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2010년 7월 18일(다해)

모든 2 2021. 8. 28. 14:06

 

모든 이가 마음의 고향인 농촌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온갖 죽어가는 것들을 살리는데

앞장서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랑과 일치와 신뢰가 싹트게 하시고

농촌과 도시가 하나로 이어져

온 누리에 생명이 살아나게 하소서.

 

- '농민을 위한 기도' 中에서-

 

 

+ 루카복음 10,38-42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말씀의 향기>

 

빼앗길 수 없는 생명-강창원 마르티노 농민회 담당

 

  오늘은 농민주일입니다. 하느님의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애쓰시는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 농민과 농촌을 생각하면 저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현실에 주저앉습니다.

 

  우리의 농님들은 그저 생계를 이어가지 위해서, 할 줄 아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농사를 이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농민들은 이 땅에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이어나가는 협조자로 피땀 흘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살아나갈 자리를 점점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평창으로 농지를 부의 축척 수단으로 삼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과 수입산 농축산물로 인한 우리 농촌의 붕괴, 그리고 4대강 사업을 통한 농지의 축소와 생태환경 훼손,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 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식민지 시절 타국에 의한 빼앗김이 아닌, 자국민들의 무관심과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농촌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농민들은 만나 인사를 나눌 때마다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자문이 다 닳아 없어진 거칠어진 손과 햇빛에 그으리다 못해 검버섯이 핀 얼굴 등을 대할 때마다 과연 교회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밤이 많습니다. 농민들은 농산물이 아닌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재창조하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과연 하느님의 뜻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결론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값진 것이기에 결코 빼앗을 수도 없는 보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농촌을 살리는 길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며 그 농산물을 통해서 우리 후손들에게도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농촌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42)아멘.

 

 

<시니어 칼럼>

 

노화와 건강 -한동성 갈리스토 . 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인간이 늙어가게 된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신체적 쇠퇴, 허약, 무기력, 생리적 기능의 쇠퇴 등이 수반됨을 의미한다. 이것을 노화(senescence)라고 하며 이를 이해하려면 정상적인 노화과정(nomalagiog)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정상적인 노화는 "유기체가 정상적인 환경조건 속에서 살아가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히 일어나게 되는 변화(Birren, Renner,1977)"을 말한다. 즉 일반적인 유기체가 시간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를 말한다. 이에 반해 생물학적 측면에서의 노화( senescence)는 "전 생애 가운데 퇴화과정(degenerative processes)이 재생과정(regenenative biological processes)을 능가하여 결국 유기체의  파괴가 일어나게 되는 시기"를 말한다. 결국 노화쇠퇴(senescence)과정은 정상적인 노화(normal aging)의 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노화 과정은 다음의 특징을 지닌다.

 

  첫째, 노화는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으로 늙어갈수록 면역력이 약화된다.

  둘째, 노화는 매우 서서히 점진적으로 일어나며 진행된다.

  셋째, 외부적인 요인(스트레스, 질병, 부상)보다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변화이다. 즉 "내재적이고, 세포의 재생고 관련되며, 역전될 수 없는 유전적으로 계획되어진 변화이다."

  넷째, 유기체의 여러 수준에서 일어난다. 이러한 퇴화는 해부학적, 생리학적, 그리고 행동적 측면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질병의 유무에 상관없이 노화로 인해 결국 누구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윤진 2001:최재성 장인협. 2008)

 

  건강은 신체적 독립을 유지하고 개인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및 영적으로 완전한 복리의 상태'로 정의하면서 전인적인 건강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노년기의 건강을 폭넓게 다차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노년기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단순히 질병의 원인을 신체적이고 개인 내적인 데서 찾아 그 원인을 제거하려는 의료 행위(medical model)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질병의 원인을 신체와 사회 환경적인 것에서 찾아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면에서 치료하려는 종합적인 건강보호체제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본다. 

 

건강상태를 실질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미국 보건성(U.S. Health Department)에서는 다섯 가지 개념을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이인수, 2001)

 

  첫째, 건강에 대한 단계적 척도: 아주 건강한 상태에서 죽음에 이르는 상태까지 총 9단계로 나누었다. (사회, 신체,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이상상태 발생/치료가 필요함/활동이 제약됨/주요 활동이 제약됨/주요 활동불능/보건 및 의료기관 수용/사망) 여기에서 활동이란 식사 목욕 등 일반적인 동작을 , 주요 활동이란 생산활동(work)을 의미한다.

 

둘째, 일상생활 동작능력 : 노인이나 장애인의 건강 수준을 평가할 때 자주 이용되는 용어이다.

 

셋째, 급만성 질환 유병율: 의사가 진단한 질환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지속적으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 만성질환이고 그 이하는 급성질환이다.

 

넷째, 주요활동 장애: 주요 일상생활이 건강문제로 인해 장애를 받는지를 판정하는 지표로써 주로 만성질환으로 인해 주요 생활을 수행할 수 없는 정도를 판단하는데 이용된다.

