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대림 제4주일 2010년 12월 19일(가해)

모든 2 2021. 9. 18. 07:35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마태 1,21)

 

 

+ 마태오 복음 1,18-24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시리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말씀의 향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유윤식 시몬 공주교동 주임-

 

  점심시간 도시락을 먹던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도시락을 활짝 열어 놓고 먹지 못하고 고개를 수그리고 친구들이 볼까봐 한 수저씩 몰래 떠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있었다. 온통 까만 꽁보리밥인 도시락이 부끄러워서이다.

 

  그러던 어느 날 큰언니에게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언니! 난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제일 싫다. 너무 꽁보리밥이라 도시락을 펴 놓고 먹지 못하고 밥 한 수저 먹고 감추느라 점심시간이면 창피한 생각에 진땀이 흐르기도 해."

 

  그 후 열흘이 지난 아침 언니가 도시락을 싸주며 말 하였다.

  "야! 오늘은 도시락을 펴 놓고 먹어도 돼."

 

  그렇지만 언니의 말을 까맣게 잊은 동생은 평소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면서 학교생활을 하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다른 날과 같이 살그머니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꽁보리밥이어야 할 도시락이 온통 하얀 쌀밥으로 꽉 차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아침에 언니가 도시락을 주면서 한 말이 떠올라 언니가 고맙다는 생각이 가시기도 전에 너무나 신이 나서 자신 있게 도시락 뚜껑을 활짝 열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막내 동생의 딱한 이야기를 듣고 큰 언니가 병상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께서 남긴 쌀밥을 몽땅 도시락에 채워 줬던 것이다.

 

  성탄을 기다리시는 신자 여러분!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해 주시는 예수님을 자신있게 모든 이에게 전합시다. 하느님은 우리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시고,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주시는 분이시며, 꽁보리밥 같은 죄인인 우리들을 사랑으로 모두 용서해 주시어 하얀 쌀밥으로 만들어 주시는 바로 우리 구원자이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성령을 통하여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모습을 보여주는 믿음으로 거듭난 우리의 이웃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로마 1,7)

 

 

<시니어 칼럼>

 

노년들의 주거시설-바람직한 주거환경- 한동성 갈리스토 . 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노년들의 주거 시설은 단순히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아니다. 노년들은 타 연령층에 비해 주거 시설 안에 머무는 시간이 영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쾌적하고 안락한 실내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키고, 건강에 대한 자신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이인수, 2001) 따라서 주거 시설은 안정성이 있고, 신체 기능에 적합하게 설계되어야 하고, 내구성이 있어 오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다까사기,1984)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건은 네 가지가 있다. (최성재, 2010)

 

  첫째, 물리적 구조 :

  1) 생물학적 노화와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신장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러한 신체적 기능과 조건에 맞도록 주택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보행이 어려우므로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들고 문턱을 없앤다. 그래야 휠체어 사용에도 유익하다.

 

  2) 침실은 가능한 한 화장실, 목욕탕, 부엌 등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한다.

 

  3) 화장실과 목욕탕 바닥은 잘 미끌어지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고,  튼튼한 손잡이 난간과 비상벨 등이 설치되어야 한다.

 

  4) 계단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양옆에 손잡이 난간이 설치되어야 한다.

 

  5) 수도꼭지, 문 손잡이 등은 손으로 돌리는 것보다 꼭지를 길게 하며 상하 또는 좌우로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문 손잡이는 상하 또는 좌우로 길게하여 잡기에 편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6) 침실벽은 노랑이나 주황색 계통의 밝은 색으로 하고, 조명도 더 밝게 해야 한다. 강도가 낮은 소리를 듣기 어려우므로 방음 장치를 하여 텔레비전이나 음향기기 사용시 다른 가족원이 방해 믿지 않도록 한다.

 

  7)  복잡한 조작을 요하는 가구나 주방 기기들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8) 볕이 잘 드는 남향이 좋고 실내 온도는 22-24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둘째, 심리적 구조 :

  1) 심리적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족들이 많이 어울려 지내는 거실 가까이에 침실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2) 부득이 다른 가족원과 함께 지내게 되는 경우는 노년을 잘 이해하고 노년의 마음에 맞는 가족원과 같이 사용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3) 노년은 프라이버시와 자신이 사용해온 물건에 애착이 강하므로 자신의 소지품을 정리 보관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 요소를 고려한 구조 : 노년들의 사회적 특성을 고려한 노인 분리형(노년들을 위한 아파트, 실버타운)과 노인 통합형(노년 주택을 일반 주택과 섞어서 건설하는 경우) 구조가 있다. 개인의 성격적 특성과 생활 습관 등에 따라 택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형태가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환경적 조건 :

   1)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고 긴급시 교통수단의 이용이 쉬워야 한다.

