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4년 주보

연중 제 21주일 2014년 8월 24일(가해)

모든 2 2014. 8. 24. 10:54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그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님,2014.8.18 강론중)

 

+ 마태오 복음 16,13-20

 

<너는 베드로이다.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물으시자,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말씀의 향기>

 

풍요로움 속에서 신앙고백 "하느님께 드리는 참된 제자는 광야에서 드리는 제사입니다.

-김선태 안드레아 이주사목(대전)전담-

 

  살아오면서 언제 하느님과 가장 가깝게 시간을 보냈을까? 스스로 질문해 보았습니다. 첫영성체 받고 복사하던 시절일까? 신학교를 준비하던 시절일까? 서품을 앞둔 피정 때였을까? 서품 받고 첫 본당에서 살아갈 때였을까?요즘 교구청에서 사는 때인가? 그 모든 시간들이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었고 하느님과 가깝게 보냈기에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군대에서 가장 하느님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가깝게 지냈습니다. 왜냐하면 군대에서 하느님을 찾기가 가장 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일 미사를 나갈 수 없는 상황과 낯선 환경에서 기쁜 일은 거의 없었고,힘든 가운데 의지할 데는 하느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매 순간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매 순간 하느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기도할 시간이 넘쳐나고 하느님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 찬미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또 공소예절을 홀로 봉헌하며 주일을 보내다가 휴가를 맞이해서 영성체를 할땐 가슴이 벅차 올라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삶과 비교해 보면 현재의 삶은 모든 것이 풍요롭습니다. 주님의 사제로 살아가면서 매일 미사를 봉헌 할 수 있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넘쳐납니다.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주님을 만날 기회도 많지만 감동 없고 감사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기보다는 내 계획이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은 이스라엘 북동쪽 끝에 위치해 있는데 요르단 강의 중요한 수원이 되는 많은 양의 물이 있는 곳으로서 척박한 다른 이스라엘 지역보다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곳입니다. 풍요롭고 살기좋으면 하느님께 감사 드리고 더 하느님과 가까이 지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지역은 가나안 시대에 자연동굴에 신전을 꾸미고 바알 신을 섬겼던 곳이고 자연사을 예배하는 성소의 역할을 하였던 곳입니다. 성지순례 때를 기억해보면 성지순례를 하다가 이 지역에 왔을 때에는 갑자기 여행을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고 피로도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풍요로움이 분명 우리에게 좋은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 상황이 하느님과 가깝게 지내고 우리의 희망을 주님께 두고 살기에는 그리 좋지 않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의 모든 상황이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믿음이 더해 주기 보다는 오히려 바알 신을 섬기기에 좋은 조건일 수 있습니다. 오늘 시몬 베드로의 고백은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들이 받은 크나큼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안고 세상으로(16)

 

새로운 선교 열정

-그리스도와 맺는 인격적 관계

 

  복음 선포자는 오순절 날 성령께서 오시어 사도들로 하여금 세상에 하느님의 위업을 대담하게 전하게 하신 일을 기억하며,두려움이 없이 성령의 활동에 자신을 열어 내맡기는 사람입니다. 교황님은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기도를 토대로 삼고 성령께 간청합시다. 기도가 없으면 우리의 모든 활동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우리의 선포는 공허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 "교회는 기도하는 허파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그러면서도 확고한 사회적 선교적 투신이 없는 기도나 신비적 제안 혹은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영성이 결여된 사회적 사목적 담론들과 관행들은 복음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기도가 참으로 중요하지만,사랑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영성을 제시하려는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교회 역사의 초기부터 역사의 매 시대마다 복음선포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겪는 어려움에 넘어지지 말고, 우리에 앞서 시대의 어려움에 맞서 싸운 성인들에게서 배우자고 말씀하시며 그 길을 제시하십니다. 언제나 복음화의 첫 동인은 우리가 받은 예수님의 사랑,그분께 구원받은 우리의 경험입니다. 진실로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그 사랑에 응답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법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열어 주시고 우리의 삶을 흔들어 주시도록 간청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에서나 복음 선포에서 결정적인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맺는 인격적인 관계입니다. 예수님의 온 생애를 관상하고 경배하며 그분 안에서 평화를 찾는 일을 해 나갈 때, 그것은 우리의 이성만으로 하는 것과 달리,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 걸으시며 선교 활동의 중심에 서 계시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결코 힘과 열정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선교는 근본적으로 예수님을 향한 열정이기에,그분과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된 복음 선포자는 예수님께서 뜨거운 사랑의 눈길로 당신 백성을 바라보고 계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분 백성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게 되며,사람들의 삶에 가까이 머무는 영적인 맛을 들이고 이것이 더 큰 기쁨의 원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 길에서 십자가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유혹을 받지만,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람들의 고통받는 몸을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십니다.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단한 사람이라도 그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삶의 봉헌은 의롭게 됩니다. 하느님의 충실한 백성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좋습니다. 우리가 벽을 허물고 우리 마음이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으로 가득할 때 우리는 충만합니다."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은 우리를 사랑이신 하느님과 일치시켜주는 영적인 힘입니다. 이웃에게 눈을 감으면 하느님도 볼 수 없습니다. 풍요롭고 영적인 결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알아채기 힘든 법이니 눈앞의 결과에 흔들리지 말고 나아갑시다.

