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5년 주보

사순 제 5주일 2015.3월22일(나해)

모든 2 2015. 3. 22. 20:00

공세리성당/수채화

안종찬 바오로.한국영상대학교 교수

 

 + 요한 복음. 3,14-21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축제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이들 가운데 그리스 사람도 몇 명 있었다. 그들은 갈릴래아의 뱃사이다 출신 필립보에게 다가가,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필립보가 안드레아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아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가서 말씀드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아버지 ,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그러자 하늘에서 "나는 이미 그것을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 다시 영광스럽게 하겠다." 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 서 있다가 이 소리를 들은 군중은 천둥이 울렸다고 하였다. 그러나  "천사가 저분에게 말하였다." 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그 소리는 내가 아니라 너희를 위하여 내린 것이다. 이제 이 세상은 심판을 받는다. 이제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밖으로 쫓겨날 것이다.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당신께서 어떻게 죽임을 당하실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

 

 

  <말씀의 향기>

 

  밀알 하나는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 강대원 즈카르야 천안오룡동 보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들 중 그리스 사람들이 예수님을 뵙기 위해 제자들을 찾아오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라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12,26)라고 하신다.

 

  이방인들과 제자들은 예수님을 왜 찾았으며 예수님을 왜 따르고 있었을까?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의 뒤를 걸으려 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알수 없지만 예수님은 당신의 길을 걸으려는 이들에게,당신을 찾고 당신과 함께하려는 이들에게 당신처럼 살아야 함을 말씀하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하느님과 인간을 화해시키기 위해서다. 당신의 생명을 바침으로써 이루셨고,이방인들과 제자들에게 당신의 길을 가르쳐 주셨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죽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예수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바치지 않았다면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는 태초의 상태로 회복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땅에 떨어져 죽었다. 그리고 땅에서 들어 올려짐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 예수님과 함께 살기를 원하고,예수님의 길을 걸으려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것을 그대로 하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예수님께서 있는 곳에 함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똑같이 말씀하고 계신다. 이미 세례를 받았지만 마음속은 이방인처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신앙인으로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죽어야 할 때 죽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는 우리들에게,성당 안에서는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이지만 성당 밖에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사람처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찌하여 믿지 못하고,죽지 못하고,섬기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요한 복음21장 17절의 말씀을 떠올리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자.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가 분명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나는 믿을 수 있고,죽을 수 있고,섬길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께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면 그렇지 못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예수님을 사랑하도록 하자.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 한다. 마치 사람을 사귀는 것과 같이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하며,많은 대화를 해야 하며,음식도 같이 먹으며,은총의 사순시기는 예수님과 함께 시간을 나누는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순시기는 기쁨의 시기이다.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의 시간을 내어 드리자. 예수님과 많이 대화하고,이웃 안에 살아계신,특별히 가난한 이들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며,성체성사를 통하여 천상의 양식을 나눔으로써 예수님과 함께 하자. 그러면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고,그리하여 우리는 땅에 떨어져 죽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수도회 소개(2) -'봉헌 생활의 해' 맞아 교구 설립 방인 수도회를 소개합니다.

 

조용하고 푸르게 빛나는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수천 년 전부터 나를 위해 존재했고 또 나를 기다려온 듯한 풍경을 만날 때가 있으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곳의 오후 햇빛과 그 빛을 받은 주변을 바로 그런 풍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근한 어머니의 품속 같아 절대로 꺼지지 않을 촛불처럼 은은하고 따뜻한 기운을 주는 곳,'수리치골 성지'입니다. 1846년 11월 2일 고 페레올 주교님께서 처음으로 우리나를 성모님께 봉헌하셨던 한국교회 '성모성심'에 대한 신심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이 축복받은 성지에 총원과 본원을 두고 있는 미리내 성모성심수녀회는 '성모성심을 통하여 천주성삼께 영광'이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정행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신부님에 의해 설립되었고,1984년 2월 2일 교구립 수녀회로 설립교령을 받았습니다. 원래 수원교구립 수녀회였지만,지난 2012년 5월 17일 충남 공주시 신풍면 용수봉갑길 수리치골 성지로 총원을 옳기면서 대저교구설립 수녀회로 이적하였고,이후 대전교구 소속 수녀회로서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수녀회의 영성과 카리스마 : 저희는 성모님의 티 없이 깨긋하신 성심을 정결의 모범으로 삼아,우리 안에 성삼의 내재를 통한 하느님 중심생활을 지향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를 향한 불타는 어머니의 마음을 본받아,교회를 향한 '영적모성 실현'에 주력합니다. 그리하여 점차 세속화되어 도덕성과 존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드러나지 않는 희생과 기도를 배상의 마음으로 바치고 있습니다. 또한 아드님의 십자가상 죽음을 지켜보며 예리한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을 봉헌하신 성모님을 따라,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공감하고 세상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이들과 함께 연대하여 진정한 복음적 평화 실현에 헌신합니다.

 

   현황과 사도직 : 저희 수녀회는 현재 491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국내와 해외에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선 사목 현장의 사제들을 돕기 위한 본당 사도직에 주력하며,국내 13개 교구 99곳의 본당과 공소에서(대전교구에는 본원과 13개 본당에서 모두 70여명의 수녀들이 활동),그리고 32곳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소임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회복지시설과 의료시설에서 일하고 있으며 교황대사관과 주교관,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등 교회 내 기관에도 파견되어 있습니다. 해외 사도직은 해외선교와 교포사목으로 구분되며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에서는 현지민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을,미국 LA와 뉴저지에서는 한인공동체를 위한 봉사와 유치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극도의 상실감이나 불안을 마음속 깊이 간직했을 때,그리고 침묵으로 그 고통을 잘 견뎠을 때,비로소 빛나고 찬란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모님의 일생이 그러했고,성모님의 품을 닮은 수리치골이 그러하지요. 저희 수녀들이 이렇듯 조용하고 푸르게 빛나는 가치들을 잘 보존하고 증거하는 이가 되도록 신자분들의 많은 도움과 관심 기원합니다.

