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베드로,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로 부름받다[2]

모든 2 2019. 5. 19. 22:00




작자 미상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가 된 베드로와 안드레아」6세기 ,모자이크,성 아폴리나레 누도보 성당,라벤나



  예수님께서 갈릴레아 호숫가를 지나다가 시몬 베드로와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그물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라고 말씀하시자 이들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태,4.18-22),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들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림은 어부였던 베드로와 안드레아 형제가 갈릴래아 호수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다 말고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동그랗게 뜨고 있는 이들의 눈은 놀라움 반 의심 반이다. 베드로가 걷어 올리는 그물에는 잡힌 물고기가 겨우 서너 마리뿐이어서 벌이가 시원찬은 판인데 느닷없이 못 보던 젊은이가 나타나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해 주겠다고 하니 깜짝 놀라고도 남을 일이다. 흰머리에 흰 수염을 한 배 앞쪽에 있는 사람이 베드로이고 그의 뒤에서 두건을 쓰고 노를 젓고 있는 사람이 동생 안드레아다. 재치가 넘치는 화가는 베드로가 열두 제자 중 가장 연장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으로 그렸는데, 이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성베드로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이 그림은 이탈리아 동부 해안에 위치안 라벤나라는 도시의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에 그려진 모자이크이다. 제작 시기는 6세기 초 무렵으로 고대 로마제국이 멸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중세 초기이다. 가장 오래된 중세 성화에 속하는 이 그림을 보면 당시 교회가 본격적으로 세워지면서 교회 안의 성화가 단순히 인테리어용 장식이 아니라 글자를 모르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알리는 중요한 교육 매체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다보니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성화가 성경말씀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인물이나 장식은 피하고 핵심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천국 열쇠를 받는 베드로」


페루지노 「천국의 열쇠를 받는 베드로」,1842,시스티나 소성당,바티칸



  베드로가 예수님으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는 페루지노의 그림이 그려진 곳은 바티칸의 시스티나 소성당 벽이다. 베드로는 무릎을 꿇고 한 손을 가슴에 얹은 채 겸손한 자세로 열쇠를 받고 있다. 이로써 베드로는 제 1대 교황이 되었으며 이후 천국의 열쇠는 교황의 상징이 되었다. 그림 속 예수님과 베드로는 그림의 정 중앙에 위치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양 옆에 열두제자와 당대인들이 서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에 얼굴색이 유난히 서커멓게 그려진 사람이 예수님을 팔아 먹은 유다이다. 이 그림은 교항 식스투스 4세가 주문한 것으로 시스티나 소성당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곳을 재건축한 식스투스 4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미술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