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9년 주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 축일 2019년 6월23일(다해)

모든 2 2019. 6. 23. 21:00

작자미상「복음저자 성 루카」

6세기,모자이크,성 비탈레 성당,라벤나

 

 

+  루카 복음 9,11-1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말씀의 향기>

 

  사랑의 나눔  -유창현 사도요한 장애인사목 전담

 

  오늘은 성 목요일에 성체성사가 제정된 것과 성체성사의 은총을 기념하기 위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대축일을 통하여 성체 안에 담겨진 예수님의 구원계획과 희생제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성체성사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묵상해 봤으면 합니다.

 

  루카복음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대한 말씀을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체적이며 영적인 굶주림을 가진 군중들은 제자들에게 먹이라고 명령하시죠. 하지만 이러한 예수님의 명령에 제자들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는 없다고 고백합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천 명을 먹이시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광주리가 남았다고 전합니다. 여기에서 열두 광주리에 담긴 빵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먹이고도 남을 빵을 뜻하며 더 나아가 인류 전체를 위한 생명의 양식을 뜻하는 의미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앙을 배웁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군중에게 주라고 말씀하셨듯이 우리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굶주려 있는 사람들을 영적으로 그리고 육적으로 배부르게 할 임무가 주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과 아프리카에서 병들고 굶어 죽는 많은 사람들은 죄를 지어서나 하느님께서 그들을 심판하시기 위해서가 결코 아닙니다. 똑같은 은총을 베풀어주었음에도 우리가 나누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타났음을 반성하고 그들을 위하여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신 후 먼저 드시지 않으시고 군중에게 나누어 주셨듯이 내가 받은 은총의 선물에 대하여 감사하고 그 은총을 내가 먼저 그리고 나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은총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전달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바로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무한한 은총과 사랑임을 알아차리고 내가 누리는 것들을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기꺼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기꺼이 내어 놓으셨습니다. 그분의 희생과 겸손 그리고 사랑으로 우리는 구원을 얻었고 하느님의 나라에 초대를 받습니다. 내 안에 채워진 사랑과 평화 그리고 기쁨을 이제 나보다 더 어렵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내어 놓을 때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희생제물로 봉헌하였듯이 나누고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주변에 고통받고 힘들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하여 찾아 나서십시오! 그리고 자신을 내어주십시오!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히 편찬-

 

7. 가톨릭 교회에서 이웃 종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교회는 대화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비추는 진리의 빛'인 '말씀의 씨앗'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씨앗들은 각 사람 안에 그리고 인류의 종교 전통들 안에서 발견합니다."(교회의 선교 사명 56항)

 

  가톨릭 교회는 각 사람들과 세계 여러 민족의 의례와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선한 것과 참된 것을 하느님께서 그들 안에 심어 놓으신 말씀의 씨앗으로 여깁니다. 특히 다른 여러 종교 안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말씀의 씨앗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 말씀의 씨앗은 이미 악에 대항하고 생명과 선한 모든 것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웃 종교 안에 있는 말씀의 씨앗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찾아내어 그리스도와의 온전한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말씀의 씨앗과 그리스도의 만남이 이루어져 풍성한 결실이 맺어지도록 가톨릭 교회와 이웃 종교 사이의 대화를 이끄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8.  억지로라도 다른 이들을 신앙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습니까?

 

  "종교적 신앙을 전파하거나 종교 관습을 소개할 때, 특히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는, 떳떳하지 못하고 올바르지 못한 강제적인 설득으로 보이는 모든 행동은 언제나 삼가야 한다. 그러한 행위는 자기 권리에 대한 남용이며 타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로 여겨야 한다."(종교 자유 선언4항)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섬김으로써 인간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직접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 가름침을 받아드리려면 양심에 따른 인간의 자발적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종교 문제에서 인간은 자기 의지를 거슬러 행동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됩니다.

종교는 절대자나 초월적 가치를 향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이기에 이에 강제되지 않을 때 신앙의 의무를 다할 수 있습니다. 종교 자유의 권리는 모든 사람이 지니는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신앙을 다른 이들에게 권유할 때 떳떳하지 않거나 강제적인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권유의 대상이 사회적 약자일 경우 이 사실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이에게 신앙을 강제하는 행위는,인간을 당신과의 관계에 자유로이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왜곡하고 다른 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체 성혈

생명의 양식,

 

저는

오늘이나 내일에도

이 땅에

살고자 합니다.

 

아멘.

 

-글.그림 이순구 (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