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4년 주보

연중 제 22주일 2014년 8월 31일 (가해)

모든 2 2014. 8. 31. 10:34

「세월호 십자가 순례」홍정수 신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 마태오 복음. 16,21-27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자신을 버려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 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말씀의 향기>

 

밖으로 나가기 "주님께서 우리 마음의 문 앞에서 문을 두르리고 계십니다. 문을 열고 주님과 함께 나아갑시다.

-이원화 요셉 대전성모병원 원목차장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있어서 신앙생활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예수님을 닮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말씀을 하셨는지,또 어떠한 삶을 사셨는지를 알고 그 가르침과 행동을 따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 밖으로 나오시는 삶을 사셨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는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으메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6-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셨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머물러 계시지 않고 밖으로 나오셔서 우리의 이름을 어루만져 주시고,우리에게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우리의 희망이 되어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밖으로 나오신 예수님의 모범을 잘 따라야 하는 베드로는 오히려 자기 자신 안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들은 베드로는 "맙소사,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예수님의 말씀을 반박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말씀은 베드로 자신의 앞으로의 계획과 어긋한 것이었고 베드로가 생각하기에 그런 일은 이러나서는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구 베드로의 반박은 "사탄아,내게서 물러가라.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는 심한 꾸지람으로 되돌아옵니다. 사실 오늘 베드로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나의 구미에 맞는 신앙생활,나의 바람만 채우는 신앙생활,내가 만들어낸 하느님의 모습만을 따르는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나의 마음의 문,신앙의 문,공동체의 문을 활짝 열고 이웃을 향해,세상을 하느님 나라를 향해 언제든지 밖으로 나가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주님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결실을 맺게 해 주실것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안고 세상으로(17)

 

교회의 모상이며 복음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예수님을 낳으시고 기르신 마리아께서는 성령과 함께 언제나 백성 한가운데 계십니다. 마리아께서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시며 성령께서 오시도록 간청하셨고(사도 1,14)성령강림으로 교회가 창립되고 선교의 폭발을 가능케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성모님을 사랑하는 제자의 어머니로,제자를 성모님의 아들로 주시며 당신 어머니를 우리 모두의 어머니로 주신 뜻이 드러납니다. 곧 마리아께서는 제자들의 어머니이시고 교회의 어머니이시고 신자들의 어머니가 되십니다. 교회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은 마리아께서 하셨듯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낳아 이 세상에 내어주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일생을 따르며 그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마리아(루카 2,35)께서는 가장 먼저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하신 제자이시기에,우리의 모든 고통을 이해하시는 여인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낳으신 마리아께서는 이 세상에 정의를 낳을 때까지 산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표징이 되십니다.

 

 또한 순종과 믿음의 여인이신 마리아께서는 교회 복음화의 "방식"이 되십니다. 마리아는 연약한 여인이시지만 순종과 믿음으로 어느 인간적 계획이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루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이 세상에 강생하게 하시고 일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 안에서 겸손과 온유가 나약한 이들의 특징이 아니라 참으로 강한 이들의 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에 관하여 일어나는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2,19,51)되새기는 마리아께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하느님 성령의 자취를 알아보는 법을 아십니다. 이렇게 정의와 온유의 힘,관상과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의 힘이,교회 공동체가 마리아를 복음화의 모범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복음화는 인간적인 힘과 계획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라,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겠다."(묵시 21,5)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 친히 당신의 약속을 이루시는 것입니다. 성모마리아와 함께 이 약속을 향하여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며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교황님이 남기신 기도의 한 구절을 함께 바쳐봅시다.

 

  경청과 관상의 동정녀,사랑의 어머니,

  영원한 혼인잔치의 신부,교회의 지순한 모상이시여,

  교회를 위하여 전구하시어

  교회가 스스로 자기 안에 갇히지 않고

  하느님 나라를 세우려는 열정에 불타오르게 하소서.

 

-총대리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

 

 

<미사 속 숨은 보화>

 

일치기원 Epiclesis commurionis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음식으로 우리에게 주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음식으로 하느님과 사람,사람과 사람 상호간에 한 마음 한 몸을 이루며,그를 통해 사람들을 당신이 이룩하신 구원에 참여시키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친교와 구원이 실제로 이루어지려면 일치의 원천이신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대부분의 감사기도에는 일치의 원천이신 성령을 청하는 기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기도는 일치를 기원하는 기도이기에 주님과 참된 일치가 이루어지는 영성체를 위한 준비기도이기도 합니다.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이충무의 행복나침반(28)>

 

사물 정보

나는 내 사물의 총합

 

 

  요즘 한참 열애 중인 수연이가 친구인 은지에게 어느날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수연 : 정말 그 사람 알다가도 모르겠어!

  은지 : 변덕스런 사람 속을 어찌 알겠냐?

 

  여기 어찌 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아무리 변덕스러운 사람이라도 그가 누구인지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비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물정보'입니다.

 

  얼마 전 교황님께서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 기억나세요? 각 언론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황님께서 사용하시는 '사물'등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전했습니다.교황님이 과연 어떤 분이신지 알리기 위해 이보다 간결하고 확실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의 십자가,교황님의 시계,교황님의 신발,교황님의 가방.. 교황님의 이 물건들은 일종의 움직이는 '강론'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나하나가 물건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그분의 생각,그분의 소망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니까요.

 

  예전에 한때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미팅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파트너를 정하기 위해 각자의 소지품 가운데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하나씩 선택하는 그런 미팅 기억나시나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때 어떤 물건들을 내놓느냐,어떤 물건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 의외로 정확한 파트너 선택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사물은 그 사람의 총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우리가 미팅한다고 상상해 본다면 우리는 어떤 물건을 그분 앞에 내놓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누구인지 복잡하고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단 하나의 물건으로도 나의 존재를 증명할 물건은 무엇일까요?

 

  내 손이 부끄럽지 않을 그런 물건을 내놓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물은 계절을 담아

가을로 흐르고

 

우리는 그 위를

노 저어 간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삼종기도 말씀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려분.

 

  이 거룩한 미사를 마치며, 우리는 다시 한번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성모님께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 그리고 희망들을 봉헌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떠나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또한 성모님께서, 우리 중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 특별히 병든 이들과 가난한 이들, 존엄한 인간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들을 자비로이 굽어 보시도록 간청합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이 고상한 나라와 그 국민을 지켜 주시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구합니다. 또한 아시아 전역에서 이곳 대전교구에 모여온 모든 젊은이들을 성모님의 손길에 맡깁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복된 계획에 따라 평화로운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기쁨에 넘친 전령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

2014년 8월 15일,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