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기 말, 이탈리아 베르나 산 제노 성당의 청동문」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변윤철 신부(2013)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3,34-35)
+ 요한 복음 13,31-33.34-35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너희는 나를 찾을 터인데, 내가 유다인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제 너희에게도 말한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말씀의 향기>
'모(某)이(2) 세(世)가 사라질 때까지 사랑합시다!
"이주민에게 더 큰 존중과 사랑을" - 손은석 마르코 이주사목부 전담
오늘은 이민자들에게 더 많은 사목적 관심과 배려를 갖길 바라며 교회가 정한 '이민의 날'입니다. 우리 대전 교구에서도 이주사목부가 '모이세'라는 이름으로 이민자들 특히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정착을 신앙 안에서 돌보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모이세'라는 이름은 두 가지 뜻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고된 노예생활의 이집트 땅에서 약속의 땅, 자유의 땅 가나안으로 이끈 구약의 '모세'(라틴어로 Moyes)를 뜻하는 것이 첫째고, 인종과 문화 그리고 나라의 구별 없이 모두 더불어 '모이자'는 뜻을 두 번째로 함의하는 것입니다. 성서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가 함께 결합된 이름처럼 신앙의 교회가 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모이세'라는 또 다른 이름 아닌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불려지는 이름 아닌 이름이 '야!','새끼','재수 없어'입니다. 각자의 이름은 사라지고 모두가 다 공통된 호칭으로 이렇게 불려지기가 다반사입니다. 이 호칭들은 모아 '아무개'(某:모)가 됩니다. 이름 없이 아무개로 살아가는 이들이 낳은 아이들이 아무개의 2세, 즉 아무개 '모'(某) 자를 따서 모(某) 2세가 됩니다. 일터에서 거리에서 이름없이 아무개로 천시 받고 차별 받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2세 아이들이 찾아가는 곳은 방황과 일탈의 어두운 사회 단면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계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만드시면서 아담과 하와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앙의 인물들에게 새 이름을 주시면서 새로운 소명과 새 땅을 향해 은총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지금 우리들에게도 세례 안에서 새 이름을 교회를 통해 주십니다. 이제 이민자들에게 이 땅 대한민국이 새로 태어나고 은총 가득한 세례의 땅이 될 수 있도록 이름을 찾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때가 되면 '모(某) 이(2) 세(世)'른 사라질 것입니다. 이주 사목부 '모이세'는 '모(某) 이(2) 세(世)'는 사라지길 바랍니다. '모(某)이(2) 세(世)가 사라질 때까지 서로 사랑합시다!
청소년 바로보기(22)
주일학교 교사와 청소년 사목(3)
그동안 교리 교사들의 상황을 이해하고,청소년들 앞에서 교리 교사들의 위신을 세워주어야 하는 이유에 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교리 교사들의 양성에 관한 문제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교사 양성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 어떤 분들은 그 대안으로 교리 교사들의 유급제를 말씀하시곤 합니다. 신학을 공부한 후, 교리 교사 업무에 전념하고 또 다른 교사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거기에 합당한 급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우리 교구에 그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본당은 거의 없습니다. 한 본당의 유급 교사 한 두명으로는 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라 교사 유급제에 대한 생각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 역시 신학생 시절에 유급교사 제됴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왜 교회가 그렇게 중요한 교리 교사들에게 지원을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묵상 중에 이러한 마음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너는 내가 십자가를 통해 인류를 구원한 값으로 얼마를 줄 수 있어?"
교리 교사들은 하느님 나라의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보수는 감히 인간이 계산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교리 교사들의 활동 지원은 가능하겠지만,그 지원이 급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비록 한없이 부족한 모습이긴 하지만 어린이,청소년들의 신앙을 위한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천상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또 아름답게 보존해야 할 의무도 우리 교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사 양성에 관해서는 신부님들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대전 교구에서는 지난 3월부터 모든 지구가 참여하는 교리 교사 학교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해오던 일이지만 강사 섭외나 교리 교사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대전 교구 내 14개 지구 중에 4~5개 지구만 운영이 되어 왔었고,또한 운영을 하는 지구들도 교육 과정이 각기 달라 교구 차원의 평가가 불가능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에 걸쳐 각 지구 청소년 대표 신부님들의 회의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여러 차례 수정 보완을 거듭하여 결국 만장일치로 이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모습은 많은 젊은 신부님들의 그 바쁜 와중에 자처하여 강사로 활동해 주시겠다고 하신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5개의 거점 본당에서 2년 과정의 교리 교사 양성 시스템이 올 해 출발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도움을 주신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 교리 교사 야성 시스템이 차츰 우리 교구에서 자리를 잡아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교사들이 적극적 참여와 모든 교우들의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박진홍 신부 . 청소년사목담당-
미사 속 숨은 보화
감사기도의 역사 1 : 기원
감사기도는 최후 만찬 때 예수님께서 빵과 잔을 드시며 바치신 찬양과 감사의 기도에 기원을 두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기도를 바치셨는지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복음서들을 살펴보아도 기도를 하셨음을 알려주지만 그 내용에 관해서는 정확히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다인들의 성대한 찬양기도인 베라카와 비슷하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양식으로 내어주시며 가장 성대한 기도로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어좋겠습니다.
