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1]

모든 2 2019. 5. 12. 22:00

 

 

라파엘로「마리와 요셉의 결혼식」

1504,174×121cm,브레라 미술관,밀라노

 

  5월 1일은 노동자의 수호성인 성 요셉 축일이다. 요셉이 노동자의 수호성인이 된 것은 그가 목수 일을 하며 가정을 돌보았기 때문이다. 요셉은 예수님의 탄생부터 공생활 전까지 30년 동안 성모님과 함께 아들 예수를 기르신 성가정의 가장이었다. 안토니오 성인이 묵상기도 중에 예수님이 잠시 오시어 품에 안긴 후 아기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안토니오 성인의 상본이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게 되었음을 생각한다면 무려 30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안아주고, 업어주며 직접 기르신 요셉 성인이 하느님께 받은 은총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요셉 성인은 또한 예수님과 성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종하셨기 때문에 임종하는 이의 수호성인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성 요셉을 공경하면 복된 죽음을 맞이한다는 믿음이 있다. <요셉 성인께 드리는 기도>라는 기도서에는 많은 기도들이 있으므로 틈나는 대로 기도를 바친다면 가정이 기쁨과 평화로 가득 차는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거장 중의 한 사람인 라파엘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거장 중의 한 사람인 라파엘로의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은 실제 결혼식이라기보다는 전설이 전하는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 장면을 그린 것이다. 르네상스 풍의 멋진 건축물을 배경으로 화면 앞쪽 중앙에 주례가 서 있고, 그의 옆에는 신랑 요셉이 꽃다운 신부 마리아의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신랑의 곁에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마른 나뭇가지를 하나씩 들고 있는데 이들은 마리아의 배필로 선발되기 위해 모였던 청년들이다. 전설에 따르면,마른 나뭇가지에서 꽃이 피는 사람이 마리아의 배필이 되기로 예정되었으므로 제사장이 인근의 청년들에게 마른 가지를 하나씩 들고 오라는 소집령을 내렸는데,요셉의 나뭇가지에 꽃이 피었으므로 나머지 청년들은 모두 돌아가야만 했다. 앞 쪽의 한 청년은 아직도 화가 났는지 가지를 무릎으로 꺾어 부러뜨리고 있다. 라파엘로는 마리아와 요셉에 관한 이 아름다운 전설을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냈으며, 사실 묘사를 중시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답게 투시도법으로 그려진 르네상스 건축물과 광장을 마리아와 요셉의 멋진 결혼식 무대로 둔갑시켰다.

 

 

 

로베르 캉팽「목수 요셉」

1424,129×64.50cm,메트로폴리탄 미술관,뉴욕

 

 

  로베르 캉팽의 <목수 요셉>은  실내의 한 작업장에서 나무 판에 구멍을 뚫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요셉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업대 위와 주변에 어지럽게 놓여진 연장들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화가가 실제 목수의 작업장에서 각종 연장들을 직접 보고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실물을 한 장의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그리는 기법은 당시 벨기에 지방에서 개발된 유화 기법 덕분에 가능해진 것으로, 이때부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실제처럼 생생하게 그릴 수 있는 사실주의 회화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미술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