 

  2) 의료시설, 노년 여가시설, 노인 복지 시설의 접근이 용이한 곳이어야 한다.

 

  2004년 보건 사회 연구원에서 전국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년들은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 대하여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우 편리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2%, '편리하다'가 58.0%, '그저 그렇다가'16.5%, '불편하다'가 15.3%, '매우 불편하다'가 4.1%였다. 편리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4.2%를 차지하여 불편하다고 인식한 노년 19.4%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거 시설 중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환경이 화장실(20.1%)과 목욕시설(15.9%)이 있고 도시 지역보다 읍면 지역이 심각하였다. 따라서 노년들의 수준이 많이 향상된 부분도 있으나 오랫동안 한 집에서 생활하여 집안 환경에 익숙해져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에벤 에제르 하느님 -김창일 예비자. 문창동 성당

 

  새벽 공기가 자못 차다. 보문산을 옆에 끼고 있어서 그런지 문창동의 공기가 맑아 주거지역으로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대전천 양옆에 늘어선 우레탄으로 포장된 길을 달린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전천을 흐르는 물, 이름 모를 철새들이 거니는 모습이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에어로빅을 하는 아주머니, 둔치에 설치해둔 체육시설에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평소와 다르게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오늘도 새벽에 마라톤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예비신자로 믿음 생활을 시작하면서 변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김난희 힐라리아 교리교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사무실에 출근하고 주어진 업무 처리하고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고 일요일에는 문창동 성당에서 실시되는 교리교육과 미사에 참여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다니지 않던 성당에 간다는 것 외에는 변함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어떻게 말로 형용할지 잠시 망설여 본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성경말씀이 에너지가 되어 필자의 마음과 몸속으로 들어와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주님께서 항상 필자와 함께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 허튼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없다. 성경말씀으로 인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니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니 행동이 바뀐다.

 

  성경에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문구가 무려 365번이 나온다고 한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시대는 기원전 4000년경으로 우리나라의 청동기 시대에 해당하고 신약이 쓰인 시대는 삼국시대쯤에 해당되는 것 같다.

 

  청동기 시대에서 삼국시대까지의 시공간을 1년으로 환산한다면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루에 한 번꼴로 하신 셈이다.

 

  '에벤 에제르'는 "하느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란 뜻이다. 아브라함이 우르에서 부름 받아 모리야까지 신앙의 순례여정을 거닐면서 한걸음 한걸음 에벤 에제르 하느님의 돌보심과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송봉모,「순례자의 아브라함 2」, 바오로딸, 2009, P9)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그랬던 것처럼, 필자에게도 지금의 삶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돌보며 이끌어 주시는 '에벤 에제르'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필자는 이 세상의 걱정으로 아브라함처럼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에벤 에제르 하느님! 저에게 찾아오는 두려움을 방패로 막아주시고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

 

 

 

하늘에서 내린 음성

땅에서

꽃이 되었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

 

명예의 전당, 천당의 또 다른 이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실래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한 동안 잊고 있었던 그 이름을 최근 신문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록키'로 유명했던 '실베스타 스탤론' 그리고 3 체급을 석권했던 멕시코의 전설적 복서 '차베스'와 함께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죠.

 

  통산 50승 6패 44ko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마이크 타이슨'이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된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기사를 읽는 동안 제 기분은 왜 그렇게 찜찜해지는 걸까요? 그건 아마도 사각의 일 밖에서 벌인 그의 일련의 부도덕한 행위들과, 사각의 링 안에서 상대방 선수의 귀를 물어뜯었던 그의 몰염치한 반칙행위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을 겁니다.

 

  제가 아는 한 명예의 전당은 실력만이 아니라,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줄 아는 '시력' 또한 갖춘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단순히 화려한 전적이나 높은 탑처럼 쌓아 올린 결과물로 명예가 높아지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명예란 상대방을 쓰러뜨려 거둔 승리보다 여러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가려는 용기로 인해 생기는 거 아닐까요?

 

  핵주먹으로 승리를 얻을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진정한 '명예'를 얻을 수는 없는 법, 하루하루 인생이라는 사각의 링 안으로 뛰어드는 우리의 허리춤에 하느님이 챔피언 벨트를 걸어 주시는 그 날을 위해 우리 모두 사랑과 용서의 펀치를 힘차게 날려 보면 어떨까요? '명예의 전당'... 그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마련해 놓으신 '전당'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참된 '명예의 전당'에 우리 모두 함께 가입해 보실래요?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