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1년 주보

연중 제31주일 2011년 10월 30일(가해)

모든 2 2021. 4. 13. 20:19

 

「향심」(2011),최선종 신부

참된 스승은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을 본받고 그분을 닮은 삶을 살기를 희망하는 주바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마태오 복음 23,1-12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장터에서 인사받기를,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말씀의 향기>

 

가을엔 겸손하게 하소서  "하느님을 올바로 섬길것!"  -김명환 요셉.문창동 주임

 

  "소 발자국에 고인 물도 먹는다"는 맑고 청정한 계절이다. 싱그러운 늦가을은 참 겸손하다. 눈이 부시도록 곱고 아름다운 잎새들마저 다 떨어뜨리며 창조주 앞에 다시 알몸으로 서는 것을 보면...

 

  교회의 달력도 가을걷이가 한창인 계절과 때를 같이 하고 있다. 다음 주일부터 대림시기 초반까지 하느님의 추수,종말과 심판에 관한 말씀을 들려준다. 오늘 성경 말씀은 그 종말심판에 관한 서설(序說)이다. 주문은 매섭다. 하느님을 올바로 섬길 것이며 겉꾸민 위선을 벗어버리고 겸손하라는 것이다.

 

  "사제들아,내 이름에 영광을 돌리지 않으면,너희의 축복을 저주로 바꾸어 버리겠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그러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는 달리 모범적인 선교를 했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매서운 주문 앞에서 오히려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추수의 계절 가을의 본색은 겸손이다. 그래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기도하고 싶어진다.

 

  "주님,이 좋은 계절에 겸손의 시를 쓰게 해주소서."

 

 

 

<세상 속 교회>

 

 

노동,창조의 자리 그리고 사회교리1

 

   며칠전 인터넷 방송에서 한 기자의 가슴 저린 호소가 흘러나왔다. 먼저 그 부분을 함께 나누어 보자. "지낭 2년간 평택시에서 쌍용자동차 해ㅗ 노동자 1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우자,부모 등 가족의 자살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평택은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가장 자살률이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2년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500명이 해고된 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살아남은 해고 노동자들,그 중에 일상적으로 자살 충돌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70%가 넘는다고 합니다. 대부분으 사람들은 만성화딘 분노와 무력감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프고 눈물 나는 것은 아이들이 보이는 불안과 공포,두려움입니다. 파업 후 버스를 타지 못하는 6살짜리 아이,30분마다 아버지한테 전화를 해서 우는 아이도 있답니다. 또 4살 동생을 내내 업고 다니는 초등학생 아이가 있구요, 아빠를 지켜야 하다면 허리춤에 장난감 총과 칼을 차고 다니는 5살짜리 아이도 있습니다. 더 이상 죽게 놔둬서는   안됩니다. 아이들을 더 이상 불안과 공포 속에 방치해 놓아서도 안됩니다."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쌍용자동차 회사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심리,정신 치유를 위한 동참('와락' 프로젞트:트 윗 계 정 @warakproject. 이 메 일 warakproject@gmail.com)에 대한 호소이다.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기자의 호소만으로 설며알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비단 쌍용자동차에서 행해진 것만은 아니다. 희망버스로 잘 알려진 한진 중공업의 김진숙씨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십여 년 사이 수만 명에 달하던 노동자들이 800여명만 남고,대부분은 비정규직이 되었다. 이 사이에 많은 노동자들은 동료의 자살과 회사의 고소,고발 등으로 쓰라린 아픔의 시간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행해진 회사의 조치는 경영의 위기라고 하기에는 커다란 의문을 남긴다. 올해의 위기라고 하기에는 커다란 의문을 남긴다. 올해 초 270여명을 다시 희망퇴직으로 정리한 후 나머지 170여명을 정리해고 통보한 다음 날,사주와 주주들은 174억의 고배당을 챙겼기 때문이다. 결국 김진숙씨는 노동자들의 아픔과 권리를 알리기 위해,올해 1월의 차디찬 밤에 홀로 크레인에 올라가 아직도 그곳에서 세상과 대화를 하고 있다.

 

  또 하나의 현상은 미국 금융자본의 중심인 월가에서 시작된 시위이다. 월가 시위의 첫 쟁점은 '1대 99'였다. 즉 금융자본주의의 탐욕에 맞서,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외침이었다. 한 달 전에 시작된 시위는 전 세ㅖ 85개국으로 퍼져나가 각국의 상황에 맞는 의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불과 10년 전 만 해도 '20 대 80'의 세상이라고 하였지만,10년사이에 19가 80의 세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박상병 루도비꼬 .전의 주임-

 

 

<문학 단상>

 

바보들의 모임

 

 

누구나 여러 형태의 모임에 참여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모임으로부터 직장동우회 모임,취미생활에서부터 각종 동호회,그리고 잠깐 머물다가 없어지는 모임에서부터 한 평생 함께하는 모임도 있을 것입니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살아오면서 친구 셋만 얻으면 그 생애는 잘 살았다고 하여 복 받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나는 부산의 한 신설본당에서 가장 뜻이 맞은 형제들과 작음 모임을 만들어 그 이름을 '바보들의 모임'이라 했습니다. 가장 낮은 자로서 본당 일을 도맡아 하는 일꾼들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그 후,본당 총회장직을 맡으면서 본회는 '성지회'로 개칭되어 평협회에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교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본당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본당신심 단체로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렇게 행복했던 본당이 있는  부산을 떠나 이곳 대전에 와서 4천여 본당신자들 가운데 요셉회원이고,복사단원이며, 연령회원으로 봉사하는 좋은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을 마련해주십니다. 항상 바보스럽게 살아가는 이 인생 옆에 바보 같은 형제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날 부산의 작은 모임을 여기 대전에 이종(移種)하여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회원으로 신잔 6명고 하느님 한 분하여 정원이 7명입니다.

 

  신앙생활의 중심에서 친교와 일치로 단합하여 충실히 봉사할 것을 다짐합니다. 다른 사람 앞에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니요 칭찬받기 좋아하는 형제들도 아닙니다. 작은 자들의 정체성을 위하여 우리들은 '바보들의 모임'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바보는 즐겁습니다.

바보는 그저 하늘만 바라봅니다.

크고 작은 것도 모르고 있는 그대로 살아갑니다.

바보는 하느님이 낳으신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우 시몬 .대전 가톨릭 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