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1년 주보

연중 제9주일 2011년 3월 6일 (가해)

모든 2 2021. 4. 4. 00:07

 

「흔들리지 않는 반석」(2011),가톨릭사진가회 김석준 마티아

모래알은 흔들리는 신앙이요 반석은 순교자의 신앙이다.

 

  +  마태오 복음 7,21-27

 

  나에게 '주님,주님!'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주님,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한 것이다.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불법을 일삼은 자들아!'하고 선언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말씀의 향기>

 

  보이지 않는 기초 -"말씀을 실천합시다."  -김용곤 안드레아.대산주임

 

  건물을 지을 때 참으로 중요한 과정이 있는데 바로 기초 공사입니다. 기초를 잘 다질 때 그 건물은 든든히 오래오래 설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건물뿐만이 아닙니다. 공부하거나,일하거나,매사에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는 기초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이 기초를 소홀히 대합니다. 왜냐하면,기초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완성된 건물에서 기초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초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그것을 쉽게 경시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주님!"하고 말로만 외친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드시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고 강조하십니다.

 

 사람의 눈은 참으로 속이기 쉽습니다. 말로만 번지르르한 신앙생활을 해도 '아!''저 사람은 참으로 신앙심이 깊구나', '참으로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구나!','저 사람은 꼭 천국 갈 수 있을 것이야!'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내면을,참모습을,곧 기초를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모두 속여도 속이지 못하는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이 세상에서 남의 눈을 속여 칭찬을 들었어도 하느님께서는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늘 실천해야 합니다. 말로만 "주님,주님!"하며 하느님을 사랑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이웃 역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갈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기꺼이 초대해 주실 것입니다.

 

 

  <시복시성을 준비하며>

 

현대 순교자들의 시복 ③

 

  6.25전쟁을 전후하여 체포되고 피살된 신자들의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첫째,북한 지역 교회의 평신도,수도자,성직자들이 당한 경우이다. 분단 이후 소련군이 진주하면서 북한 교회는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더니 북한 정권이 수립된 후에는 본격적인 박해의 양상을 띠었다. 교회 건물과 토지 등이 몰수되고 지도급 인사들이 체포되었으며 신자들 중에는 배교를 강요당하는 이들도 있었다.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전쟁 전에 피살되었고 수용소에 갇혀 있던 이들은 전쟁 기간 동안 피살되거나 옥사하였다.

 

  둘째 유형은 관할 지역의 신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기 위해 피난을 하지 않은 경우이다. 대부분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여기에 해당하지만 대표적으로 교황대사 번 주교와 강원도의 이광재(디모테오)신부를 들 수 있다. 전쟁 당시 한국의 교황대사였던 미국인 번 주교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는 주변의 외국인들을 일본으로 피신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였으나 정작 자신은 한국 교회를 지켜야 한다며 교황대사관에 머물러 있다가 체포된 후 죽음을 맞았다.

 

  전쟁 이전 38선 이북에 속해 있던 강원도 양양본당의 이광재 신부는 남한으로 피신하라는 신자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계속하였다. 그는 남쪽으로 피신하는 사람들을 목숨을 걸고 도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주었으나 자신은 전쟁 하루 전인 6월 24일에 체포되었고 10월 9일에 피살되었다. 이들 외에 많은 성직자들이 피난하지 않고 죽음을 맞았는데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5)는 말씀에 따른 것이었다.

 

  세 번째 유형으로는 성직자들의 체포 과정에서 신자들이 함께 동참한 것이다. 대전교구 합덕본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모승천대축일을 앞두고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있던 본당 신부가 공산군들에게 연행되자 이를 저지하던 회장과 복사가 함께 체포되었다. 두 신자의 경우 우발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체포 소식을 듣고 일부러 달려와 항변하다가 함께 연행되어 피살되었다.

  네 번재 유형은 성당이나 성물,혹은 성체를 보호하려다가 즉결 처분되거나 체포되어 피살된 경우이고, 다섯 번째 유형은 본당이나 공소에서 직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피살된 이들이다.

 

  -내포교회사 연구소장 김정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