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2년 주보

대림 1주일 2022년 11월 27일(가해)

모든 2 2022. 11. 30. 16:38

 

예산산성리성당 오촌리공소

충청남도 예산군 오촌녹야길 46(오가면 오촌리 398-11)

 

 

+ 마태오 복금 24,37-44

 

<너희는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노아 때처럼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홍수 이전 시대에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그때에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말씀의 향기>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 강길원 베드로 성직자실장

 

  시월 초 이른 가을에 후배 신부님과 설악산에 올랐습니다. 새벽 3 시 산행 길, 가을비가 내리는 탓인지 산행을 즐기는 사람은 몇몇뿐이었습니다.

 

  비를 맞고 불을 밝히 며 오르는 호젓한 가을 산행은 호사이면서도 인내심을 요구했습니다. 가을비가 종일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속마음이 꾸물 꾸물 올라오는데 앞질러 가는 후배 신부님의 발걸음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서로의 입에서는 엉뚱한 말로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자 불상의 형상을 닮은 수많은 바위의 천불동 계곡이 눈에 들어오고 잠시 가늘어진 빗줄기에 힘을 얻어 걷고 오르고 그렇게 무너미재를 지나 ‘공룡능선’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저 산 아랫도리는 그냥 푸르고 푸른데 높은 고지의 산 머리에서 허리까지는 마냥 오색 단풍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같은 산이면서도 다른 모습의 풍광에 생각이 많아집니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큰 산 어디쯤인지요?

 

  대림 시기를 맞이하는 우리는 여전히 세상살이에 한창입니다.

  지금 계산을 해줘야만 하는 채무의 무게와 받아야 할 것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세상 끝날을 생각하며 하느님만을 내 중심에 놓기에는 결심이 서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좋은 마음, 미운 마음, 지친 마음과 내 몸, 더 잘해보겠다는 이 마음까지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우리를 향한 초대의 말씀을 들읍시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입니다(제1독서).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지금은 우리의 생각과 셈법으로 이 세상 속에서 뒤 섞여 살아가지만 우리가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을 되새긴다면 이 세상 안에서도 이미 우리가 배워 알고 뼛속까지 새겨져 있는 생명의 길, 주님의 자녀로서의 빛나는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잠시만 멈춰 서서 우리를 부르시고 당신 사랑으로 초대 해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은총의 대림 시기를 시작합시다.

 

 

 

<교구 전담 사목을 소개합니다>

 

 

세종장애인주간보호센터

 

  시설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정식 등록 전에 적응기간을 갖는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그렇고, 장애 특성상 시설 이용이 어려운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특수학교에 다니다가 시설 이용을 문의해 온 가정이 있었다. 아이의 배움 척도와 상관없이 주민등록상 나이가 차서 어쩔 수 없이 졸업이라는 걸 해야하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닐 때에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 주간에 다른 가족들과 분리해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 아이 역시 교육보다는 보호가 필요했다.

 

  수시로 바닥에 침을 뱉고 물건을 망가뜨리고 사람들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오다 보니 선생님 두 명이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 선생님 한 명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덩치가 컸기 때문이다. 남자 선생님들은 그 아이와 함께 있을 때에는 호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2주의 적응기간 동안 선생님들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 아이가 입소를 하게 되면 다른 업무에 큰 지장을 준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한편으로는 가정에서 아이와 살고 있는 가족들의 아픔이 느껴졌다. 아이의 엄마에게 즐기는 것은 사치였다. 매일 살아내는, 버티는 시간들로 채워졌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라 하더라도 그런 이용자와의 교감은 매우 어렵다.

 

  적응기간이 끝나갈 무렵, 학교 측으로부터 그 아이가 전공과라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공과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아이들에게 생활 지도, 직업훈련 등을 실시하는 기간이지만 사실상 주간에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운영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이 소식을 들은 선생님들은 표현하지 않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용자가 들어오게 되었다. 이불에 소변을 보고 커피머신을 부수고 타해를 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였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라 몇 번의 회의를 해야 했다. 회의는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갔다. 선생님들의 수도 부족하고, 다른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역시 걱정이 많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다만 회의 끝에 시설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이용 당사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용자 가족들을 위한 시설이기도 하다. 우리가 시설 이용에 대해 이용자 중심에서 생각하고 있는지 이곳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만 생각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가족들에게는 이런 시설이 광야에서 물을 찾는 심정일 것이다. 우리가 돌볼 수 없다면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일지 생각해보자는 말에 숙연해졌다. 물론 나의 일방적인 방향일 수 있고, 선생님들의 노고를 폄하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는 장애인시설에, 내가 있는 동안 한 가정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애인시설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세종·충남 가톨릭 사회복지회장 겸 세종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변창수 시메온 신부-

 

 

 

스테인드 글라스 이야기 (11)

압구정성당 로비 유리화 「빛의 열매」

 

•재료 : 판석유리 (Dalle de verre)

•크기 : 332 x 874 x 5 cm

•제작 : 2021년

•제작의도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한 우리는 새로이 창조되어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피조물이 됩니다.

그리하여 빛의 열매인 우리는 세상의 빛으로서

완전한 진선미이신 하느님을 온누리에 증언하고 그분을 찬미합니다.

