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0년 주보

연중 제18주일 2020년 8월 2일(가해)

모든 2 2020. 8. 2. 23:39

 

배나드리 성지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270-23

 

▲배나드리는 예산군 삽교읍 북쪽 삽교천 가에 위치한 마을로 도리(島里)라고도 불렀다. 바다로 통하는 삽교천에 밀물이 들어오면 사방에 물이 차서 섬이 되어 배를 타고 건너다녀야 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  마태오 복음 14,13-21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때에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하고 이르시니,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하시고는,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말씀의 향기>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온 이들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그래서 그들 가운데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십니다. 당신을 따라 육로로 달려온 이들을 가엾이 보시고 그들에게 당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것입니다.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군중을 돌려보내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해야 한다고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예수님께서는 또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하십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당신의 것만이 아니라 당신의 것에 제자들의 것을 더해 나누어 주고자 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아주 적은 음식을 드립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제자들은 그들과 예수님께서 드시기에도 부족한 음식을 예수님께 보여 드리고 내어 드립니다. 제자들이 가진 이 작은 것에 예수님의 권능이 더해져 수많은 이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을 따라온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는 복음의 이 표현은 단순히 그들을 불쌍하게 보셨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는 표현은 예수님께서 그들의 상황에 함께하신다는 것,그들과 같은 입장에 서 계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온 이들의 힘듦과 배고픔에 함께 동참하셨고,그래서 그들에게 당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런 나눔에 당신의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 초대의 말씀에 따라서 제자들은 자기들이 가진 작은 것을 예수님께 내어 드렸습니다. 이 내어 드림은 예수님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내어 준 것입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군중의 상황에 동참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초대와 그 초대에 대한 제자들의 응답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엾은 마음으로 군중과 함께하신 예수님과 그런 예수님의 초대에 응답한 제자들의 나눔을 통해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또 다시 초대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우리도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한 주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74.  무슬림은 왜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는 서로 종교와 종교적 정서를 존중하면서,우리가 섬기는 전능하신 그 한 분을 증언하고 다른 이들과 우리의 믿음을 나눌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1439년/2018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이슬람교에서는 돼지는 부정(不淨)한 동물이라고 생각하여 먹지 않으며,쿠란에 돼지고기를 금기하는 구절(쿠란 5,3 참조)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유다인들도 비슷한 이유에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레위 11,7 참조)유일신 종교인 이슬람교는 하느님 외의 다른 신에게 공물로 바쳐진 음식을 먹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습니다.

 

75.  그리스도인은 무슬림을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우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다른 종교와 그 신자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길러야 하고,그들의 신념과 실천을 경시하거나 비웃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상호 존중이 모든 인간관계,특히 종교적 신념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상호 존중을 통하여 진실하고 지속적인 우정이 자랄 수 있습니다."(프란치스코,1434년/2013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메시지)

 

  무슬림은 그리스도인과 같이 한 분이신 하느님을 믿으며 하느님의 계시를 기록한 성경을 가진 유다교와 그리스도교를 매우 친근한 종교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슬림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지만,최근 이주 노동자,유학생,기업인들 중에서 무슬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슬림이 폭력적인 근본주의라는 선입관도 있지만,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입니다. 무슬림의 종교적 식습관이나 날마다 드리는 예배 행위를 존중하는 것이 종교간 대화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사잇길>

 

 

사랑하는 고구마에게

 

 

안녕? 사랑하는 호박고구마!

  작년 가을,밭에 묻혀 있던 너를 만나던 순간이 떠오른다. 너를 만나기 전날,한 두둑의 네 동료들을 캐내어 먹어보니 그동안 내가 안면도에 살면서 여섯 번 심었던 고구마들 가운데 가장 달콤하고 맛있었단다. 그리고 너를 만났지. 그날의 네가 나에게 많은 선물을 해 주었던 걸 알려주고 싶구나.

  우선,너와 네 친구들이 나의 곳간에 들어와 겨우내 맛나게 구워 먹을 생각에 나의 마음은 든든했었지. 닥쳐올 긴 겨울이 전혀 두렵지 않더라. 오히려 달콤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설렘이 일기도 했단다.

  고구마 너는  늦은 봄,너의 줄기가 땅에 꽃히면서 광합성을 시작했었지.그날부터 너는 '햇볕'과 '물'과 또 이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빚어내기 시작하더라. 그리하여 네 몸도 키우고 부리도 뻗으면서 자라기 시작했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구온난화 저지에 적으나마 공헌을 했을거라 생각하니 네가 참말로 자랑스럽더라.

 게다가,얼마간의 산소도 내뿜어 우리가 숨쉬며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너의 존재가 보물처럼 귀하게 느껴지더구나.

  뿐만 아니라,너를 구워서 내 입에 넣는 순간 나는 온천지와 연결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던 것 아니겠니? 내 몸으로 들어온 너로 인하여 나는 네 몸속에 녹아 있는 저 태양과 만나는 것이요. 온 천하를 휘돌았던 탄소가 내 몸에 이르게 되었고,땅에서 뽑아 올린 맑은 물을 통해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와 나를 연결시켜주는 고마운 존재였던 게야! 이토록 경이로운 너를 단지 혀끝의 만족을 위해 가벼이 소비만 해버렸던 배은망덕을 사과할게.

  이토록 자비로운 너를 알아보지 못하고 함부로 대해 왔던 것에 대하여 모든 인류를 대신하여 용서를 청하는 바이다. 앞으로 그대를 대할 때,온 우주와 나를 연결해 줄 감사를 표하며 더욱 맛있게 너를 만날 것을 약속하마.

 

  뜨거운 여름 잘 견디고 가을에 풍성한 몸집으로 다시 만나자.안녕!

 

   -강승수 요셉 신부 대전가톨릭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같은 시간!

다른 기억!

네 기억이 행복이라면

내 기억은 지우고

너의 어여쁜 기억으로

나도 살아가리라.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