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시바타 도요의 시 모음

모든 2 2016. 11. 21. 20:35

 

 

 

살아갈 힘/시바타 도요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나에게

살아갈 힘을선물하네


저금/시바타 도요


난 말이지,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 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나에게/시바타 도요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새 컵으로커피를 마시자


나/시바타 도요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약해지지 마/시바타 도요


있잖아,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어머니/시바타 도요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기억


비밀/시바타 도요

 

나,죽고 싶다고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화장/시바타 도요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아침은 올 거야/시바타 도요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애..."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말/시바타 도요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하늘/시비타 도요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불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