 

-총대리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

 

 

<미사 속 숨은 보화>

 

봉헌 Oblatio 3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봉헌하나이다."라는 기도문을 구원의 원천인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이 가져다 준 효과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죽음과 부활은 우리 모두에게 생명과 구원을 주었으며,지금 바치는 제물은 바로 그러한 주님의 몸과 피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봉헌기도는 '저희가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게 하심을 감사드리나이다."로 끝맺습니다. 기념하고 봉헌하면서 다시 감사의 기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께 많은 것을 바치고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봉헌도 그렇게 감사의 마음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충무의 행복나침반(27)>

 

버드나무 잎 띄워 주시는 분

 

채움보다 기다림이 먼저

 

   어느 마을 어귀를 지나고 있던 선비,더운 날씨 탓에 갈증이 심했는데,마침 가까운 곳에 우물이 있는 걸 발견하자 한 걸음에 달려갔다. 우물가에는 동네 아낙이 물을 길어 올리고 있었다.

 

  선비 : 물 한 모금 마실 수 있나요?

  아낙 : 네,잠시만 기다리세요.

  선비 : 날시가 어찌나 더운지..

  아낙 : 여기 있어요. 천천히 드세요!

 

워낙 목이 말랐던 터라 체면이고 뭐고 한숨에 물을 들이키려던 선비는 표주박 안에 떠 있는 버들잎을 보고 놀라 아낙에게 물었다.

 

  선비 : 저기.. 이 표주박 안에..

  아낙 : 너무 성급히 드시면 탈 날 수 있어서요.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선비와 버들잎'이야기입니다. 하지만,이 이야기는 더 이상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각자의 갈증을 채우는데 거리낌없는 속도감으로 살아가야 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버들잎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빨리'를 부추기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일단 무작정 갈증부터 채우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갈증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결코 다시 오지 않을까봐 두려워합니다.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누군가에게 내 표주박을 빼앗길까봐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심지어 하느님께도 종종 "한 번에 빠르게"를 원합니다. 목마른 자 다 내게 오라 하셨으니 빨리 이 목마름 채워 달라 보채기도 합니다. 하지만,주님은 언제나 묵묵히 버들잎을 띄워 주시고 계시는 분,우리가 욕망의 노예로 '병들어 갈까봐 걱정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퍼 올리고 또 퍼 올려도 마를 리 없는 그분의 우물가에 서 있는 우리.. 이제 그분이 띄워 주신 버드나무 잎의 향기를 음미하며 한 모금의 사랑이라도 감사하게 받아 마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빛을 주소서!

정의와 순리가 있는

큼을 주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8월 15일(금)-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장면

▲8월 16일 도보순례를 마친 참가자의 발을 닦아주고 계신 수녀님의 모습

 

 

아시아 한국 청년들과의 만남

▲8월 15일 (금)-솔뫼성지에서 아시아-한국 청년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시는 프란치스코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

 

"우리가 뿌리는 선행과 희망의 씨앗이,우리 주변뿐 아니라

바로 내 마음 안에 있는 이기심,적대감,불의라는 잡초에 질식해 버리는

경우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의 빈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물질과 권력, 쾌락 숭배의 징후들을 우리는 봅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대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려 깊은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합니다.

공감하는 능력은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며, 진정한 대화에서는 형제애와 인간애의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나 생각,

그리고 질문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 냅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춤추거나, 환호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친구들이 직장 동료들이,그리고 여러분의 국민들과 이 거대한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베풀어 주신 그 자비로, 이제 그들도 자비를 입게' 하십시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는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다."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요(부유함)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가난한 이들,외로운 이들,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을 찾아 섬기는 가운데

하느님을 경배하고 사랑하는 하나인 교회를 일으켜 세우며 올 한해를 보내라"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이제 의심과 대립과 경쟁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거부하고,

대신에 복음의 가르침과 한민족의 고귀한 전통 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해 나가도록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