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연중 제18주일 2010년 8월 1일(다해)

모든 2 2021. 8. 28. 15:37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루카 12,15)

 

 

+ 루카복음 12,13-21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그때에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말씀의 향기>

 

탐욕을 경계하여라. -나기순 루도비코 금남 공소

 

   오늘 제1독성의 저자는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 라며 인생에 대한 강한 부정과 함께 철저한 허무주의를 통하여 인생무상은 솔직힌 제기하고 고백함으로써 하느님 안에서 그 해답을 얻으려 하고 있다.

 

   또한 제2독서에서는 '탐욕을 죽이십시오.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콜로 3,5,11)라며 세례를 통하여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버린 그리스도인으로서 새 인간답게 부활이 삶을 살 것을 촉구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며 재산 분배나 재물보다 형제에의 고귀함을 가르치고 재물욕이 모든 불행과 멸망의 근원임을 깨우쳐 준다. 아울러 재물이 생명을 위한 보장성 보험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다.

 

   옛날 고향 이웃 동네에 두 형제가 형 소유의 방죽(작은 저수지) 밑에서 나란히 농사를 짓고 있었다. 논바닥이 갈라질 만큼 가뭄이 심한 어느 여름에 동생이 형에게 방죽의 물 좀 달라고 애원하였다. 형은 방죽의 물은 줄 수 없다. 차라리 우리 집 광(창고)에 가서 쌀이나 몇 가마 가지고 가라.'며 거절하였다. 인색함과 탐욕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역사는 탐욕에 빠진 멸망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익명의 무수한 사람들이 베푼 따뜻한 인정의 손길로 공동체를 빛낸 역사이기도 하다. 재물욕, 소유욕은 욕심만큼 결국 인간의 삶을 훼손시킨다. 탐욕에서의 탈피는 동서고금을 통하여 모든 종교의 원리이며 인성교육의 기초이다.

 

   오늘 성경 말씀들은 하나같이 재물욕에서의 탈피, 재물보다 더 크고 귀중한 가치, 인생의 궁극적 목적을 깨닫게 한다. 부유함보다는 가난함과 나눔, 절제가 인간을 풍요롭게 한다. 재물은 축적하다가 건강을 잃고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죽음 다음에도 기억되는 또 다른 곧 아름다운 부활의 죽음이 우리에겐 있다. 그것은 자선과 나눔의 삶이다.

 

  "탐욕에 빠지지 말라는 말은 너 자신은 사랑으로 채우라는 뜻이다. 가난한 자의 뒤주가 안전한 창고로다."(아우구스티노) "죽음의 동반자는 재물이 아니라 덕이니라."(암브로시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쉽다."(므 10,25) "아무도 두 주인은 섬길 수 없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루카 12,15,20)

 

 

<시니어 칼럼>

 

노년기의 신체적 특성 -한동성 갈리스토. 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노년기의 신체적 특성은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신체 구조의 쇠퇴와 관련된 부분과 신체내부 기능에 관련된 부분이다.

신체 구조의 쇠퇴와 관련된 부분은:

   1) 골격 : 연령 증가로 뼛 속의 칼슘이 감소하여 뼈가 가벼워지고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고, 쉽게 골절상을 입게 된다. 또한 연골의 탄력성 약화로 관절부분의 움직임이 굳어지면서 활동의 제약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염 등이 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2004년 보건 사회 연구원은 노인들에게 가장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관절염(43.1%)을 들고 있다.

 

   2) 피부 : 연령 증가와 더불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건조해지며 피하지방질 감소로 주름살이 생기고 거치러지면서 피부 두께도 얇아진다. 이로 인해 추위와 더위에 민감하게 되고, 상처가 나면 치료가 지연된다.

 

   3) 수의근 : 팔다리와 골격의 일부에 붙어있는 수의근(수의근)은 25-30세 이후로 수축력이 약해져 뼈에 많은 부담을 가져다준다.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신장은 연령 증가와 더불어 감소하게 되고, 체중도 줄어 들며, 모발이 희어지고 모낭이 약화되어 머리털이 빠지게 된다. 치아의 수도 감소하여 60대에는 14개, 79대에는 11개, 80대에는 6개 정도가 남게 된다. 장기의 무게는 40대부터 감소하지만 심장만은 다른 장기와 달리 무게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말초혈관의 동맥경화로 인하여 심장 비대와 지방의 증가 때문이다.

 

   신체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

   1) 소화 기능 : 치아 결손으로 인한 저작 능력이 떨어지고 침과 위액 분비가 줄어들고, 위장의 근육과 간 기능도 악화되어 소화 기능이 저하된다. 소화를 통한 장의 영양 흡수율도  떨어진다. 한국 보건 사회 연구원은 소화성 궤양을 지닌 노인들이 16.5%나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2) 호흡 기능 ; 20세 이후 연령 증가에 따라 전폐용량(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실 수 있는 양)과 폐활량(흡수한 공기 중에 폐에서 교환하여 밖으로 방출하는 양)이 감소된다. 반면에 잔기량(들어마신 공기 중에 교환하여 방출하지 못하고 폐에 남아있는 공기량)은 오히려 증가하여 70세에 이르면 잔기량이 35-40% 가까이 된다. 이로 인해 기관지질환이 많이 나타나며, 기계적 반사에 의한 불순물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쉽게 폐렴으로 연결되기 쉽다.

