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흑공소(합덕성당) / 그림 안종찬(바오로)
+ 마태오복음 23,1-12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말씀의 향기>
섬기고 겸손하기 - 조성광 바오로 대전가톨릭평화방송 사장
“너희 중에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 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이는 높아진다.”
선거철이 되면 많이 듣는 얘기들이 있습니 다. ‘국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충실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국민들을 섬기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그런 약속들이 잘 지켜지는지는 당선된 후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잘 지키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치적인 약속들에 대한 불신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말만하고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겠지요. 더구나 소위 민중들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 대표적이었나 봅니다. 예수님은 이런 행태들을 꼬집으시며, 위에서 명령만 내리고 자신은 모범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시고, ‘너희 중에’ 너희를 ‘섬기는’ 사람과 자신을 ‘낮추는’ 사람들을 주목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이 가장 높이 우러러봐야 하는 사람이고, 존경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우리 중에 우리를 섬기는 사람은 누구지? 존경받고 상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항상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감추는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 중에 있기는 한가?
우리 공동체에 분명히 그런 분들이 존재하지요. 본당 공동체 안에, 우리가 속한 신심단체 안에, 또한 신자들이 아니더라도 사적인 모임 안에 계신 분들을 떠올려보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하고 든든해지지요.
오늘 복음의 내용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라.”(루카 17,10)고 하시며,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를 강조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그 계명에 충직하고 성실한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 선한 일을 행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이 특별히 존경받아야 하는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인정받고 존경받는 세상. 그래서 그것이 우선적인 판단의 기준이 되고 우리 생각과 행위를 지배하는 세상. 예수님이 꿈꾸는 세상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다 보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할 때 참 일을 열심히 하고, 남의 일도 자기 일처럼 열정적으로 도와주고, 본당 봉사에도 적극적인 분인데 자신이 한 것의 반의 반에도 못 미치도록 인정받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십중팔구 ‘말’로 까먹는 분입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를 조절하지 못할 때 그러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겸손하게 섬기기로 오늘 다시 다짐하며, 우리 중에 그런 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고 삶의 귀감으로 여기는 공동체가 우리 공동체가 되기를 마음 모아 빌어봅니다.
<공동의 집>
서산동문동본당 사회복음화분과 활동 소식
[함께하기 위한 고민]
서산동문동본당은 2016년 생태영성 교육을 받은 1기 교우들이 모여 만든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2017년 6월 8일 첫 회합을 시작으로 생태환경분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14명의 분과위원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명칭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공모 결과 “태초에 하느님께서 주신 그대로 보시기에 참 좋았던 모습 그대로, 지구 생태 계를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하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디딤돌”로 정하였습니다.
2017년에 본당 내 실천사항 10가지를 선정하여 실천하기로 정했고, 활동하는 교우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하여 별도의 학습회를 계획하고 각 회합 시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찬미받으소서 통독 및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 등을 함께 읽고 나눔을 하였습니다. 향후 이 부분은 교우들의 교육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본당 내 실천사항 10가지는 일회용품 사용하지 말기 (줄이기), 아나바다장터운영, 재활용터의 적극적인 활용, 바른 먹거리 문화 만들기,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폐식용유 모으기와 재생비누보급하기, 각종 교육 및 캠페인을 통한 신자들의 의식전환 프로그램 펼치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손수건 사용하기, 지역환경운동 참여였습니다.