 

다섯째, 스스로 느끼는 건강수준: 노년들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항목으로 노년의 사기 의욕 등 정서와 삶의 질을 판단하는 학술적 지표이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내가 먹은 것이 내 몸이 된다  - 정인숙 글라라. 정림동 성당

 

  우연히 6년 전 우리 몸이 아픈 것은 먹거리 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가정에서 먹는 먹거리를 우리농의 물품으로 서서히 바꾸기 시작하였는데 그중에서도 항상 먹게 되는 식용유, 계란,파,두부,밀가루는 우리집의 필수먹거리로 준비 하였습니다. 또 백미밥만 먹던 식단을 유기농 현미밥으로 바꿨고 지금은 거의 유기농 제품과 친환경 제품, 무농약 제품,전환기 제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식비가 옛날에 비해 두 세배가 들어서 부담이 되기도 하여 망설였는데 병원비로 지출되는 돈으로 따져 보니 건강을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과 농약과 화학물질로 인한 암은 걸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우리농 물품을 이용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알레르기 비염이 치료가 되어서 이제는 봄 가을이 와도 재채기와 콧물로 고생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항상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감기도 잘 안 걸리고 몸이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딸아이도 비영과 아토피증상이 깨끗하게 없어졌습니다. 한참 사춘기를 겪던 아들은 여드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들도 우리밀 라면과 우리농 과자등을 먹으면서 여드름이 덜 나는 체험을 한 뒤로는 피자나 시중에 파는 과자류와 콜라 등은 입에도 안됩니다. 유기농이 아니면 아무것도 안먹으려 해서 걱정이 좀 되기는 하지만 우리농 먹거리를 먹으면서 저희 가족 전체가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남편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우리농 매장에 가서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농 물품을 먹고 쓰다 보니 슈퍼에 가도 별로 살 것이 없어 더 절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열된 먹거리나 제품들 안에 들어 있는 해로운 성분들을 알게 되니 그것들을 사게 될 때는 돈이 아깝고 될 수 있으면 구임을 안하게 됩니다.

 

  농약과 각종 화학비료들로 키워진 농산물들을 먹고 사는 한 사람들은 더 아프고 병들어가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먹거리와 함께 친환경의 삶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눈이 열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사실 저희 제부도 유기농을 고집하는 저를 고급병에 걸린 아줌마로 안 좋게 이야기 하곤 합니다. 유기농 먹는다고 비판합니다. 몇몇 자매들도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건강이 좋아진 체험을 했고 또 저의 작은 소비 실천이 우리나라의 많은 농민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는 일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전가톨릭 우리농: 042) 626-3152 /www.wefarm.or.kr

 

 

농민은

먼 그들이 아닙니다

땀으로 식량을 책임지는

우리입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나침반>

 

방 한 칸, 그 안에 우리가 나눌 모든 것이 있습니다

 

 

최고로 비싼 방

 

  아는 분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민을 가기까지 마음고생이 참 많아서 주변 사람들이 다들 안타까워 했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금방 가게 될 줄 알고 살던 집을 내 놓으셨던 것이 문제였죠. 집이 팔렸으니 곧 미국으로 떠날 줄 알았는데, 그만 절차가 복잡해져 이민이 미루어진 겁니다.

 

  당장 식구들이 머물 곳이 없어져 하는 수 없이 방 하나만 있는 원룸을 얻어 임시로 생활하기로 했는데 이게 보통 불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전에는 각자 방 하나씩 갖고 다섯 식구가 각자 편하게 생활했는데 이젠 그 작은 방 하나에 미국에 가져가려한 짐들까지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으니 사사건건 문제가 생겼습니다. 세명의 아이들은 걸핏하면 다투고, 엄마의 잔소리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죠.

 

  드디어 미국 이민이 결정되었고, 저는 그 분 가족과 송별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불편한 방 한 칸 생활을 청산하게 되었으니 축하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는데 정말 뜻밖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님은 환한 얼굴로 그 작은 방에서 보낸 시간들이 축복이었다고 강조 했으니까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딸아이는 잠을 잘 때 배에서 이상한 소리가 가끔씩 나고, 막내 녀석은 동물이 나오는 동화에 더 많이 흥미를 보이며, 남편과 큰아들은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아는 걸 자랑하느라 티격태격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가족 하나하나에 대한 사랑이 진정으로 싹트게 되었다고 행복한 고백을 하셨습니다.

 

 타향으로 떠나기 전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해준 작은 방 한 칸의 생활... 이제 낯선 땅에서도 그들은 가족의 힘으로 결코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 갈 거라 확신합니다. 걸핏하면 단어 끝에 '방'이라는 말을 붙이는 '방들의 전성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그 어떤 방보다 필요한 건 작은 방 한 칸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