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9년 주보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2019년 10월 20일(다해)

모든 2 2019. 10. 20. 15:10

 

조토「세속의 옷을 벗다」1297~99,프레스코,아시시,성 프란치스코 대성당

 

 

  +  마태 복음 28,16-20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그때에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말씀의 향기>


  세례 받는 모든 이가 선교사입니다   - 안광훈 세례자요한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

 

  우리 교회는 초대 교회부터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나눔과 돌봄의 일들을 해왔습니다. 세상에서는 버림받고 멸시받고 죄많다고 낙인찍힌 사람들이었지만 우리에게는 같은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교회는 늘 이들과 함께 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예수님의 모범을 통해서 배우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더 잘 이해하고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가르침 받은 것을 이 세상에서 실현해 나가는 것이 교회이며, 곧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날 과거 교회의 역할이었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국가의 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국가에서 세운 정책에 따라 대상자를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도움을 줍니다. 도움을 제대로 잘 주었는지 국가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춰 평가를 하고 수정, 보완해 나갑니다. 국가에서 우리들의 삶을 보장해 주니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일을 해나가는데 국가에서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에서 설립한 복지기관들을 많은 종교법인에 위탁을 주어 운영해 나갑니다. 그런데 국가에서 하는 일인 만큼 운영주체가 종교법인이어도 종교적 색채를 띠지 말라고 공문이 내려옵니다. 기관 내에서 기도하고 미사하고 종교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교회의 근본적인 정신과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자니 실적에서 밀리고 결국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게 됩니다. 교회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지만 방향은 세상의 기준 하나뿐입니다.

 

  이제는 종교가 없어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 하며 살면 되지...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살면 되지..' 등의 생각들도 많이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신앙인들에게는 아니겠지요. 우리는 이런 현실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자칫 세상의 논리에 흔들리고 넘어져 우리의 사명과 본질을 잊을 수 있습니다.

  전교의 달을 맞아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언제나 선교사이고, 여러분도 언제나 선교사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믿고 바라는 우리들은 세상에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때입니다. 신앙인들의 말과 행동,곧 사랑의 실천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우리 하느님을 보여주게 되고 그로 인해 그들이 우리의 형제자매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방법입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각각의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드러나기를 기도합시다.

 

 "세상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

 

37. 불교의 극락과 그리스도교의 천국은 어떻게 다릅니까?

 

"불교의 법(法,다르마)과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대화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다분합니다."

(교황청 종교간 대화평의회,1999년 부처님오신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메시지)

 

  극락은 불교 신자들이 죽은 다음 가는 세계 가운데 하나로 해탈의 전 단계입니다. 부처의 나라(佛國土)중에서 서쪽에 있는 극락은,아주 훌륭한 스승들이 가르침을 주고 '누구든지 그 이름을 열번만 불러도 극락에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아미타불이 다스리는 곳이며, 깨달음을 얻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어 해탈에 이르는 것,곧 스스로 부처가 되는 것이 불교의 궁극 목적이므로 극락이 최종간계는 아닙니다. 극락에 갔다고 해도 윤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고, 조건에 따라 인간 세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기에, 극락을 영원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한편 천국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곧 하느님의 다스림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곳을 가리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었으며,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이세상에 그분의 나라를 선포합니다. 지상 생활을 마친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을 마주 뵈며 그분과 온전히 결합할때,그는 온전히 하느님 나라에 들게 됩니다.

 

38.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무슨 뜻입니까?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기 종교의 전통과 신념에 충실하면서 대화는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꾸밈이나 편견없이 진실하고 겸손하고 솔직하게 상대방의 종교 전통과 신념을 이해하려고 해야 합니다."(교회의 선교 사며,56항)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은 극락에서 불교 신자들을 보살펴 주는 부처와 보살입니다. '아미타불'은 끝이 없는 생명,또는 가리는 것이 없는 무한의 빛을 지닌 부처이고,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을 구원하고 교화를 돕는 보살입니다. 따라서 '부처'와 '보살'이란 칭호는 신(神)에 가까운 존재를 가리킵니다. 한편 '나무'는 엎드려 경배하며 귀의(歸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단순히 어떤 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부처와 보살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구원을 청하는 기도를 포함합니다.

  친숙한 종교 용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 고유한 전통에 기초한 특별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종교의 요소를 무분별하게 취하는 혼합주의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고,불교 행사에 참석할 때도 염불 또는 독경을 따라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생태적 회심에서 생태적 행동으로

 

  여러분은 "생태적 회심"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이미 생태적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혹은 이 지면을 통해 처음 듣는 분이 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의 마음속에 생태적 삶을 갈망하는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그러니 그동안 우리 몸에 갇혀 있던 씨앗에 물과 빛과 공기와 거름을 주어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일상의 변화를 줍시다.

 

 

  그 시작은 2015년 6월 반포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찬미받으소서』에서 출발합니다. 이 회칙이 발표되면서 가톨릭교회는 환경에 관한 인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교황님은 이 회칙에서 지구를 "인류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셨고,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생태 교육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님의 권고에 따라 대전교구는 2016년 9월 30일. 생태환경위원회를 발족하게 됩니다. 세돌이 지난 위원회는 이제 막 걸음을 떼고 말문을 트기 시작했지만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하여 교회의 가르침에 근거한 생태적 삶을 사는 교회공동제를 만들고, 교구의 생태환경 교육을 실시하며 생태환경 사목을 자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활동 내용은 홈페이지(djeco.or.kr)를 통해 살펴보세요.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도 '생태적 회심에서 생태적 행동으로"나아갈 준비가 되셨나요?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두 개의 길잡이를 소개합니다. 황창연 신부님의 환경 에세이집인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2012년,바오로딸,312쪽)라는 책과 프랑스에서 2015년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내일(Dermain)"인데요. 기후변화,자원고갈,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아픔을 보게 된다면 지금 당장 일상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 김대건 베드로 신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

 

 

 

우리는 왜

같으면서 다른 마음인가

 

한 발 다가가

한 손 내밀면

만날 수 있는 것을...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