 

 

 

<이충무의 행복나침반(54)>

 

날마다 리즈시절 

 

함께하는 순간, 최고의 전성기

 

 

    대학 4학년 학생들이 이제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 새내기들을 보고 이렇게 말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좋을 때다!"

 

  저는 그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실제 나이를 따져 보면 세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한 30년쯤 차이가 나는 것 같은 어투로 말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엉뚱 맞고 귀여운지 상상이 가시죠?

 

  살다 보면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도 한때는 좋은 때가 있었었지.."라는 느낌 말이죠. 특히 삶이 각박해지면 각박해질수록 우리는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힘겨운 현실을 버텨 나가곤 합니다.

 

  인생에서 최고로 빛나던 전성기를 요즘 말로 "리즈 시절"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앨런 스미스라는 축구 선수 때문에 생겨난 신조어죠. 소속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을 하다가 다른 팀으로 옮긴 후 전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죠.

 

  "앨런 스미스는 리즈시절이 최고였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어느 시절이 내 인생의 '리즈 시절'이었는지 기억나시나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리즈 시절'이었던 어느 한 순간의 추억을 먹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백 번을 되풀이해서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를 해도 질리지 않는 그 순간..

 

  그렇게 환하게 빛나던 피부도,그렇게 자신만만하던 패기도,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튼튼한 두 다리도 언젠가 세월에게 그 자리를 내 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늘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때가 세월도 이겨내는 인생 최고의 '리즈 시절'이 아닐까요? 우리와 함께하는 주님이 계시는 한 우리는 날마다 '리즈 시절'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주께서 주신

사랑의 씨앗

마음 모으고 귀 기울여

아름다움으로

키우겠습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예수 수도회(Congregatio Jesu)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Ad Majorem Dei Gloriam)

 

   예수수도회는 1609년 하느님께서 영국인 메리 워드(Mary Ward,1585-1645)에게 보여주신 길을 따라 생토메(현 프랑스 북부)에서 창립된 최초의 여성 활동 수도회이다. 창립은사로서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의 사도직 활동 영성으로 인도된 메리 워드는 '이웃의 구원과 신앙의 옹호와 전파'를 위해 봉사함으로써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리는 것을 수도회의 목적으로 삼았다. 17세기 당시 일반적인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소녀들에게 미래 세대를 책임질 여성으로서의 자질과 신심 깊은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길로써 시작한 학교가 오늘날 전개되는 다양한 사도직의 효시이다. 이로써 메리 워드는 유럽에서 소녀들을 위한 공교육을 처음으로 실시한 여성교육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 진출의 모원이 된 독일 뭔헨-님펜부르크 관구는 1627년 창립자 메리 워드가 설립한 뮌헨 분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55년 예수회 박고영 신부의 한국 지출 요청이 계기가 되어 1956년 최초로 한국인 지원자(박의열 수녀)를 받아들이고 한국 회원들을 양성하면서 진출 준비를 하였다.

 

  1960년 당시 서울교구장 노기남 주교위 초청에 의해 1964년 6월 10일 다섯 명의 한국 수녀와 두 명의 독일 수녀가 서울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오류동에 수련소를 설립하였고, 이어서 대전교구 초대교구장 원형근(아드리아노)주교의 초대로 대전시 대흥동에 분원을 설립하고,1966년 성모초등학교와 성모여중을 개교함으로써 메리 워드의 교육이념을 따른는 학교 사도직을 시작하였다. 예수수도회(당시 동정성모회)는 진출 초기부터 수녀원 원장과 수련장,학교장 등

 

  주요 책임을 한국 회원들에게 맡겼을 뿐 아니라 진출한지 9년 만에 한국을 자립 관구로 승격(1973.10.21)하고 초대 관구장 역시 본방인을 선임(박기주 수녀)하였다. 이는 수도회 창립 초기부터 유럽 곳곳으로 뻗어나갔던 미션 정신과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 등을 존중하고 본국인의 자율적 운영에 열려 있는 예수수도회의 특성을 보여준다.

 

  예수수도회는 로마에 총원을 두고 유럽,남미,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의 세계 23개 국가에서 2000여 명의 회원들이 '다른 사람을 위한 여성'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하느님께 봉사하고 있다. 한국 관구의 240명의 수녀들은 '활동 중의 관상'영성으로 지역 교회의 다양한 요청과 사회 중심부에서 벗어나 있는 이들의 필요에 봉사하기 위해 국내 40여 개의 공동체에서 교육,선교,영성,사회복지,의료,이주사목과 특수사목 그리고 해외 선교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대전교구에는 성모초등학교와 성모여고,7개 본당과 교구청,성모의 집,밑반찬봉사,북한이탈주민 지원(한울타리),성모여성쉼터,우리청소년쉼자리,예수수도회교육센터(우리성서모임,영성대학,성모어린이집)와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등에서 신자,비신자 구별 없이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전하는 일에 힘껏 투신하고 있다.

 

"온전히 하느님의 것이 되십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맡기신 모든 사람을 최선을 다해 돌보십시오."(창립자 메리 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