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로나의 한 양로원」이진욱 신부(2007)
"74세 수녀님과 93세 할아버지,주님께 대한 사랑의 표현"
+ 마르코 복음 12,28-34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때에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그러자 율법 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말씀의 향기>
쉐마 이스라엘..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마음 닿고 목숨 닿고 힘을 다하여" -김홍식 시몬 대전평화방송사장
오늘 복음에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는 한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닿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하심으로 구약의 모든 계명들을 두 가지 계명으로 요약해 주십니다.
그 중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첫 번째 계명은 '쉐마기도"라고 불리는데, 이 계명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삶의 가장 중요한 지표였고 기도였습니다. 그들은 아침, 저녁으로 이 쉐마기도를 바쳤고 그 안에서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으며 삶의 방향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어떤 난관과 고통 속에서도 이 말씀 안에서 그들은 희망을 찾았고 길을 찾았습니다.
'쉐마 이스라엘'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삶의 의미를 찾아서」라는 책을 쓴 빅터 프랭클입니다. 1905년 비엔나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게 체포됩니다. 아우슈비츠에 도착했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외투 안감에 꿰매 놓은 자신의 필생 역작으로 준비하고 있었던 원고 한 묶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용소에서 그는 그것마저 빼앗기게 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그는 훗날 "나는 내 영혼의 자식을 잃은 상실감에 시달려야 했다. 극한 상황 속에서 나는 내 삶의 완전히 무의미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과 절망에 부딪쳤다."고 회고합니다.
며칠 후 나치들은 죄수들의 옷을 강제로 수거해 갔고 그에게는 가스실로 보내진 한 수감자가 입던 옷이 주어졌는데 그 주머니에서 찢어진 종이 한 장을 발견합니다. 거기에는 바로 '쉐마 이스라엘'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는 이 말씀 안에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굳건히 수용소의 생활을 견뎌 내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절망의 수용소 생활 3년을 이겨 냅니다. 이후 자신의 명저「삶을 의미를 찾아서」에서 살아갈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삶이라도 견딜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똑같이 춥고 배고픈 수용 생활을 하는 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차가운 감옥 바닥만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자포자기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비좁은 창밖의 별빛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소중한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을 사는 사람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가장 불행한 것은 행복할 수 있는 좋은 세상에 살면서도 스스로 안에서 죽어가는 일다."
<신앙의 해(5)>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새로운 복음화 생각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교황 바오로 6세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복음화 사명이란 오늘날 빈번한 신앙 상실의 상황으로, 세례를 받았지만 그리스도교 생활을 실천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신앙을 갖고 있지만 그 신앙의 토대가 되는 지식이 부족한 단순한 사람들, 어려서 받은 교육과는 다른 차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자 하는 지식인들,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복음 선포를 말씀하신다(「현대의 복음선교」 52항).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자신의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한 사건과 그 중심에 계신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1항)이라고 말씀하신다. 마찬가지로, 모든 복음화의 뿌리에는 인간의 확장 계획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서 우리가 당신 생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을 나누려는 열망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9월 21일 자의 교서 "언제나 어디서나"(Uvicumque et Sempra)를 내고, 교황청의 새로운 부서로 '새복음화촉진평의회'설립을 선포하였다. 이 평의회는 새로운 복음화에 관한 주제들을 먼저 성찰하고 연구해 그 결과물들을 보급하며 사목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새로운 복음화 활동을 위한 적절한 방식과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들을 찾아내고 활용하며 장려해 촉진하는 목적을 갖는다. 이 평의회의 고유임무에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한국천주교회에서도 그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1) 새로운 복음화의 신학적 사목적 의미를 깊이 있게 연구한다.
2) 관련 주교회의와 긴밀히 협력하여, 필요하다면 임시 기구를 설립하여, 새로운 복음화 관련 주제에 대한 교황 교도권의 연구, 보급, 적용을 촉진하고 장려한다.
3) 여러 개별 교회에서 이미 실행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 관련 사업들을 알리고 지원하면, 봉헌 생활화와 사도 생활단, 신자 단체, 새 공동체들 안에 있는 자원들도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의 실행을 촉진한다.
4) 새로운 복음화의 도구로 현대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의 활용을 연구하고 장려한다.
5) 현대인들을 위한 근본적이고 완전한 신앙의 내용을 담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활용을 촉진한다.
새로운 복음화는 그리스도인에게 빛나는 신앙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데, 분명 새로운 자기 복음화와 더불어 인간 사회를 다시 그리스도화 하는 일 곧 세상을 위한 새로운 복음화가 절박하게 요구된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긴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교회 공동체 자체의 구조를 먼저 개선하여 그리스도화 하는 일이다.
-곽승룡 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미사 속 숨은 보화>
말씀 전례(13): 이 복음의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
부제나 사제는 복음선포가 끝나면 복음서에 절하며 조용히 "이 복음의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중세기에는 하느님의 말씀이 사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심이 널리 유포되었는데, 이 신심이 미사 독서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죄를 사해 주시듯이 그분의 말씀인 복음 또한 사죄의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죄로 가득한 세상에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우리를 죄로부터 용서해 주셨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우리가 믿고 있는 복음입니다.
<함께하는 이야기 마당>
대한민국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 직장직종사목 김대건 신부
안녕! 많이 힘들지? 그 어떤 말로 너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너희들이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치를 수능 성적이 어떤 결과로 주어지더라도(신앙 안에서) 잘 받아들이고 힘을 내며 다시 일어서기 바란다.
나는 직장직종사목을 전담하고 있는 김대건 베드로 신부라고 해. 내가 지난 3년간 사목했던 솔뫼성지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탄생했던 솔뫼성지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탄생하신 곳이야. 성지에 살면서 사제가 되기 위해 마카오로 유학길을 떠났던 세 소년인 최양업 토마스, 최방제 프란치스코, 김대건 안드레아의 생애를 묵상하며 느낀 점들을 너희들에게 전해 주고 싶구나.
첫째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라는 것이야, 이분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도 그렇게 험난한 여정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신앙과 혈육의 정이라고 생각해, 내가 꿈꾸는 미래를 가족들의 격려와 지지 속에서 잘 가꾸어가길 바란다.
둘째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가능하다면 아주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적어도 10년 이상을 투신하라는 것이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어떤 학자는 이를 만 시간으로 규정짓기도 하던데, 하루 3시간씩 꼬박 10년을 채울 때 가능한 시간이지.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수반되는 고통과 힘겨움도 받아 들이고 즐길 수 있으니라 생각해.
마지막으로, 너희 모두가 세상 안에서 일들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 무한 경쟁 속에 던져진 이 세상에서 일등만이 성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오히려 모두가 일등이 될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원치 않은 결과에 절망하지도 말며, 꿈을 향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기 바란다.
너희들의 인생 여정은 대학 입학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사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친히 너희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시길 청하면서 그 어떤 풍파에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할게.
힘내라. 수험생들, 파이팅!
원문 : 월간지 <가톨릭 비타곤> 13호 (32012년 11월) 66~67쪽에 실린 "김대건 신부의 신앙일기"
'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 > 2012년 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2012년 11월 18일(나해) (0) | 2021.04.26 |
---|---|
연중 제32주일 2012년 11월 11일(나해) (0) | 2021.04.26 |
연중 제30주일 2012년 10월28일(나해) (0) | 2021.04.26 |
연중 제29주일 2012년 10월 21일(나해) (0) | 2021.04.26 |
연중 제28주일 2012년 10월 14일(나해) (0) | 2021.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