이 중 재활용터의 적극적인 활용과 각종 교육 및 캠페인을 통한 신자들의 의식전환 프로그램 펼치기에 집중하여 서산시 분리수거 현황 및 쓰레기 처리 현황파악을 위해 양대동 쓰레기 매립장을 방문 견학하고 담당자의 설명도 들었습니다. 이후 본당 내 분리수거를 보다 세분화하고 분리수거함에 세분화된 이름표를 달아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EM활성액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나눔을 하였는데, 홍보 및 일상에서 화학 세제를 줄이고 의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우들의 환경 교육으로 ‘찬미받으소서 애니메이션’ 12편을 매주 토요일과 주일 각 4개 미사 전·후에 상영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과 교우들이 많이 참여하여 이후 주일학교 교육과 연계한 생태영성 교육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 주어 활동한 결과를 봉헌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린이 생태 영성학교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을 위한 사전 4주 교육을 계획하여,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중심으로 교육과 나눔을 하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하여 교우들과 소통하고 생태영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또한, 공동체 동영상 상영(GMO OMG) 및 대중강좌(화 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진행, 토종씨앗 나눔과 더불어 “내 밥상의 GMO”를 배포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실천의 일상화를 위해 1년여를 월1회 황종열 박사의 “생태 영성 이 야기”를 연재하고, 주보에 생태환경분과 알림 문구를 신설하여 주기적인 알림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교우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생태환경의 일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동의와 함께하는 마음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활동하는 주체들에 대한 배려와 채움도 필요합니다. 2018년과 2022년 2회에 걸쳐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교우 활동가들을 위하여 3박 4일의 생 태 강학회를 계획하여 실시하였습니다. 기도와 묵상, 교육과 나눔, 체험으로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다음 활동을 위한 영적인 채움의 시간과 더불어 향후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생태 강학 회의 경우 교구생태환경위원회와 황종렬 레오 박사의 도움을 통해 프로그램과 일정을 확정하였으며, 본당의 생태 환경분과원과 더불어 다른 활동가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하여 열린 강학회가 되어 교류의 장도 되었습니다.
-유병숙 베로니카 서산동문동본당 사회복음화분과-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61. 미사 해설 – 성찬 전례(25) : 영성체 예식 - 주님의 기도 (4)
125. 사제는 팔을 벌린 채 혼자서 계속하여 기도한다. ✚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사제는 손을 모은다. 교우들은 아래의 환호로 기도를 끝맺는다. ◎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요한 17,15).
평소 우리가 일상에서 봉헌하는 주님의 기도는 “아멘” 이라고 응답하며 기도를 맺습니다. 그러나 미사 안에 봉헌되는 주님의 기도는 “아멘”이 생략됩니다. 그래서 몇몇 신자분께서는 아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멘”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주님의 기도를 마저 봉헌하고 아멘 대신에 응답 영광송으로 마칩니다.
주님의 기도 이후 사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시 청합니다. <주님, 악에서 구하여주시고, 평화롭게 하소 서. 죄에서 구원하시고, 시련에서 보호하시며, 희망을 품으며 주님을 기다리게 하소서.>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적지 않은 시련과 혼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인지 희망보단 절망을 바라보게 되고, 빛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어둠속에 머물기도 합니 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공감하는 교회는 사제의 후속 기도를 통해 다시금 간구합니다. 사제의 후속기 도를 묵상하면 아시겠지만, 주님의 기도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도 직접적인 청원이 동반됩니다. 그래서 이 기도를 주님의 기도와 연결되어 있는 기도, 곧 ‘주님의 기도 부속기도’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의미를 의식한다면, 이 후속기도는 주님의 기도와 상관없는 기도가 아닌 주님의 기도를 구체화시키는 촉진제 역할의 기도입 니다.
그리고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 이후 신자들은 응답 영광송으로 주님의 기도를 맺습니다. 모든 기도에서 영광송으로 기도를 마친다는 점은 장엄한 예식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어지는 평화 예식에 대해서 설명 하겠습니다.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 사목국 차장-
가톨릭복음 선교 교육
'나’부터 시작하는 ‘쉬는 교우 선교’ (1)
본당신부로 지낼 때, 가정 방문 기간 중에 쉬는 교우분들께 전화를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신 분들도 계셨고, “안 나간 지가 언젠데, 다시는 전화하지 마세요!”라며 매몰차게 끊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큰 기쁨도 있었고, 마음에 상처가 남겨지기도 했습니다. 쉬는 교우들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는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보면, 쉬는 교우들의 여러 속마음이 등장합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의문, 교회 사람의 모습에 대한 실망, 앎과 삶 사이에서 갈등, 의미와 정체성 사이에서의 혼란 등 냉담의 이유들이 다양합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생계의 어려움과 개인화된 신앙이 냉담의 가장 큰 이유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형제, 자매들인 이분들의 곁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설 수 있을까요?