 

-송승희(손소벽 막달레나) 유리화 작가-

 

 

* 교구 내 공소

 

예산산성리성당 오촌리공소

  오촌리(녹야리)에 전교가 된 것은 1890년경으로 양재원(안드레아)의 선친이 합덕 성당으로 다니던 때였다. 이후 전교가 활성화되어 1917년 박우철 신부의 방문으로 공소가 시작되었고, 옹기점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어 갔으며 신자수는 40명에 달했다. 1936년 초대 양재원 회장의 봉헌으로 10평의 건물을 건립하여 공소로 사 용하였다. 이후 1974년 현재의 공소건물(연면적 85.05㎡, 시멘트벽돌조)을 건축하였다. 공소는 1990년대에 이르러 본당구역으로 편입되어 사용이 중지되다가 최 근부터 판공미사가 열리고 있다. 전승주 2대 회장과 역대 회장들 그리고 현대식으로 옹기업을 이어가고 있는 황충길(바오로) 회장의 공로가 컸다. 현재 42세대 102명의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해외 선교지 페루, 그곳은>

 

 

선교지에서의 행복한 순간

 

 

 

 

  얼마 전에 한 공소를 방문했는데 할머니들께서 저를 보고 웃고 계시는 걸 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할머니들께서 제 손을 보고 ‘고생하지 않은 손’이라고 하면서 웃으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곳 안데스에 사시는 분들의 손을 보면 그분들의 고된 삶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추운 날씨와 물이 부족해서 잘 씻지 못하고, 매일매 일 농사를 짓고 가축들을 돌보느라 쉴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온수가 나오는 가정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항상 손이 갈라져 있고 때가 묻어 있습니다.

 

  병자 성사를 위해 가정을 방문하거나 공소 미사를 마치고 나면 이곳 신자분들께서 항상 음식을 준비해주시곤 합니다. 그 손으로 저를 위해 고기를 발라주시고, 감자 껍질을 벗겨주고, 치즈를 잘라주십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에는 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배탈이 나거나 아프게 될까봐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시는 음식을 너무나 잘 받아서 감사히 먹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내면서 배탈이 난 적도 없습니다. 그분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준비해주신 그 음식을 저도 사랑으로 감사히 먹곤 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선교를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분들의 때 묻고 갈라진 손 위에 하얀 성체가 올려질 때”라고 말입니다. 사제인 저도 그 순간이 이렇게 행복한데 예수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박상호 라파엘 신부 해외 선교(성골롬반외방선교회 파견)-

 

 

 

<1분 교리>

 

Q-1)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A) 인류의 구세주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참 인간이시며 참 하느님으로서 우리의 죄를 씻어 주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이십니다.

 

Q-2) 예수님의 삶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예수님의 생애는 공생활 전의 사((私) 생활과 3년간의 공(公) 생활로 나누어 구분 해 볼 수 있습니다.

 

Q-3) 예수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예수란 히브리어인 '여호수아'에서 유래된 말로 '하느님께서 구원해 주신다'라는 뜻이 담겨 있는 이름입니다. 그분께서는 구약에서 예언되신 구세주이시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자로 이 세상에 오시는 분이기에, 그분의 이름은 예수님 잉태 이전부터 구원 수행자로서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꿀벌

 

  최근에는 기후 위기가 실감이 난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예전과 다름을 직접 느끼기 때문이겠죠. 겨울같지 않은 겨울, 강가에 개나리가 피고 아파트 화단에는 장미가 핍니다. 남부지방은 가뭄이 심각해져서 광산에서 나오는 물도 정화해서 식수원으로 사용한다고 하고 섬 지역은 식수원이 너무 부족해서 비가 오기를 바라며 하늘만 쳐다본다는 뉴스가 이젠 신기한 일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멀어지고 있는 사실에 주변 분들의 반응은 참 걱정으로 가득하여 있습니다. 지금 이 세대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좀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은 꿀벌 얘기입니다. 아이들의 시선과 생각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다음은 기사 내용입니다.

 

  지난 10월 26일 독일 함부르크의 '율리우스 레버 학교'에선 어린 학생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방과 후로 '꿀벌 키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10살, 11살 학생들이 꿀벌과 기후, 환경의 연관성을 얘기했다. 사무엘에(11)는 "꿀벌이 없으면 채소도 없고 과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고 아마드(11)는 "꿀벌이 먹이 활동을 하며 꽃가루를 퍼뜨리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히어델스(10)는 "꿀벌이 사라지면 나무가 사라질 것이고 인간이 공기를 제대로 마시지도 못할 것"이라며 "꽃들도 사라져 아름답지 못한 지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 등으로 꿀벌이 대거 실종돼 견과류와 과일, 채소 등의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식량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츠(10)는 "벌을 죽이면 독일에선 1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라며 "생태계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벌금을 물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율리우스 레버의 학생들은 이처럼 꿀벌 키우기를 통해 꿀벌과 자연, 환경의 관계를 직접 체험한다. 학생들이 꿀을 직접 채취해 판매도 한다.

 

  학생들은 매주 벌통에 있는 꿀벌과 교감한다.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해 안전 장비를 갖추고 직접 벌의 상태를 확인한다. 한 티스푼의 꿀을 얻기 위해 벌이 지구 1바퀴를 돌아야 한다는 사실도 배운다. 율리우스 레버학교는 꿀벌이 좋아하는 꽃을 심고 학교 정원도 만들 계획이다. 담당 교사인 샤샤 프론즈(34)는 "꿀벌들이 환경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가르치고 꿀벌이 두려운 존재가 아닌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임을 강조한다."며 "5월과 8월에는 직접 꿀을 채취해 학부모나 주민들에게 판매도 한다"라고 밝혔다.

 

  꿀벌 키우기 프로젝트는 한 교사 가족의 소개로 지난 2019년 시작됐다. 올해는 벌통 5개에서 500g짜리 260병, 모두 130kg의 꿀이 채취됐다. 벌꿀이 담긴 병은 리프우피덱(16)이라는 학생이 코뿔소의 뿔에 나무를 그려 디자인한 것이다. 동물과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그야말로 친환경적인 지구를 표현한 것이다.

 

-글. 사회복음화분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