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일 2020년 10월 25일(가해)

 

부여 지석리 성지

충남 부여군 충화면 지석리 368-1

▲성 정문호 바르톨로메오와 성 손선지 베드로의 고향

 

 

  + 마태오 복음 22,34-40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한데 모였다. 그들 가운데 율법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스승님,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말씀의 향기>

 

    저의 힘이신 주님,당신을 사랑하나이다   -김용우 베드로 월평동 보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사랑의 이중계명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길이요 사명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신명기의 말씀을 다시금 인용하시며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웃 사랑 또한 가장 크고 첫째가는 하느님 사랑의 계명과 같다고 하십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4,20)는 요한사도의 가르침을 떠올리며,이웃 사랑에 대해 먼저 묵상해 봅니다. 루카복음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를 보면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우리의 이웃은 비단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만이 아닌, 피 흘려 아파하고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함이 바로 '이웃이 되어주는 삶'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1독서를 통해 주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이들,곧 이방인들과 과부, 그리고 고아와 가난한 이를 억누르지 말라 명령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으로 이웃이 되어주는 사랑의 시작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억누른다는 것은 힘에 의한 작용입니다. 힘이 중심이 되고,그 힘을 더 소유한 쪽이 상대를 억누르게 됩니다. 1독서에서 언급된 힘없는 이들을 억누르는 상황,오늘날 쉬이 들려오는 이른바 '갑질 사건'등이 바로 힘.권력에 의한 작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이 그 힘을 얻기 위한 투쟁이 되고, 온 마음과 목숨과 정신이 그 힘을  향해 있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그러므로 인간 내면의 '주님'이 '힘'이 될 때,하느님도 이웃도 사랑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 사랑은 힘이 아닌 동등함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낮아지신 일,두 다리 멀쩡한 착한 사마리아인이 초주검이 된 이를 향해 다가가는 일을 떠올려 봅시다. 지식이든 건강이든 재화든 그 무엇을 가지고 있든,그것으로 이웃과 함께하라는 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것들을 허락하신 뜻이 아닐는지요.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계급사회의 질서를 거슬러 서로 교우(敎友)가 되었던 때,아마도 난생 처음으로 동등함을 통해 존중이라는 것을 체험했던 이들은 하느님 나라를 뚜렷하게 보았을 것입니다.

  썩어 없어지고 마는 것들을 우리의 '힘'으로 삼을 때 그것은 우상 숭배가 됩니다. 하지만 '주님'을 힘으로 삼을 때,우리는 썩어 없어지고 마는 것들조차도 위대한 사랑의 도구로 삼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목숨과 정신이 주님을 향해 있어야 이웃 사랑도 하느님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 오늘의 화답송 말씀을 화살기도로 바치며 생활하면 어떨까요?

  "저의 힘이신 주님,당신을 사랑하나이다."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85. 이웃 종교의 가르침은 모두 옳습니까?

 

  "다른 종교 전통들에 개방적이고 긍정적으로 접근할 때에는 그들과 그리스도교 계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순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필요할 때에는 그리스도교의 어떤 근본 요소들과 그들 전통의 어떤 측면들이 함께 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대화와 선교」31항)

 

  종교 간의 대화에 참여하는 이는 이웃 종교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동시에,이웃 종교의 가르침중에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함께 할 수 없는 요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불교와 힌두교의 윤회설은 죽음과 부활로 단 한번의 삶을 가르치는 그리스도교의 구원관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명상 수행법은 마음의 안정과 심리적 균형을 이루는 기술적인 방법으로 그리스도인의 기도에 도움에 줄 수 있으되,그것 자체로 구원을 가져다주지는 못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간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시는 하느님을 통해서 구원에 이릅니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태아들의 생명을 지켜주세요

 

 

 

  10월 7일 정부는 낙태죄 관련 개정안을 발표하고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 개정안에는 14주 이내에 자유로운 낙태가 가능하도록 해두었습니다. 이에 개정안의 내용 가운데 우리가 생각해볼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먼저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서로 독립적인 주제입니다. 그런데 그 둘을 경쟁시키는 사회적 분위기 조장,무분별한 가치의 수용으로 이번 개정안으로는 사실 태아의 생명권은 지켜줄 수 없습니다. 개정안에서는.

 

  1.  임신 14주 이내의 태아는 아무 조건 없이 임신부만의 요청으로 낙태할 수 있다.

  이는 태아를 독립적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임신한 여성의 부속물로 보는 견해로,여성이 태아의 생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도록 했습니다. 개정한에서 현행 모자보건법 14조의 인공임신중절수술 허용한계조항을 형법으로 옮겼는데,기존에 있던 배우자 동의마저 삭제했습니다. 출산하기 전까지는 부(父)권이 없다고 여기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임신 14주 이내로 낙태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을까요? 2018년 기준,우리나라 낙태의 경우 98%가 임신 14주 이내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주수의 허용한계를 둔다고는 하지만,실제로는 모든 낙태를 허용한 것입니다.

 

2.  임신 14주~24주에도 낙태를 허용하는 사유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한다.

  모자보건법 14조에 있던  낙태 허용 사유를 신설하는 행법 270조의 2②항으로 옮기면서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했습니다. 여기에는 1) 강간 범죄에 의한 임신 2) 근친 간의 임신 3) 사회경제적 사유 4)산모 구명의 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3) 사회경제적 사유라는 막연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사회경제적 사유에,더 이상 자녀를 원치 않아,육아할 경제력이 안 되어,터울 조절에 실패,직장생활의 불이익,미혼,미성년자라서,불륜관계로 인한 임신 등의 사유를 들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 가운데 95%이상이 사회경제적 사유를 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낙태가 안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3. 16세 이상의 미성년자는 임신 24주까지 타인의 동의 없이 낙태할 수 있다.

  신설하는 모자보건법 14조의 2②항에는 16세이상의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 받기를 거부할 때는 상담 사실만 확인(?)되면 낙태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고등학생이면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도 낙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개정안의 입법예고 소식에 주교회의 생명위원회 주관으로 교회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당신 닮은 태아들의 생명지키미로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꼭 응답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영일 야고보 신부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대전교구 담당-

 

 

 

하늘에는

종종히

사랑이 떠 있습니다

 

오늘

그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