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도우미

윤종식 신부님의 신앙 돋보기[7]

모든 2 2018. 2. 14. 22:00



  예물인 빵과 포도주


  예물 봉헌에 있어서 빵과 포도주가 중심이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재료이고 이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신앙의 신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라틴 교회는 순수한 밀가루를 빚고 새로 구워 부패의 원인이 전혀 없으며,전통에 따라 누룩없는 빵을 사용한다(교회법 924조,926조;미사총지침 320항 참조) 1439년 플로랜스 일치 공의회에서는 누룩없는 빵뿐 아니라 누룩이 든 빵에서도 그리스도의 몸이 실제로 현존한다는 점에 일치했다. 포도주는 다른 물질을 전혀 가미시키지 않은 순수한 것이어야 한다(미사총지침 322항 참조) 동방 전례에서는 붉은 포도주를 선호하는 데 비해 서방에서는 16세기 이후부터 성작 수건에 흔적이 별로 남지 않는 흰 포도주가 일반화 되었다. 그러나 성혈의 의미를 더 잘 살리기에는 붉은 포도주가 더 효과적이다.


 

  손 씻음(Lavatio manuum)


  사제는 제대 한쪽에서 손을 씻으며 조용히 기도한다. "주님,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시편 26장 참조) 유대인들은 조상 전통에 따라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었다(마르 7,3참조) 그들은 식사 자체를 하느님의 은혜를 누리는 신성한 예식으로 간주하였다. 그런데 미사 중에 손을 씻게 된 본래의 동기는 초기 교회에서는 교우들이 직접 가져온 예물들을 받아 제대에 놓으면서 자연히 손이 더러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떼르뚤리아노,치쁘리아노 등 교부들이 제사를 드리는 사제가 지녀야 할 내적 정화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 전례개혁을 하면서 형식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짙다고 판단하여 삭제하려다가 감사기도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예전에는 성체를 만지는 검지만 씻던 예절을 실제로 손을 씻는 예절로 고쳐 내적 정화의 상징적 의미를 돋보이게 바꾸어 유지시켰다.


 

  예물기도(Oratil super oblata)


  예물 준비의 마지막인 예물기도는 8세기 이래 프랑크-갈리아 지역에서 침묵 중에 바치기 시작하면서 '묵념 기도(Oratio secreta)'라고 했다. 그 당시에는 감사기도를 성전의 지성소에서 비유하였기 때문에 사제가 감사기도를 바치기 전에 조용히 마음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바치는 기도로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기도는 본기도,영성체 후 기도와 함께 주례기도이다. 주례기도는 사제가 공동체를 대표하여 바치는 기도이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한 모든 이가 듣고 마음으로 기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소리를 내어 바쳐야 하기에,과거와 달리 현재는 사제가 팔을 벌리고 큰 소리로 바친다. 그리고 회중들은 "아멘"으로 사제의 기도에 동의한다.


 

  성모성탄 이야기


  성경으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성 마태오가 쓴 것으로 전해지는 '마리아의 탄생에 관한 복음'이 있다. 이 문헌은 4세기의 교부 예로니모의 저작집에 들어있다. 여기서 마리아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 사이에는 20년 동안 자녀가 없었고,봉헌 축제에 예루살렘으로 갔다가 요아킴이 대사제 이사카르에게 자손이 없다고 혼이 난다. 그런 후,주님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 요아킴과 안나에게 따로 나타나 딸을 낳을 것이고 이름은 마리아이며 하느님의 아들,예수를 낳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이러한 전승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은 이미 마리아의 탄생부터 하느님에 의해 준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회는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을 예루살렘에 세워진 '마리아 성당'봉헌일인 9월 8일에 지낸다.



  펠리치타와 페르페투아 순교


  감사기도 제 1양식(로마전물)에서 나오는 초기 순교자들로서 그들의 순교록이 있다. 이 문서는 3세기 초 아프리카의 그리스도 공동체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전해준다. 페루페투아와 펠리치타는 여주인과 하녀의 관계이다. 보통 203년 2월이나 3월에 이들의 순교가 있었다고 한다. 당신 22살의 페루페투아는 어린 아이가 있었고 환시를 통해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저승의 모습을 본다. 펠리치타는 체포될 때 임신 8개월이었고 감옥에서 딸을 낳아 다른 자매가 키우도록 넘긴다. 경기장에서 미친 암소에게 던져지고 검투사의 손에 의해 순교의 영광을 맞는다. 이들은 순교로 악마를 쳐부수고 타락의 효과를 뒤집는 새로운 이브로 등장한다.

 

  퀘 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12세기에 기록된 동방의 "베드로 행전'이라고 하는 문헌에서 베드로의 순교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이 문헌에서 베드로가 순교하게 된 원인을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부인들을 둔 로마의 귀족들이 화가 나서 당시의 집정관인 아그리빠를 부추겨 죽게 하려는 음모에서 찾는다. 이 음모를 알고 베드로는 변장을 하여 아피아가도를 통해 로마를 벗어나다가 로마로 들어가는 주님을 만나서 묻는다. "Quo vadis,Domine?(주님,어디를 가시나이까?)" 이에 주님이 베드로에게 "십자가에 못박히기 위해서 로마로 가는 길이다."라고 답한다. 이에 정신이 번쩍 든 베드로는 로마로 다시 돌아와 자신이 원하여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다. 일상에서도 희생과 봉사를 꺼리는 우리를 보면서 주님은 물으실지 모른다. "너,어디로 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