-글 관장 김민희 바오로 신부-
<이충무의 숨은 행복찾기(67)>
‘훈(訓)’을 다시 보다
살면서 생각보다 ‘훈’ 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자주 접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어르신들로부터 자주 받던 질문 중에 ‘가훈’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기억납니다.
학창시절 내내 교실마다 늘 ‘급훈’이 액자에 걸려 있는 걸 봐왔고, 학교 운동장 한쪽에 있는 커다란 돌 위에 ‘교훈’이 새겨져 있었던 것도 생각납니다.
누군가에게 조언과 충고를 할 때 ‘훈계’라고 하며, 아이들을 교육할 때 ‘훈육’한다고 하거나, 군인들이나 운동선수가 ‘훈련’을 받는다는 말도 자주 들어봤던 말들입니다.
이렇듯 ‘훈’이 들어간 단어는 참 많지만, 묘하게 그 단어들에게서는 대체로 딱딱하거나 심각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훈’은 한자로 ‘訓’이라고 표기하는데, 한자어를 잘 살펴보면 말을 뜻하는 ‘말씀’ 언(言)자와 시냇물을 뜻하는 ‘내’ 천(川)자가 결합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가르치려면 당연히 언어를 통해야만 하니까 말씀 ‘언(言)’자가 포함된 건 알겠는데, 그 옆에 시냇물 ‘천(川)’자가 있다는 것은 참 오묘합니다.
시냇물은 굽이굽이 물길을 따라 유연하면서도 결코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시냇물은 고인물이 아니기에 언제나 싱그러운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가르침을 전할 때 언어가 돌같이 딱딱하면 그건 가르침이 아니라 강요가 됩니다. 반면에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말이 동반된다면 그건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지혜가 됩니다.
한자로 ‘훈’을 이해하다 보니, 그 글자에 대해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훈’은 단단한 ‘돌멩이’ 같은 단어가 아니라, 졸졸 흐르는 다정한 ‘시냇물’ 같은 말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이 생각납니다. 하느님의 훈계가 그 어떤 훈계보다 달콤하고, 하느님의 훈육이 그 어떤 훈육보다 든든한 이유를 알 것만 같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우리 마음을 언제나 촉촉하게 해주시는 주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그 생명수 같은 가르침에 기대어 오늘 하루를 기쁘게 열어 봅니다.
-이충무 바오로 극작가, 건양대교수-
성지를 걷다_ 배나드리성지(3)
3. 배나드리성지 순례
이보현 프란치스코(1733-1800년)와 함께 해미 지역의 첫 순교자인 인언민 마르티노 복자를 기리는 배나드리 성지는 신리성지에서 해미성지로 이어지는 내포 천주교 순례길 코스에 위치합니다. 교구 내 주요 성지들에 비하면 배나드리는 상당히 작은 규모의 성지입니다. 그러나 해미에서 순교한 인언민 마르티노의 유해를 비밀리에 옮겨 모신 묘지가 배나드리성지 근처에 있다는 전승이 마을 안에 전해지고 있는데, 추후 유해를 찾는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해미성지와 이어지는 중요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교구 신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배나드리 공동체의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은 작지만 아름다운 삽교 성당에도 들러 기도를 바치고 덕산·홍주·해미로 내포 순례를 이어간다면 의미있는 여정이 되실 것입니다.
'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 > 2023년 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2023년 11월 19일(가해) (0) | 2023.11.21 |
---|---|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2023년 11월 12일(가해) (2) | 2023.11.13 |
11월 (위령 성월) (0) | 2023.11.09 |
연중 제30주일 2023년 10월 29일(가해) (1) | 2023.11.02 |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2023년 10월 22일(가해) (1) | 202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