신앙의 해 특집
가톨릭 교리 해설(15) -최동일 신부.사무처 차장
제1편-제2부-제3장-2제8절 : "성령을 믿나이다"
성경은 그 시작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성령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세상의 창조때에 모든 것들은 성령을 통해서 생겨났다. 예언자들을 일깨우고 일으키는 분도 성령이고, 죄인들을 의롭게 하는 이도 성령이며, 죽은 이를 다시 일으키시는 분도 성령이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축성되도록 도유하시는 분도 성령이셨다. 게다가 예수님의 사명과 성령의 사명은 긴밀히 결합되어 있어서 결코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즉,예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성령의 활동이 함께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고 잘 알지 못할까?
예수님과 성령의 사명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공적인 부분의 사명을 행하시는 반면 성령은 그 사명을 이루어지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거나, 힘을 주는 등 내적인 부분의 사명을 행하신다.마치 한 가정에서 아버지는 집 밖에서 여러 가지 외적인 활동을 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반면 어머니는 가정을 돌보고 남편의 내조를 하면 자녀들을 양육하는 내적인 활돌을 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어머니들의 역할이 아버지의 역할에 비해 결코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예수님과 성령의 역할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이처럼 성령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성령 자체를 겉으로 보고 확인함으로써가 아니라, 성령의 활동과 그 결과를 보고 성령의 존재를 알고 확신할 수 있다.
성령은 어떤 신적인 에너지같은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스스로 활동하시면서 자신의 사명을 이루시는 한 위격이요 성부, 성자와 똑같은 하느님이시다. 그러므로 제자들과의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는 이 성령을 두고 "다른 협조자"(paraclito)라는 용어로 부르시면서 성령이 삼위일체의 한 위격임을 간접적으로 드너내주신다. 성령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성령은 그 힘으로 모든 것들이 하느님 안에서 충만한 완성을 이루도록 해주신다. 반대로 성령이 없다면 모든 것은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생기 없는 죽은 존재가 되고 만다. 따라서 우리에게 성령이 없다면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예수님은 그저 과거의 한 인물일뿐이며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할 것이고 교회는 단순한 조직일 뿐이다. 그러나 성령 안에서라면 예수님은 부활하신 주님이며 복음은 생명의 힘이 되고 교회는 삼위일체적인 친교의 표지가 된다.
이처럼 모든 것을 거룩하게 하고 생기 있게 하시는 성령은 성경에서 바람에 비유되듯이 성부와 성자의 현존을 드러내며 모든 곳에 도달하신다. 그러나 특별히 교회야말로 히뽈리토 교부의 표현처럼 "성령께서 꽃 피우시는 곳" 이다. 따라서 다음회에는 교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다.
마른 가지에
돋아나는 푸른 잎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
새로나게 하소서
새로나게 하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함께하는 이야기마당>
수철리(水鐵里)공소에서 /김영우 시몬 . 전민동성당
도고산 높은 철탑
바람 소리가 아침을 깨우는 곳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절거리고
산 능선을 휘감음 안개가 봄비를 뿌린다.
수철리 새터
몇 가구 안되는 종착역 끝 마을
7시 30분에 버스가 빈 차로 왔다간다.
주일을 지키는 교우촌 마을
옛 선조들의 기도소리가 공소에 가득하다.
공소예절 따라
신앙을 지키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같이 신부님이 오시는 날은
축복의 날이며 잔칫날이 된다.
붉은 벽돌집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기도의 집
긴 굴뚝에 흰 연기가 더욱 정겹다.
들녘에 쑥 나물
배곯던 선조들 생명의 젖줄
순교자들의 고향 신앙의 안식처
공소의 십자가가 역사를 이어 준다.
내포의 성지
순교자들의 숨소리를 느껴
공소의 추억을 되돌아본다.
복음 말씀으로 새로움을 간직하며..
2013.4 "한우리" 연수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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