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용과 싸우는 대천사 미카엘」
1504,파리,루브르 박물관
미카엘 대천사는 가브리엘,라파엘과 함께 세명의 대천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명화 속에서 용과 싸우는 전사 또는 최후의 심판의 날 죽은 자의 영혼의 무게를 재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용과 싸우는 미카엘 대천사>
미캉엘 대천사가 용과 싸우는 전사로 그려지게 된 배경은<요한 묵시록> 제12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따르면 용의 모습을 한 사탄은 여인이 '모든 민족을 다스릴 아이"를 해산하는 즉시 집어삼키기 위해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다. 하지만 아기는 출산 즉시 하느님께 들어올려졌고,바로 이때 하늘에서 대천서 미카엘과 천사들이 사탄의 무리와 전투를 벌여 승리를 거두었으며, 사탄들은 땅으로 떨어졌다.
라파엘로의 <용과 싸우는 대천사 미카엘>은 미카엘이 한 발로 용의 목줄기를 밟고 장검을 하늘 높이 치켜 들어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카엘의 발에 밟힌 사타은 혀가 석자는 나온 용의 모습인데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들의 주변에는 인간의 무리가 보인다. 왼쪽에 도포를 뒤집어 쓴 영혼들은 위선자들이고, 오른쪽 뱀에게 감겨서 고통당하는 영혼들은 생전에 도둑질한 자들로서 단테의 『신곡』<지옥>편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이 그림을 스물한 살에 그렸는데 대천사 미카엘의 모습은 전투를 벌인다기보다는 춤을 추듯 경쾌해 보인다. 반면 사탄의 모습은 최대한 흉측하게 그리고자 한 것 같으나 왠지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예술가에게는 타고난 기질이 있어서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고전주의의 거장 라파엘로에게는 잔인하거나 참혹한 장면은 애당초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한스 멤링「최후의 심판 세폭 제단화」
1467-71,단지카,나르도베 미술관
<영혼의 무게를 재는 대천서 미카엘>
대천사 미카엘이 그림에 등장한 또 다른 모습은 최후의 심판 날 인간의 생전의 선악 행위를 판단하기 위해 영혼을 저울에 재는 광경이다. 화가 한스 멤링의 <최후의 심판>은 번쩍이는 갑옷에 아름다운 날개를 달고 있는 미카엘이 죽은 영혼을 저울질하는 심판을 알리는 나팔을 불고 있는 모습을 , 왼쪽은 그 나팔 소리를 듣고 죽은 영혼들이 심판을 받기 위해 땅 속에서 막 깨어나는 모습을, 화면 오른쪽은 심판을 받고 지옥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그렸다.
원래 이 그림은 길이가 2미터가 넘는 대작으로 세 개의 그림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그림 왼쪽에는 천국으로 입성하는 영혼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모습을,오른쪽에는 지옥의 불길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죄 많은 영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멜링은 이 그림에서 대천사 미카엘을 다른 영혼들에 비해 무척 크게 그렸다. 그림 속 미카엘은 번쩍번쩍 광이 나는 갑옷을 입고 있으며 커다란 날개가 달려 있다. 그가 들고 있는 저울 오른쪽은 한 영혼의 선의 무게가,왼쪽은 악의 무게가 올려져 있다. 복음서에는 대천사 미카엘이 영혼의 무게를 잰다는 내용이 없으므로 이 같은 장면은 화가들이 창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관람자는 이 그림을 보면서 최후의 심판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우리가 이 세상을 하직하고 하느님 앞에 서게 되는 날 내 영혼의 무게가 저울 위에 올려진다고 생각하면 송골이 묘연해진다.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미술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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