶
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축성생활은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사는 삶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것인데, 그러면 축성생활은 어떻게 다를까 질문할 수 도 있습니다. 축성생활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이긴 하지만 특별한 생활양식으로 더욱 가까이 철저하게 따르고 본받는 삶입니다. 이 특별한 생활양식은 바로 복음적 권고의 삶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 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1-2). 축성 생활이 더욱더 따르고 본받고자 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바로 거룩한 변모 때 모습입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의 모습과 산에서 내려오신 다음 예수님의 모습은 교회 전통 안에서 축성생활의 큰 재산이 되었습니다. 산 위에서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루시고 산에서 내려 오셔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신 모습에서 축성생활의 두 가지 즉, 기도와 활동이 생겨났습니다. 거룩한 변모 사건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부활의 영광을 미리 맛 보여주는 장면이긴 하지만, 축성 생활자에게 있어서 그리스도를 따르고 본받음으로써 변화된 삶입니다.
거룩한 변모를 본 산 위에서 베드로가 말합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이는 축성생활의 기도 혹은 관상의 차원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하느님과의 친교입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성부의 음성은 활동의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이룬 친교를 이웃과 나누는 것입니다. 축성생활은 이토록 기도와 활동의 조화를 이루는 삶이기에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참여하는 삶인 동시에 따름과 본받음의 삶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름(Sequela Christi)과 본받음(Imitatio Christi)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고 본받는 삶이 곧 변화된 삶입니다. 산 위에서의 삶은 기도, 산에서 내려온 삶은 활동 즉, 공동체 안에서의 기도와 공동체 밖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축성생활자는 예수님을 따르고 본받으며 변화된 삶을 살아갑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재현하고 거룩한 변모를 연장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수도 성소는 변화된 삶으로의 초대입 니다. 수도 성소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함께라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이여! 함께 변화된 삶을 추구합시다!
아룰 세비에르 수사 신부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도회 성소 담당
건강한 음식 건강한 영혼
꼬꼬뱅
+ 찬미 예수님
지난 6월 2일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었습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은 성체성사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에게 오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하는 날입니다. 이날은 제가 속해 있는 성당의 ‘본당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한테는 더욱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이번 본당의 날 행사 때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성찬례 때 사용하는 미사주를 보고 이번에는 와인을 이용한 요리에 대해 이 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과거에는 미사 중에 사용하는 미사주를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여 사용하였는 데 1977년 이후 국내산 와인을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사 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와인은 포도를 발효하여 만든 술입니다. 포도는 품종에 따라 맛과 향, 색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양조에 적합한 포도는 50여 종류로 대부분 유 럽종입니다. 와인을 색깔로 분류하여 화이트와인, 레드와 인, 로제와인으로 구분합니다. 와인을 테스트할 때는 색, 향, 맛을 보게 되는데 맛은 당도(단맛), 탄닌(떫은 정도), 산도(신맛), 밀도(무게감), 뒷맛(마신 뒤 여운)을 보게 됩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와인품종은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샤르도네, 쇼비뇽블랑, 리슬링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복날 우리나라에서는 삼계탕을 즐겨 먹듯이 와인의 대 표나라인 프랑스에서 즐겨 먹는 가정식 요리 꼬꼬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꼬꼬뱅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대표적인 닭고기 스튜입니다. 프랑스어로 수탉은 ‘코크’ 이고, 와인은 ‘뱅’으로 와인에 넣은 수탉이라는 말입니다. 조리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닭을 와인에 푹 삶은 스튜요리입니다. 감자, 당근, 양배추 등 개인 취향에 맞춰 여러 야채를 넣고 끓이는 방식의 요리입니다.
재료
닭볶음탕용 닭 1마리, 레드와인 1병, 버터, 식용유, 소금, 후추, 양송이 5개, 양파 2개, 당근 1개, 감자 3개, 셀러리 1~2대, 밀가루 30g, 간마늘 10g, 월계수잎 3장
만드는 법
① 와인에 손질된 닭고기와 월계수잎, 마늘, 셀러리를 넣고 24시간 재워 둔다.
② 양파, 당근, 감자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는다.
③ 하루 전날 와인에 재워 두었던 닭고기를 물기를 빼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이때 닭고기를 재웠던 와인은 버리지 않는다.)
④ 냄비에 식용유와 버터를 넣고 밀가루를 넣고 볶다가 닭고기를 넣고 계속 볶아준다.
⑤ 닭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재워 두었던 와인을 넣고 끓인다.
⑥ 준비된 모든 재료를 넣고 야채가 익을 때까지 끓이면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음식과 함께 건강한 신앙 생활을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고영욱 알렉산델
백석문화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겸임교수
'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 > 2024년 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중 제15주일 2024년 7월 14일(나해) (0) | 2024.09.27 |
---|---|
연중 제14주일 | 2024년 7월 7일(나해) (0) | 2024.07.10 |
연중 제12주일 2024년 6월 23일(나해) (0) | 2024.07.01 |
연중 제11주일 2024년 6월 16일(나해) (0) | 2024.06.19 |
연중 제10주일 2024년 6월 9일(나해) (0) | 2024.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