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연중 제5주일 2010년 2월 7일(다해)

모든 2 2021. 8. 20. 16:59

「예수를 따르는 베드로와 안드레아」

 

 

+ 루카 복음 5,1-11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말씀의 향기>

 

밑바닥 체험 - 김민수 야고보 갈마동 보좌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자신을 '칠삭둥이',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가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진정으로 하느님을 체험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중에 하느님의 번개같은 섬광을 맞고 사흘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그는 여기서 인생의 밑바닥 체험을 하였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가장 낮은 자의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하느님을 그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만났던 인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부 네 사람을 부르십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 더 풍요로운 묵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왜 어부 네 사람을 부르셨을까요?' 열 두 사도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이 어부였습니다. '왜일까요?' 열 두 사도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이 어부였습니다. '왜 일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어부라는 직업은 늘 위험을 안고 생활합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일반적인 호수와 다릅니다. 넓은 면적에 늘 파도가 칩니다. 기후의 변동에 따라서는 심한 폭풍우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어부들은 늘 고기를 잡으면서 죽음을 체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생의 밑바닥을 자주 체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구원을 말씀하셨을 때 받아들이기가 더 쉬웠습니다. 어부 베드로는 고기가 그물이 찢어질 만큼 잡히자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자신을 '죄인'이라고까지 겸손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인생의 밑바닥을 체험한 사람은 이렇게 겸손하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베드로 사도도, 그리고 수많은 성인, 성녀들도... 그들은 인생의 밑바닥을 체험한 분들이었습니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체험한 사람, 그리고 겸허하게 정직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이 부족한 인물임을 인정하는 사람이 주님께로 온전히 향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인간적 능력이나 경험을 훨씬 벗어나는 하느님의 위대하심 앞에 겸허히 엎드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명에서 하느님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때론 극한의 상황이 닥치고 좌절이 밀려올 때, 오히려 기뻐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그 밑바닥에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시니어 칼럼>

 

피부노화는 나이순이 아니다 - 김요성 요한 비안네. 킴벨 가톨릭피부과

 

  피부노화 하면 언뜻 연세 드신 어르신이 주름잡힌 쪼글쪼글한 피부를 연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도 심하게 피부 노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는 피부 노화의 원인이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타나는 생리적인 내인성 노화뿐 아니라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는 광노화에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피부 노화는 태어나자마자부터 진행된다고 할 수 있지만, 노하가 진행됩니다.

 

  의학적으로 표현하면 나이가 늘어감에 따라서 피부의 세포분열이 약해지고 표피층은 두꺼워지며 진피층이 콜라겐섬유 등이 줄어들어 피부의 탄력이 줄어들고 얇아져서 잔주름 등이 생기며, 피부면역세포의 감소로 면역 기능이 떨어져 피부 감염이나 피부암의 발생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는 실질적이고 중요한 대부분의 피부노화는 광노화입니다. 이것은 햇빛에 자주 오랫동안 노출된 피부는 젊은 나이에도 심각한 노화의 반응을 일으켜 탄력이 소실되어 주름살이 증가하고 피부가 나무가죽처럼 두꺼워지고 기미나 검버섯 등의 색소 변화와 흑색종 등의 피부암의 발생의 주된 요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피부노화는 막고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과도한 자외선의 노출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최근 피부과학회의 권장사항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외선(햇빛)에 노출 시 노출부위를 의복으로 가려주며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는 것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수치가 높다고 차단이 잘되는 것이 아니므로 SPF30 정도면 충분합니다. 피부노화의 예방으로 비타민, 토코페롤 등의 항상화제를 선호하는데 적당량은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복용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성장호르몬, 여성호르몬, DHEA 등의 호르몬 치료요법은 최근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노화된 피부를 되돌리기 위한 여러 가지 시술과 수술, 기능성 화장품류는 약간의 도움은 되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그러므로 안전하고 확실한 피부노화 예방법은 충분한 필수영양소를 함유한 균형 잡힌 영양식사와 충분한 휴식, 자외선 차단을 통한 광노화 예방입니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나눔은 폭포수다  -서종옥 안젤라. 괴정동 성당

 

  작은 강이 모여 큰 가을 이루고 큰 강의 물은 어디론가 흐르고 흘러 거대한 물줄기를 만듭니다. 그렇게 거세진 물줄기는 엄청난 물 회오리와 함께 거센 폭포수가 되어 시원하게 아래로 아래로 물살을 가르며 작고 작은 무수한 많은 폭포를 끝없이 만들어 갑니다.

  이렇듯 나눔이란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흐르듯 내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고, 내게 도움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 애쓰는 마음, 한마디로 '은혜를 갚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가진 것 없이 대전으로 이사하여 한 푼 두 푼 모아 작은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 셋째 형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너무도 힘들고 험난한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 형님께 받은 많은 은혜를 저는 또 다른 예전이 힘들었던 '나'에게 나누고자 합니다.

 

  옛 속담에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 '백지장도 맛들면 낫다.' , 그리고 '걱정도 나누면 반이 된다.'란 말의 의미는 주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욕심을 조금씩 버리는 삶이 더 행복하다는 걸 일깨워 주려는 건 아닐까요?

 

  자원봉사 역시 '남을 돕는 일'이전에 마음 속의 수많은 욕심을 버리고 '텅빈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봉사활동 초보자인 저 역시 지난 노인병원 청소봉사 때 철수세미로 있는 힘을 다해 더러워진 바닥을 깨끗이 닦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땀을 흘리며 깨끗이 닦아내려 한 건 더러워진 바닥이 아닌 세상 속에 살면서 지은 저의 죄를 깨끗이 닦아 내기 위해 더 열심히 땀을 흘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늘 자신만을 위해 '주먹만 쥐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손을 쫙 펴서 나눌 수 있는 '보'와 같은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때로는 '가위'에게 좀 져주면 어떻습니까? 제 마음만 행복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지요.

 

 

 

 

빛을

사랑해야지.

 

거기에 묻어오는

바람과 안개와

청청한 영혼을 사랑해야지.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나침반>

 

사랑은 이성으로 이끌리고 동성으로 이해하는 것...

 

내 안에 너 있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게 되는 건 너무도 당연히 두 사람이 각각 한 '남자'와 한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이성에게 끌리는 건 자연의 섭리이니까요. 하지만, 여러분 혹시 그거 알고 계세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헤어지게 되는 것 역시 그들이 각자 지나치게 한 남자이었거나 지나치게 한 여자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남자이므로 여자에게 이끌리지만,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을 결코 이해하지 못하거나, 여자이므로 남자에게 이끌리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의 마음을 결코 이해하지 못해 고통받는 연인이나 부부들을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됩니다.

 

  사랑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내 자신이 이성(異性)이면서 동시에 동성이어야 하는 모순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불씨를 꺼지지 않고 언제나 뜨겁게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동성으로서의 따뜻한 연민입니다.

 

  남자이면서 끝까지 남자이길 원하세요? 여자이면서 끝까지 여자이길 원하시나요? 그 한 가지 역할에만 매달리다가 삶의 무대에서 홀로 쓸쓸하게 퇴장하실 건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미 여러분은 충분히 이성적입니다. 우리의 육체가 그걸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자꾸만 이성적이려 애쓰지 마세요. 오히려, 이성으로서 매력적인 만큼, 동성 친구로서 더욱 더 따뜻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서로의 배역을 바꿀 줄 아는 그런 지혜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는지요? 내 안에 너 있다는 멋진 대사는  그래서 아무나, 아무 때나 할 수 없는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메아리가 되어 우리의 가슴에 오래오래 남는가 봅니다.

 

-이충무 바오로 /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