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힘/시바타 도요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나에게
살아갈 힘을선물하네
저금/시바타 도요
난 말이지,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 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나에게/시바타 도요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새 컵으로커피를 마시자
나/시바타 도요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약해지지 마/시바타 도요
있잖아,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어머니/시바타 도요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기억
비밀/시바타 도요
나,죽고 싶다고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화장/시바타 도요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아침은 올 거야/시바타 도요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애..."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말/시바타 도요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하늘/시비타 도요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불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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