 

  3) 혈액순환과 심장 기능 : 50대부터 혈액순환이 둔화되고 심장 박동도 느려지면서 불규칙해진다. 혈관을 보면 연령을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혈관은 연령 증가에 따라 낡아지게 된다. 혈관이 낡아진다는 것은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하게  굳어져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동맥경화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면 조직의 영양보급이 불량해지고,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노인의 장기 기능이 떨어지는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액 순환과 혈관 노화로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고혈압, 중풍, 뇌혈관 질환 등이 있다.

 

  4) 수면 : 연령 증가에 따라 수면 시간이 감소하게 된다. 20세에서 55세까지는 약간씩 수면 시간이 감소되고 55세 이후에는 급속히 감소하여 60세 이상의 노인이 되면 5-6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을 갖게 된다.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노인에게는 불면의 현상이 상당히 나타나고 있다. 불면은 정서적 불안정, 근심 걱정, 가족 간의 갈등,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의 이유로 쉽게 나타나며, 우울증, 정신분열증, 신경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5) 간 등의 장기 기능이 약해지면서 혈당량이 중. 장년기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이것이 당뇨병이 많은 요인이 된다. 전체 노인 중 13.8%가 당뇨병이 있으며, 당뇨병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백내장 등의 합병증을 가져오게 된다. 전체 노인 18.1%의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눈의 수정체가 흐려지는 병이며, 1.8%인 녹내장은 눈 속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시신경 기능을 저하시켜 실명을 초래하기 쉬운 질병이다. 이러한 노화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양하고 신체구조와 내부 기능에 있어서 그 차이가 서로 다르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박희연 다미아노의 삶 -이경래 프란치스코. 법동 성당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박희연 다미아노 형제에게서 금요일 오후에 꼭 성당에 가고 싶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하필이면 꼭 금요일 오후일까?

  2008년 초에 발병을 해서 지금은 호흡기 없이는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형제님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방안에 잔뜩 성경구절을 종이에 적어 붙어 놓고 수시로 읽으면서 기도를 하신답니다. 방문을 하니 과연 방이 수험생 방같이 종이조각으로 가득했습니다.

 

모처럼의 나들이 준비로 길은 가까웠지만 험난했습니다. 가까스로 도착을 해서 2층으로 올라간 순간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제대까지 펼쳐진 꽃길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던 겁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다음 날이 우리 성당 출신 신부님의 형이 결혼을 하는 날이라 미리 꽃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었답니다. 우리는 과감히 차단막을 걷고 제대까지 진출을 했고, 성당의 불을 모두 켰습니다. 십자고상 앞에서 형제와 어머니, 그리고 그의 아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습니다. 쉬시는 보좌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제의를 갖추시고 여러 의식을 하고 또 성체를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옆에서 결혼 축가를 연습했던 청년을 불러 성가를 불러주기를 부탁하셨고, 그들은 당연히 성가를 불러 주었습니다. 참 그 영광이려니.. 감격스럽고 축복스러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마당에 나오니 저녁놀이 지고 있었고, 성모님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사무장이 사진도 찍어 주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이루어주시려고 하느님께서 다미아노를 금요일에 불러 주신 것이었습니다.

 

  하느님! 우리 뜻대로 마시고 하느님의 뜻대로 우리 형제의 건강을 돌봐주소서! 집에 와서 고맙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형제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1남 1녀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오신 다미아노 형제를 위해 우리 다 함께 기도를 해주심은 어떨런지요..

 

 

 

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은

오직

믿음 때문입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

 

진정한 매력은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가슴으로 바라보는 것...

 

 

거울에 던진 대사,내 껍질을 깨트리다.

 

  영화를 보고 나면 꼭 그 영화 속의 대사 한마디를 따라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거울 앞에 서서 마치 내 자신이 그 대사의 주인공인양,목소리를 한껏 깔고 양미간을 약간 좁히며, 속눈썹을 살짝 떨면 준비가 다 된 겁니다. 없는 카리스마를 눈 빛 속에 띄우려니 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은근히 긴장되고 신납니다.

 

  "별 거 아니야, 이제야 비결을 알았어, 남이 되려 하기보단 내 자신이 되는 거."  코미디 영화 '우디의 청춘'을 보고 나서, 곧바로 거울을 들여다보며 한번 던져보던 대사입니다. 너무 목에 힘을 줬는지 어째 꼭 신성일-엄앵란 시대의 영화 냄새가 살짝 나긴 했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찡 합니다.

 

  남자다운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이혼 당하고 영화 내내 자신의 우상인 험프리 보가트처럼 매력적인 남자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던 우디 알렌. 왜소한 키에 수다스럽고 소심하기까지 한 그는 모든 걸 험프리 보가트 식으로 말하고, 험프리 보가트 식으로 웃고, 험프리 보가드 식으로 여자에게 접근합니다. 하지만, 결국 원숭이 흉내내기를 통해 깨닫는 건, 진정한 매력의 비결은 '남 따라하기'가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침잠하기'였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 대사를 자꾸만 되내이고 싶은 건,그 대사가 거울 속의 나를 향해 날아가.내 두터운 허위의 가면에 조금씩 조금씩 흠집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는덧 내 얼굴위에 두텁게 쌓여진 타인들의 공허한 껍질들. 그래서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으로 이지러진 내 얼굴.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처럼 잔뜩 얼굴에 힘을 주고 눈을 부릅뜨면 그 껍질들이 하나 둘 날아갈 것만 같아,난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그 대사를 마법의  주문처럼 중얼거려 봅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이면, 이제 눈가의 주름과 흰머리카락들이 결코 감추어야 할 치부가 아니라 내가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할 내 자신의 일부라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 들여 보고 싶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